눈앞만 보는 김여정의 강경대응

0:00 / 0:00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에 남북관계가 어떻게 돌아갔는지는 이 방송을 듣고 다들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김여정이 그냥 앞뒤 재지 않고 개성공단연락사무소와 그 옆에 있던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까지 다 폭파했습니다. 그거 건설하는데 7000만 달러나 남측의 돈이 들어갔고, 한국 정부의 자산입니다. 이건 한국의 자산을 실질적으로 공격한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성공단에 북한군 2개 사단과 포병 여단을 다시 진주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예전에 주둔하고 있다가 개성공단이 건설되면서 송악산 이북으로 옮겨갔던 부대들입니다. 이런 행위로 인해 21세기 들어서 남북이 함께 이루었던 모든 업적이 20세기로 돌아갔습니다.

한국에 중2병이란 말이 있습니다. 15살쯤 되는 중학교 2학년이면 사춘기 초입인데, 이때 청소년들이 무개념에 허세가 강하고 아는 척, 강한 척, 센 척 하는데다 무시당했다고 생각하면 극단적 공격성향도 보인다고 해서 붙은 말입니다. 사춘기 일반적 특징이죠. 저는 김여정을 보면서 화를 내면 주책을(주체를) 못하는 중2병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김여정이 화를 내는 데는 일리가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재작년부터 인민들 잘 살게 하겠다고 공언하고, 노동신문에 싱가포르 사진까지 몇 장씩 게재하며 기대를 주었죠. 그런데 지금 현실은 어떻습니까. 아무 것도 된 것이 없이 오히려 강력한 대북제재로 돈줄은 완전히 말라 되는 것은 없고, 코로나 때문에 수입도 어렵습니다.

올해 3월 북한의 수출액이 70만 달러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국내 대기업 임원의 연봉에도 못 미치는 액수입니다. 나라가 아니라 이건 한국의 어느 큰 식당 매출액이나 비슷하네요. 한국은 한 달에 300~400억 달러를 수출하니, 북한의 한달 수출액은 한국에 비하면 0.00002%도 안 됩니다. 영점 뒤에 영이 무려 4개나 붙었습니다.

김정은과 김여정이 싱가포르로, 베트남으로 열심히 다니고, 풍계리 핵실험장도 폭파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실험도 중단했지만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정말 분통이 터질 일이긴 하죠. 게다가 앞을 보면 정말 막막합니다. 어떻게 헤쳐 나갈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분노는 한국 정부로 향한 것 같습니다. 왜 한국 정부가 우리를 도와주지 않냐, 움직이지 않냐, 말만 하고 지키는 것이 없냐 이런 뜻입니다. 그런데 바로 걸고 들기는 그러니 탈북자들이 삐라를 뿌리는 것을 왜 방치했냐 이렇게 트집 잡는 것입니다. 삐라를 지금까지 15년 넘게 뿌려도 아무 일이 없었는데, 이걸 이번에 걸고넘어지고 시작한 김에 막 부십니다. 화를 주책(주체)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한국 정부가 북한의 기대만큼 움직이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전 세계가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며 유엔 차원의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한국만 이를 거부하고 북한과 거래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유엔 제재를 망가뜨린 나라가 돼 이번엔 한국이 제재 대상이 됩니다.

한국이 받는 제재는 북한과 비교할 바가 못 됩니다. 한국은 세계와의 무역으로 먹고 살고, 1년에 수출입 액수가 1조 달러 가까이 되는 나라입니다. 한국이 제재를 받으면 수천 억 달러가 날아갑니다.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도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고, 결국 미국과 세계를 설득해야 합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또 올해 선거를 앞두고 있으니 안 움직여 줍니다.

북한의 핵문제, 대북제재 해제 문제는 세계가 나서야 풀리는 겁니다. 그 전에 북한이 성의를 보여주어야 하는 겁니다. 참 복잡한 문제이죠. 이번에 김정은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고, 김여정이 나서서 강경한 대남정책을 펴고, 남북간에 이룬 성과를 다 부수고 있는데, 자기 땅에서 하는 화풀이를 한국이 이를 막기는 어렵겠죠. 나아가 한국에 군사적 도발까지 할 가능성도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한국 정부라고 지금까지 북한의 행동이 마음에 들어서 온갖 무시를 참고 늘 웃으면서 먼저 손을 내밀었겠습니까. 다 대의를 보고 멀리 보는 마음에서 아량을 베풀고, 뒤를 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여정은 지금 화를 내고 그걸 감당할 힘은 있습니까.

이런 감정배설로 북한이 얻을 것이 뭡니까. 한국 정부와 틀어지면, 현 정부의 임기가 앞으로 2년이나 남았는데, 제재 속에서 2년을 어떻게 버틸지 계산은 해봤습니까. 나아가 더 큰 군사도발로 나가면 제재에서 벗어나는 기간이 기약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아직 한국 사람들은 연평도, 천안함 사건을 잊지 않고 있는데 또 도발해 보십시오. 한국이 등 돌리면 북한은 괴롭지 않을 거 같습니까. 앞으로 고난의 행군이 닥쳐와도 한국은 도와주지 못합니다.

한국 정부가 21세기 들어 북한에 준 식량만 500만 톤이 넘고, 비료도 100만 톤이 넘습니다. 앞으론 북한이 굶어죽어도 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군부대를 개성에 이전한다고 하는데, 몇 개 사단 주둔지 건설하고, 방어진지 건설할 능력은 있습니까. 돈이 없어 전국을 탈탈 털어 건설하는 원산갈마관광단지도 마무리 못하고 있고, 평양종합병원도 제때 건설될지 모르는데, 몇 개 사단 주둔지와 방어진지를 건설한다고요? 그거 다 시멘트 철강 등 돈이 들어가는 겁니다.

한미군사훈련이 다시 대대적으로 재개돼 미국 항공모함이 동서해에 들어오고 한반도 하늘에 매일 같이 최신 비행기들이 뜰 텐데, 북한은 이에 대응해 훈련할 기름과 식량은 있습니까. 악화되는 민심은 또 어쩌고요. 매일 같이 누굴 죽탕쳐 버리라고 시위하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배고픈데 계속 군중시위에만 끌어내면 불만이 쌓이지 않겠습니까.

제가 할 말은 많지만 이만큼만 하겠습니다. 결론은 한국을 괴롭게 만들려면 북한은 더 괴롭고 버틸 힘도 없습니다. 제발 막 나가는 걸 뒤도 돌아보면서 정도껏 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