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황당한 6.25 전승 기록

0:00 / 0:00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다음주 월요일은 휴일로 지정된 정전협정 체결일입니다. 7.27을 한국에서는 명절도 아니고 크게 기념하진 않는데, 남침했다가 실패한 북한이 오히려 이날을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일’이라는 국가적 명절로 지정해 크게 쇠고 있으니 좀 황당한 일입니다.

승리 기념일은 북한의 남침을 막은 한국이 크게 기념해야 하는데, 패배자가 더 자랑스러워하는 기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전쟁이 뭔지도 모르는 김정은은 왜 7.27을 그리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 고위 당간부 216 번호판을 727로 바꾸고, 담배도 727을 피우고, 집권해서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도 돈을 많이 들여 새롭게 꾸려놓았습니다.

어이가 없는 일이죠. 제가 한국에 온 뒤 했던 중요한 일 중 하나가 왜곡되게 교육받았던 부분들을 하나하나 새롭게 머리 속에 새겨 놓는 것이었습니다. 머리 속에 말도 안 되는 허튼 자료를 계속 상식이랍시고 간직하고 있을 필요가 없으니 그걸 얼른 지워버리기 위해서도 필요한 작업입니다.

누가 가르쳐 주는 사람은 없지만 여기는 인터넷이 발달한 덕분에 필요한 것들은 즉시 자세히 찾아볼 수 있어 좋습니다. 저 혼자서 자료를 찾아보노라면 실없이 웃을 때가 많습니다. 너무 어처구니는 없는데, 이런 기분 떠들어봐야 여기 사람들은 저처럼 왜곡된 교육을 받은 사람들도 아니니 제 기분을 어찌 알 것입니까. 혼자 실소하고 말지요. 때로는 분노하기도 합니다. 아직도 북에서는 이런 거짓말에 세뇌돼서 이런 것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 태반이라 답답한 것입니다.

오늘은 정전협정 체결일을 맞아 북한이 이 전쟁을 어떻게 이겼다고 포장하는지 한번 이야기할까 합니다. 평양 보통강 옆 정말 위치 좋은 곳에 전승기념관이 있는데, 5만 평 건평에 80여개 전쟁 관련 진열실이 있습니다. 이곳에 가면 군복 입은 여성 강사 동무가 딱 나와서 “위대한 수령님의 현명한 영군술로 우리 군대는…”하면서 해설합니다.

고급중학교 1학년용 김일성혁명역사 교과서에 보면 정전협정을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미제침략자들은 선군으로 억세여진 조선인민군과 우리 인민 앞에 무릎을 꿇고 정전협정문에 도장을 찍었다. 그처럼 가렬 처절하였던 3년간의 조국해방전쟁은 우리 인민의 빛나는 승리로 끝났다”고 쓰고 있습니다.

북한 전승기념관에 들어가면 6.25전과라는 것이 걸려 있고, 이게 교과서에도 나옵니다. 이것이 얼마나 웃긴지 북에서 선전하는 전과를 한번 읽어드리겠습니다.

적 살상 및 포로 156만 7128명, 그중 미제침략군 40만 5498명

비행기 격추, 격상 및 로획 1만 2224대

함선 격침, 격파 564척

땅크, 장갑차 파괴 및 로획 3255대

자동차 파괴 및 로획 1만 3350여대

각종 포 파괴 및 로획 7695문

북한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이 숫자를 주입받다보니 별다른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지만, 저는 대학 때쯤에 의심이 생기더라고요.

우선 어떻게 살상, 포로 명단이 꼬리숫자가 7128명이라고 저렇게 정확히 나올까 전쟁하다 보면 실종자도 많은데, 한자리 숫자까지 정확히 안다는 것이 말이 안 되지 않나. 둘째, 다른 것보다 크게 눈에 들어온 것이 비행기 1만 2224대 격추 격상 노획했다는데 무슨 비행기가 저리 많고, 우리가 당시 무슨 공군이 있었다고 저리 많이 격추시켰나. 6.25때 해군이 거의 없다는 것은 북한도 인정하는데, 맨날 함포 맞았다고 징징대며 도대체 어떻게 560척이나 격침시킨 것이냐 그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와보니 저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숫자인지 알겠습니다. 자료를 보니 미 공군은 전쟁 중 1041대의 항공기 피해를 입었습니다. 북한은 무려 12배나 뻥튀기한 것입니다. 솔직히 당시 미 공군 다 동원해도 비행기가 5000대가 될지 말지인데 말입니다. 이게 뭡니까. 북한은 동물나라, 조류공군과 싸웠나요?

미 해군도 4척의 소해함정과 1척의 원양 예인선, 도합 5척이 기뢰에 침몰한 것이 고작인데 북한은 적 함선 격침 격파가 564척이나 된다고 합니다. 긁힌 함선 다 포함해도 저 숫자가 안 되겠습니다.

북한은 미군 40만 5498명을 살상 포로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엔군 사망자는 3만 8000명 정도고, 부상과 포로 다 합쳐도 15만 명이 안 됩니다. 이건 3배 정도 뻥튀기했으니 양호하다고 봐야 할까요. 국군도 116만 정도 살상포로 했다고 하는데, 이건 실제의 두 배 정도 부풀린 것입니다.

이렇게 거짓말을 잔뜩 늘여놓고, 전승기념관 가면 강사조차 그 숫자를 믿고 있으니 정색을 해서 “미제는 태평양전쟁 손실의 무려 2.3배에 달하는 인명 손실을 입고” 어쩌고저쩌고, 심지어 미국인들 앞에서까지 너무 당당하게 해설하는데,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그 외에도 어이가 없는 것이 많습니다. 상륙하는 미군 1명도 죽이지 못하고 2시간 만에 함락당하고는 월미도를 3일이나 사수했다는 거짓말이나, 한국에 오지도 않은 미국 중순양함 빨치모르를 격침했다는 거짓말도 황당하기 짝이 없습니다.

또 서울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미8군 사령관 워커 중장을 기리는 워커힐호텔이 있고, 재작년에 김여정도 와서 그 호텔에서 잤는데, 북한은 워커 사령관이 인민군 매복조가 습격을 해서 죽였다고 하면서 전승기념관에 워커 장군을 습격해 죽였다는 공화국 영웅 사진까지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게 뭡니까? 이런 새빨갛고 황당한 거짓말 위에 만들어진 것이 북한이니 진실의 힘을 그렇게 무서워하는 겁니다. 이런 거짓말은 김일성, 김정일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이니 김정은은 스스로 바로 잡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건 북한이 김 씨 일가의 세습에서 벗어나야 비로써 여러분들이 알게 될 진실일 것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