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아마 방송을 통해 접하셨겠지만, 이번 9일 한국 대선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남북관계도 새로운 시대에 들어설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의 신의를 믿고 접근했다가 뒤통수 맞는 것을 봤으니 5월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는 북한이 어떻게 나오는가를 보고 대북정책을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뭐 하고 싶어도 김정은이 코로나를 핑계로 국경을 꽁꽁 봉쇄해 놨으니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큰 사건이 대선이었다면, 국제사회의 가장 큰 사건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입니다. 이것 역시 이 방송을 통해 들었을 것이라고 봅니다.
한때 같은 소련이었던 나라끼리 전쟁이 벌어져 참 불우한 일인데, 북한은 전혀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추악한 모습을 인민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전쟁은 2월 24일 시작돼 이번 토요일까지 17일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쟁 원인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려고 하니 러시아가 나토가 옆에 붙어있는 것은 못 참겠다고 일방적으로 침공한 것이죠. 비유하면 북한이 미국과 동맹 관계를 맺겠다고 하니 중국군이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미군과 대척할 수는 없다며 침공한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나라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전 세계의 비난이 쏠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단행하는 경제제재에 러시아는 1~2주 안에 국가 파산을 선포할 것 같은데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제가 이야기하려던 것은 따로 있습니다. 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침공하자 전쟁이 며칠 안에 끝날 줄 알았습니다. 러시아가 경제력으로 따져봤을 때는 한국보다 아래이지만 군사력으로 따지면 세계 2위로 꼽혔거든요. 우크라이나는 세계 22위 수준이고요. 참고로 한국은 군사력으로 세계 5~6위로 꼽힙니다.
세계 2위와 22위의 싸움. 게다가 러시아군은 80㎞만 진격하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도달합니다.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리코프도 러시아 국경 근처에 있습니다. 바다에선 러시아가 오데사에 상륙했고요. 키예프나 하리코프, 오데사 모두 2차 세계대전 때 소련군이 나치 독일과 맞서 치열하게 방어했던 도시입니다. 이제는 정반대로 러시아군이 이 도시를 공격하고 우크라이나가 방어하는 형국이니 참 세상엔 별일이 다 벌어지죠.
러시아는 이 전쟁에 15만 명의 병력을 동원했습니다. 이게 북한 기준으론 많아 보이지 않지만, 러시아가 출동시킬 수 있는 현역 육군의 3분의 1입니다. 병력이 모자라 하바롭스크 부대들까지 차출해 데리고 갈 정도입니다. 러시아의 최정예 전차인 T-90부터 시작해 수호이 34 전투기까지 아무튼 러시아 군장비도 대거 동원됐습니다. 이에 비하면 우크라이나는 공군과 해군도 변변히 없고, 중장비도 구소련 시절의 낡은 것들이 태반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수도는 곧 함락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17일이 지나도록 러시아군은 키예프 시내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군 전사자는 벌써 장군 2명을 포함해 1만1천 명이 넘었고 수천대의 탱크, 군용차, 포 등을 잃었습니다.
러시아 군사력이 미국 다음인 줄 알고 있던 많은 나라들이 이번 전쟁을 보고 어이가 없어 합니다. 러시아군이 저렇게 취약할줄 몰랐던 것이죠.
키예프로 진격하던 러시아 탱크 등 군용차들은 도로에 60㎞ 넘게 길게 늘어서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연료가 떨어졌답니다. 거기에 장비들이 노후화돼 수시로 고장 나는 바람에 버리고 도망가기에 급급합니다. 식량도 제대로 주지 않아 20년 전에 만든 전투식량을 먹고, 그것도 모자라 우크라이나 민가에 가서 노략질해서 먹고 삽니다. 병사들의 사기도 바닥에 떨어져 목숨 걸고 싸우려 하지 않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제야 자기 군대가 얼마나 취약한지 깨닫고 노발대발하며 지휘관을 갈아 치우지만 너무 늦었습니다.
그럼 러시아군이 왜 이리 망가졌을까요. 바로 부정부패 때문입니다. 나라가 가난하니 군 간부들이 기름을 빼돌려 팔고, 장비를 사야 될 돈을 빼돌려 자기들 호화 사치에 사용한 것입니다. 그리고 푸틴에겐 잘 돌아가고 있다고 걱정 말라며 거짓보고를 한 것이죠. 이런 이야기 들으니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딱 북한 같지 않습니까. 러시아가 저 정도인데 북한은 더 말할 것이 뭐 있겠습니까.
기름이 없어 전차나 전투기, 군함은 훈련도 못하지, 너무 장비가 낡아서 언제 고장날지 알 수도 없지, 전시 예비물자 창고는 텅텅 비었는데 다 찬 것처럼 거짓 보고가 올라가지… 이게 북한의 모습 아닙니까.
저는 이제 전쟁이 벌어지면 북한군은 더 싸울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러시아 기계화 부대가 기름이 없고, 장비가 낡아 고장 나서 도로에 쭉 늘어서 멈춰선 것을 보면서 북한도 유사시 땅크를 몰고 최전선까지 내려올 수는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차 부대가 움직이다가 이게 고장 나면 뒤에 다 멈춰서고 또 운전병들 훈련량이 없어 도로 옆에다 박아버리고, 그러면 온 부대가 다 길에 멈춰서는 겁니다. 그런데 제공권마저 한나절도 지키지 못할 실력이라 도로에 늘어선 부대는 한국의 공격 헬기 몇 대만 가서 쭉 쓸고 가면 그냥 공동묘지가 됩니다.
아마 김정은도 러시아 전쟁을 보면서 공포가 들 겁니다. 러시아가 저 정도면 북한은 이미 전쟁 수행 능력이 없다고 봐야죠. 그런 있으나마나 한 부실한 군대를 부여잡고, 젊은 청년들을 10년씩 데려다 청춘을 낭비하게 하니 북한이란 체제가 얼마나 비인간적인 김정은의 노예 제도인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전쟁이 터지면 고물 장비를 붙들고 있다간 그냥 개죽음일 뿐이니 무조건 장비를 버리고 도망가야 삽니다. 이건 정말 진심 어린 충고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