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번 주에 4.25명절이 지나갔습니다. 올해는 조용히 지나갔지만, 예전에는 4.25에 열병식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열병식이 열릴 때마다 북한을 벗어나 세계를 알게 된 저는 김일성 광장 앞을 지나가는 무기들을 보며 “아니, 저런 고물이 아직도 굴러다니고 있어” 이러면서 놀랍니다. 북한에서 살면 우물 안 개구리 신세이니 열병식에 등장하는 고물 땅크나 비행기를 보고 ‘우리 군대가 정말 강하구나’ 이렇게 믿게 됩니다.
북한의 흰소리 중 하나가 “미제 항공모함 전단을 바다에 수장시키겠다” 이런 말입니다. 그런데 실은 항공모함이 부산에 왔다 이러면 엄청 긴장하죠. 김일성 때부터 미군 항공모함이 왔다면 비상이 걸리고 난리 났습니다. 저는 북에서 살 때 “아니, 항공모함이 그래봐야 배 한 척인데 왜 이렇게 야단법석을 떨지”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 와서 항공모함을 알게 되니 할 말을 잃게 되고, 북한이 왜 항공모함에 공포감을 느끼는지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더구나 이번 달에 중국의 두 번째 항공모함인 산둥함이 처음으로 서태평양에 나가 훈련을 했는데, 오히려 망신만 당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항공모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현재 세계에서 항공모함을 갖고 있는 나라는 9개인데, 대부분은 소형이거나 형식만 항공모함이고, 실질적으로 항공모함 전력이라고 구성돼서 3척 이상 갖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뿐입니다. 미국 11척, 중국 3척입니다.
그런데 미국 항공모함과 중국 항공모함은 비교가 불가할 정도라서 미국의 항공모함 1척은 중국 항공모함 3척을 압도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중국은 항공모함 취역 4년 만에 처음으로 태평양에 나가서 힘 자랑을 했지만 오히려 수준차이만 보여주고 굴욕만 맛보았습니다.
왜 그럴까요. 중국의 항공모함은 소련제 항공모함을 사서 개조한 것입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핵무기도 자체로 개발했고, 다른 것들도 기술력이 빈약한 것은 아닌데 항공모함은 중국이 만들기에도 벅찰 정도로 기술력의 결정판입니다. 오래전부터 항공모함을 갖고 싶었던 중국은 욕심은 있었지만 만들 줄 몰라 고민하다가, 우크라이나 조선소에서 소련 주문을 받고 70% 정도 건조가 되다가 방치된 항공모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중국은 해방군 예비역 장성이 홍콩에 설립한 위장 회사를 통하여 마카오에서 해상 카지노로 활용한다는 명분으로 거액을 제시했고,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우크라이나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이렇게 건조하다만 항공모함을 끌고 와서 엔진과 전자 장비는 제작해 넣었는데, 더 큰 난관이 있었습니다. 바로 함재기 문제인데, 이것도 자체로 만들기 어려워서 이번에도 우크라이나가 보관하고 있던 소련제 수호이 33을 거금을 주고 사와서 복제했습니다.
그런데 기술력 부족으로 계속 추락사고가 났습니다. 사고 원인을 극복도 못 한 채 일단 항공모함에 싣긴 했습니다. 미국 항모는 함재기를 100기까지 실을 수 있지만 중국 항모는 최대 34기만 실을 수 있으니 함재기 숫자부터 3분의 1 수준입니다.
또 미국 항공모함은 증기나 전자기를 이용해 함재기를 시속 250㎞ 이상으로 발사하는 장치가 있고, 함재기 최대 이륙 중량은 45톤입니다. 그런데 중국함은 그런 장치가 없어 함재기 이륙 중량이 28톤입니다. 비행기 자체 무게와 연료를 빼면, 결국 중국 함재기는 공대공 미사일 4개밖에 달지 못합니다. 이러면 함재기끼리의 전투력도 하늘과 땅 차이가 됩니다.
미국 항공모함은 하루에 평균 비행기를 평균 120대 정도 띄웁니다. 유사시엔 훨씬 더 많이 띄우긴 하죠. 그런데 중국은 20회에 불과합니다. 날려 보낼 수 있는 비행기 능력치에서 또 6분의 1 차이가 나는 겁니다. 미국 항공모함은 또 핵 추진 방식이기 때문에 20년 동안 연료주입이 없이 작전하지만 중국은 디젤 엔진입니다. 자체 연료로 보름 정도 작전하니까 7일 정도 나갔다가 7일 정도 다시 들어올 수 있는 거리 밖에 못 다니는 겁니다.
제가 중국 항공모함의 전력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북한 주민들이 현실을 알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잠수함 등 해군 함정들은 상당수가 중국에서 들여오거나 중국제를 모방했습니다. 북한 해군의 아버지가 중국이라고 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중국도 해군력은 미국에 비해선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 이 말입니다. 북한 해군과 중국 해군은 기술력 차이에서 하늘땅 차이인데, 그 중국이 다시 미국에 비해선 아이 수준입니다.
그럼 미 항모전단은 얼마나 대단할까요. 왜 북한이 항모만 왔다면 벌벌 떨까요.
미국 항모 전단은 한국에 공짜로 줘도 유지 못합니다. 항모전단 하나 만드는데 드는 비용이 한국 1년 치 국방비와 맞먹는 350억 달러 정도 됩니다. 항공모함도 비싸지만 거기에 싣는 비행기 수십 대 가격은 항공모함 건조비보다 2배 더 비쌉니다. 항공모함을 호위하는 함정들 가격도 항공모함 자체 가격보다 몇 배 비쌉니다.
미국 항공모함 한 척과 그에 따라붙는 비행기 함정은 북한의 해군과 공군을 압살하고도 나머지가 있습니다. 북한에 있는 모든 비행기와 함정이 동시에 돌격해도 항공모함 하나를 절대 이기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유사시에 미군은 이런 항모를 2척, 최대 3척을 보냅니다. 이런 전력이 가면 이길 나라가 없습니다. 북한은 미 항공모함 떨 것 없다고 큰소리칩니다. 바깥세상을 알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은 그 말을 믿고 북한군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북한군보다 훨씬 더 강한 중국군조차 미군 항모에 겁을 내고 벌벌 떨고 있는 겁니다. 세상 모든 나라들에서 이미 고철로 없애버린 낡은 비행기나 전차를 앞세워 열병식을 벌이는 북한이 참 불쌍합니다. 그걸 보고 힘이 생긴다는 사람들도 자신들이 우물 안 개구리의 신세라는 것을 깨닫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