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에 김정일 사망 9주년을 맞아 김정은이 금수산기념궁전에 나타나면서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그새 어디 가서 또 뭘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요즘 김정은 얼굴 보기 어렵습니다.
날마다 들리는 소식은 누굴 처형했다는 소식뿐인데, 어느 별장에 틀어박혀 5과로 뽑은 아가씨들 시중을 받으며 술을 마시다 기분 나쁜 소식이 들리면 “죽여 버려”를 연발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죽인다고 나라가 잘 돌아가겠습니까?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 들겠습니다. 2015년 5월 19일에 김정은이 대동강자라공장에 가서 지배인을 현장에서 끌어내 죽였습니다. “왜 이 모양이야” 했는데“전기가 안 오고, 사료가 없어서”라고 했다고 그 자리에서 무슨 넋두리 짓하냐고 끌어내어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전기와 사료를 지배인이 만드는 것도 아닌데, 현실을 이야기했다고 죽이면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간부들은 김정은이 나타나면 안 되는 것도 되는 것처럼 가짜로 만들어놓고 김정은의 눈과 귀를 속이는 겁니다.
그때 대동강자라공장 지배인을 처형하고 나흘 뒤엔 함경북도 청진과 나진에 있는 석막과 낙산 연어양식장을 찾아 여길 따라 배우라고 입이 마르게 칭찬했습니다.
뭐라고 했냐면 “온종일 걸었으나 힘든 줄을 모르겠다. 인민군대가 맡고 있는 단위들에 가보면 언제나 기쁜 일이 기다리고 어깨춤이 절로 난다”며 칭찬한 것입니다. 며칠 전에 사람을 죽여 놓고 어깨춤이 난다고 하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제가 이걸 왜 잘 기억하냐면 김정은이 함경북도 가기 1주일 전에 동아일보 1면을 통해 “김정은이 집권한지 3년이 훌쩍 넘는데도 함북은 한 번도 현지시찰하지 않았다. 암살당할까봐 무섭냐, 거긴 북한 땅이 아니냐”는 식의 기사를 썼습니다.
그 기사가 나간 뒤 바로 평생 동안 함경북도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던 김정은이 그곳에 처음 찾아갔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어랑비행장에 내려 청진 연락소 기지에서 또 배를 갈아타고 나진에 들어갔는데, 그때 청진에서 배를 타며 이런 말도 했답니다.
신암구역 항 부근 골짜기에 낡은 집이 꽤 많았는데 거길 쳐다보며 “일제시대를 찍는 영화촬영소 거리도 여기처럼 낡지 않았을 것이다”고 했답니다. 청진에 대한 인상이 너무 낙후됐다고 받아들였는지 나중에 함경북도 간부들 정말 줄기차게 얻어맞습니다.
아무튼 나진과 청진에서 대서양연어를 키운다고 무려 500정보의 연어양식장을 만들어놓고, 3000여 톤의 연어를 연간 생산한다고 그랬습니다. 김정은이 방문했을 때 연어장에서 생산된 것이라며 팔뚝만한 연어도 쫙 진열해놓고 그랬는데, 나중에 들으니 그게 러시아에서 사온 연어라고 합니다.
그 군부대 간부들이 나흘 전에 김정은이 자라공장에 가서 지배인 죽인걸 알고 얼마나 겁이 났겠습니까. 그러니까 러시아 연어로 눈속임을 했는데 그것도 모르는 김정은은 바보처럼 활짝 웃으며 “어깨춤이 절로 난다, 인민군대 최고다” 이러면서 칭찬 막 했죠. 그 모습을 지켜보며 간부들은 아마 속으로 ‘이런 바보 하나 속여 넘기지 못해 자라공장 지배인만 억울하게 죽었구나’ 그럴지 모르겠습니다.
김정은은 평양에 올라간 뒤 이후에 이곳에 얼씬하지 않습니다. 그쪽에서 온 분에게서 들으니 연어양식장은 이듬해부터 사실상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유지는 하는데 양식이 전혀 안된다는 것이죠. 쓸데없는 짓만 한 것입니다.
그렇게 크게 건설해놓고 왜 생산이 안 될까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대서양 연어는 중국도 얼마 전에야 양식에 성공할 정도로 기르기 까다로운 어종입니다. 그리고 사료도 생산하는 것이 꽤 어렵나 봅니다. 김정은이 왔다 갔을 때는 북에서 사료 만들 기술이 없어 노르웨이에서 연어 사료를 사들여갔다고 합니다. 가난한 북한에서 노르웨이에 달러 주고 사료 사가서야 무슨 수지가 맞겠습니까.
제일 중요한 문제는 전기죠. 양어장은 전기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많은 물을 사람 힘으로 회전시켜 갈아줄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전기라는 게 공장에서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국가에서 보내주지 않으면 답이 없습니다. 또 양식에 필요한 자재도 다 돈입니다.
자라공장 지배인도 그 문제를 이야기하려다 죽은 겁니다. 무식한 김정은이 전기도 안주면서 양어를 하라고 하면 어떻게 합니까. 어쨌든 전기 등 인프라 부족, 사료 제작 기술 및 양식 기술의 부족으로 석막과 낙산에는 김정은 시대에 만든 거대한 실패작이 김정은의 멍청함을 인증하며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왜 저런 멍청한 짓을 할까요. 제가 볼 땐 머리에 든 게 없어서 그럽니다. 양식장에 가서 “우리나라를 바다양어와 양식에서 선진국 대열에 당당히 들어서게 해야 한다”고 큰소리 쳤는데 선진국에 대한 욕망만 있지 공부가 너무 부족한 것이죠.
스위스에서 자랄 때 농구나 액션 이런 것에 소질 있었지 공부를 열심히 했다거나 책을 읽었다는 기록이 없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통치자가 되고, 사람들 죽이는 일만 신경을 쓰다보면 공부할 새가 없었을 겁니다. 그러면 어쩌다 한마디 얻어듣는, 또는 어쩌다 한번 책을 보고 “와, 이거 되겠네” 이렇게 현혹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왜 안 되는지 다 아는데, 그걸 알기엔 경륜이나 지식이 없는 거죠.
김정일도 김정은도 양어에 집착하는데, 인민들 그렇게 물고기 먹이고 싶으면 바다에 나가서나 잘 잡아오면 됩니다. 북한이 얼마나 큰 바다를 끼고 있습니까. 있는 물고기도 기름과 어구가 없어 못 잡아 오고, 그나마 중국에 어업권을 팔아서 싹쓸이 하게 만들면서 무슨 양어를 떠들고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죠.
연어도 살지 못하는 북한에서 살고 있는 인민들이 참 불쌍합니다. 인민들 머리꼭대기에 앉아 오늘도 열심히 나라를 망치는 지시를 궁리해내는 김정은도 불쌍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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