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새 벌써 따뜻한 봄이 왔지만 2년 전에 시작된 코로나는 아직 진정될 줄을 모릅니다.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 오미크론 변형이 퍼지기 시작했는데, 그럼 북한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어 오늘 그 이야기 한번 해볼까 합니다.
코로나가 퍼지자 김정은은 국경을 봉쇄하고 버티기 작전에 돌입했죠. 이렇게 하면 북한 경제가 완전히 파국에 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제가 화가 나는 것은 인민은 밀수했다고 총살하면서 김정은 가족은 이 와중에도 자기들 필요한 사치품은 계속 조달해 왔다는 것이죠. 온갖 술과 사치품, 심지어 먹고 싶은 사탕 2㎏까지 사갈 정도로 코로나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혼자만 잘 사는 것도 한계가 있겠죠. 이제 태양절 110주년 행사도 크게 벌이는데, 휘발유나 바퀴 같은 것을 사오지 않으면 열병식도 못합니다. 또 평양에 벌여놓은 공사가 많은데, 중국에서 일부 자재를 수입하지 못하면 완공을 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김정은은 1월부터 국경을 열어 수입을 시작했습니다. 단둥에서 기차로 싣고 와서 의주비행장에 부려놓고 한 달 동안 물건을 놔두었다가 평양으로 싣고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게 석 달 동안 매달 5천만 달러 정도씩 수입했습니다. 김정은이 이렇게 수입을 재개한 또 다른 배경에는 중국은 코로나에 안전하다는 생각도 있었을 겁니다. 3월까진 중국도 코로나 환자가 거의 없었거든요.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다시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주에 중국은 북한 인구보다 더 많은, 무려 2,500만 명이 사는 상해에 대해 봉쇄령을 내렸습니다. 또 인구 1,700만 명인 남부 도시 심천도 봉쇄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북한과 인접한 심양과 창춘, 길림도 도시 봉쇄령이 떨어져서 사람들의 외출이 금지됐습니다.
제가 볼 때는 중국이 이렇게 한다고 해서 코로나가 봉쇄될 것 같지 않습니다. 최근 퍼지고 있는 코로나 변형 비루스인 오미크론은 확산 속도가 엄청 빠릅니다. 벌써 중국은 하루 감염자가 만 명 단위를 넘었습니다. 상해에서만 1만 명이 매일 감염되는데, 이 정도면 막지 못할 것 같습니다.
중국에서 코로나가 걷잡을 수 없이 퍼지면 김정은은 또 국경을 막아야 할 것인데, 몇 달 열었다고 북한 경제가 숨통이 트는 것도 아니겠지만 또 닫으면 피해가 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중국에서 엄청난 물자가 들어갔는데, 어떻게 돼서 북한에서 퍼지기 시작하면 역시 방역이 어렵지 않을까요. 오미크론은 예방 주사를 2차, 3차까지 맞아도 증상이 좀 약해질 뿐이지 전염까지 막기는 어렵습니다.
한국도 요즘 오미크론이 급격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한국은 코로나 발생 이후 한 2년까지는 세계적인 방역 모범국이라고 할 정도로 나름 방어를 잘했는데, 2월부터 확진자 숫자가 급속히 늘어났습니다. 한국은 10만㎢에 5천만 명이 넘게 살고 있어 인구밀도가 세계적으로도 높습니다. 특히 경기도와 서울에만 2천만 명이 몰려 사니 코로나가 퍼지면 걷잡을 수가 없지요. 대신 여긴 예방주사를 2차, 3차까지 거의 다 맞아서 크게 위험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됐는데 막 퍼지니 그 속도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많을 때는 하루 60만 명까지 감염돼 지금 현재 한국 인구의 3분의 1이 코로나를 앓았습니다. 이건 한 번 앓고 나면 면역이 생겨 더 걸리진 않는다고 하는데 계속 변종 비루스가 나오니 새 변종이 나오면 또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역시 3월 초에 코로나에 걸려 1주일 동안 격리됐다가 풀려났습니다. 즉 여러분이 지금까지 그렇게 무섭다고 교육받은 코로나를 저는 이미 겪고 이겨낸 것이죠. 저도 예방주사를 2번 맞은 상태로 걸렸는데, 어디서 옮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가볍게 지나갔습니다. 열나는가 싶어 재보니 37도 올라가서 이제부터 엄청 아프겠다 싶었는데 30분 정도 약간 열이 나는 느낌이 나더니 다시 내려갔습니다. 하루 정도 목에 가래가 좀 생기고 그것도 약 두 알 먹었더니 괜찮아졌습니다. 그러니까 일주일 격리 기간 중 하루 정도 이게 아픈건가 싶은 정도였고 나머지 엿새는 하나도 아프지 않고 너무 멀쩡했습니다. 밖에 못 나가니까 식사는 배달 시켜 먹었는데, 여기 한국은 휴대전화로 클릭 몇 번하면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이 다 1시간 내외로 배달돼 옵니다. 그래서 먹는 것도 잘 먹었고요. 겪어보니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것을 피하느라 2년 마스크 쓰고 손 소독하며 고생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다 저와 같은 상태는 아닙니다. 주변에서 많이 아팠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고열에 시달리고, 가슴을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을 며칠 받았다는 사람도 많고, 아무튼 이건 사람마다 아픈 증상이 다 다른 가 봅니다.
코로나가 인구의 70% 이상 겪고 나면 집단 면역이 생겨 더 병균이 퍼지지 않는다고 하는데 한국이 그런 것 같습니다. 정점에선 60만 명씩 걸리더니 이젠 30만 명 정도로 줄어들었습니다.
외신들은 한국에 전 세계에서 코로나가 풍토병 수준으로 바뀌는 첫 번째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다시 말해서 굳이 막는다고 애쓸 필요 없이 감기처럼 누구나 앓고 지나가는 병 정도로 여기는 첫 번째 나라가 된다는 뜻입니다. 지금 한국의 코로나 치명률은 0.13%, 1만 명이 걸리면 13명이 사망하는 수준인데, 이건 독감 사망자보다 조금 더 많은 수준입니다. 코로나는 센 독감이라 봐도 될 것 같은데, 그나마 60대 미만은 거의 죽지도 않습니다.
한국은 곧 코로나가 일상 독감 수준으로 간주되는 세계 첫 번째 나라가 될 텐데, 같이 붙어있는 북한은 코로나 하나도 없다고 자랑하면서 문을 닫고 버티는 세계의 유일한 지역인 것 같아 참 대조적입니다. 이제 중국까지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하면 북한은 문을 닫고 또 어떻게 살지 너무 걱정이 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