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 살이] 곳곳에 숨은 한국 특수부대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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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한국은 대통령 선거 운동이 한창인데 민주당, 국민의 힘 후보 모두 군대 관련 공약으로 병사들에게 월급 200만 원, 약 1800달러 정도 주겠다고 합니다. 병사가 월급을 매달 1800달러 받는다면 북한 사람들은 깜짝 놀라겠지만, 한국에서 볼 때는 최저임금 정도에 불과합니다.

이런 이야기 들으면 한국 남자들 오죽 군에 가기 싫어하면 저렇게 돈이라도 많이 줘서 보내려 하는 건가 할지 모르겠지만, 군에 가는 것과 돈 주는 것은 별개입니다. 돈 안 줄 때도 군에 가는 것은 남성의 의무였기 때문입니다.

탈북해 한국에 온 북한 남성들은 처음에 한국군은 오합지졸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북한군은 오랫동안 10년 복무제를 유지했는데 한국군은 지금 1년 반 동안 군대 가서 뭘 배우겠냐는 생각도 하고 또 잘 사는 나라니까 목숨 걸고 싸울 동기가 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솔직히 그렇게 생각했는데 20년을 남쪽에서 살다보니 그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여기 젊은이들도 애국심이 북한 못지않습니다. 아니, 더 강합니다. 솔직히 북한 군대는 무엇을 위해 싸웁니까. 김정은 세습 왕조를 위해 싸우는 것이지 조국을 위해 싸우는 것은 아니잖아요. 전쟁이 터진다고 하면 북한 군인은 나와 가족을 위해서 무조건 싸우지 않고 항복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이 바뀌고, 출신성분 이런 것이 없이 하고 싶은 일은 무조건 하고, 외국도 여행해 볼 수가 있고, 무엇보다 나와 집이 부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반면 한국은 지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북에 빼앗기게 되니 용감하게 싸울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한국 TV에선 특수부대 관련 영상물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도 재미있게 봅니다. 일단 한국에는 특수부대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특전사’라고 하는 육군 특수전 사령부 소속 부대, ‘유디티’라고 불리는 해군 특수전 전단, ‘707’이라 불리는 대테러 전문 특수임무단, ‘에스에스유’라고 불리는 해난구조전대, ‘에스디티’라고 하는 군사경찰 특수임무대, ‘씨씨티’라고 하는 공군 공정통제사, 북파 공작원격인 국군 정보사령부 그리고 해병대 수색대 등이 있습니다. 종류의 다양성에서 북한보다 훨씬 많습니다.

이런 부대 출신 대원들이 TV에 나와 서로 부대의 명예를 걸고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면서 겨루는 겁니다. 저는 그걸 보면서 한국 특수부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령 산악 행군 같은 것은 40㎏ 군장을 메고, 총과 탄약통까지 들고 10㎞를 누가 더 빨리 올라갔다 오느냐를 겨룹니다. 저도 북에서 배낭 정말 많이 메고 다녀서 무게감이 있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는 20㎏ 메고 10㎞는 갈 수 있는데 40㎏ 메고는 산을 오를 엄두도 못 내죠. 솔직히 북한 군인 중에서도 배낭 40㎏에 총이랑 두루 해서 50㎏ 쥐고 산길 10㎞ 쉬지 않고 돌파할 사람 몇 명이나 있습니까. 먹질 못해서 이게 안 됩니다. 육체 조건이 하늘 땅 차이 나는 겁니다.

그런데 여기 특수부대는 낙오자 없이 해냅니다. 1,2,3,4등 순서의 차이는 있지만, 다 합니다. 가다가 다리에 쥐가 올라오는 등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생기면 다른 사람이 배낭을 들고 갑니다. 그럼 80㎏ 메고 오르막 올라가는데, 북한군은 이걸 등에 올려만 놓아도 쓰러질 사람들이 태반이죠.

특수부대만 행군 많이 하는 것이 아니고 여긴 한국 일반 부대도 1년 반, 복무 기간 동안 행군 많이 합니다. 육군 규정에 병사 1년 동안 행군량이 300㎞라고 나오는데 20~30㎏ 정도 되는 배낭을 메고, 시간당 5㎞ 속도로 20㎞ 이상 갑니다. 제가 보니 여기 청년들 체력들이 정말 대단합니다. 특수부대는 일반 병사보다 체력 조건이 훨씬 뛰어나고요. 행군이면 행군, 수영이면 수영, 사격이면 사격 모두 잘 합니다.

그런데 이런 특수부대 대원들도 제대하면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게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요즘 특수부대원들이 나오는 TV를 보면 무대에서 애교 부리며 노래하던 가수가 자기가 복무한 특전사 군복을 입고 나오니 이건 완전 인간병기로 돌변하더군요. 특전사 장교 출신으로 대통령 경호원까지 하던 사람이 지금 미용실에서 여자 머리 파마해주는 미용사를 합니다. 모델 되겠다고 막 훈련하던 애리애리한 청년이 알고 보니 북파 공작원 출신으로 60㎏ 배낭을 메고 오르막을 쉬지 않고 씽씽 올라갑니다. 해적 잡던 해군 특수부대원이 화가, 놀이공원 안전요원을 하고 있고 물에 들어가면 수십 ㎞를 쉬지 않고 수영할 수 있는 해난구조요원이 공사장에 자재 납품하는 일을 합니다. 사실 저는 대한민국의 가장 무서운 힘이 이거라 봅니다. 어마어마한 전투능력을 지닌 특수부대원들이 제대돼서 사회 각 분야에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광화문 거리에 나가도 5분이면 한 개 대대를 순식간에 만들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남자들은 특수부대는 아니더라도 다 군에 갔다 왔기 때문입니다. 거리에 나가 탱크 몰 줄 아는 사람 손 드시오 하면 지나가던 남자 10명 중 3명은 손을 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포 쏠 줄 아는 사람 줄 서시오’, ‘기관총 사수 줄 서시오’, ‘저격수 줄 서시오’ 이러면 서울 거리에선 순식간에 한 개 대대를 만든다는 말이죠.

한국은 5천만 국민 중 남성이 절반인데 20대 미만 학생을 빼면 거의 다 군대 다녀왔죠. 전쟁이 나면 1천만 명 이상이 군에 입대해 싸울 수 있습니다. 북한은 아무리 빡빡 모아 봐도 이 숫자를 못 넘습니다. 바로 그래서 한국이 무서운 겁니다. 절대 깔보면 안 되는 것이죠. 그리고 평범한 회사와 미용실에, 놀이공원에 인간병기들이 숨어있습니다.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핵심이 바로 이런 겁니다. 전쟁은 나면 안 되겠지만, 나도 북한은 이런 한국을 이길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오중석, 웹팀: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