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시대착오적인 김정은의 군사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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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10일 자 북한 매체들에 9월 말부터 2주 동안 진행됐던 군사훈련 장면 사진들이 잔뜩 공개됐더군요. 김정은이 한 달 가까이 얼굴을 보이지 않아 어디 갔나 했더니 그 훈련장에 가 있었군요. 아무튼 뭘 쏘는 건 정말 좋아합니다. 포 쏘고, 미사일 쏘고 하는 걸 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리나 봅니다.

그 훈련 기간 북한이 하루 멀다 하게 미사일을 쏴서 사람들이 ‘북한이 왜 갑자기 저래요’라고 저에게 묻더군요. 그래서 ‘왜 미사일 미친 듯이 쏘는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했는데 엄청 큰 훈련판을 벌여 놓았던 것입니다.

북한이 공개했던 사진 중에 인상적인 것이 하나는 호수에서 미사일 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행기 100대 넘게 출격한 것입니다. 호숫물 안에 미사일 발사 장치를 숨겨놓았다가 쏜다는 것인데, 그 자체가 북한의 능력 부족을 드러낸 것입니다.

북한은 10년 넘게 미사일 발사 가능한 잠수함을 만드느라 애를 써왔는데, 그걸 못 만들었으니 그 대타로 호수에서 쏘는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미사일 발사 잠수함 제작 기술도 아직 없다는 뜻이고 또 한편으로는 갱도에 숨겨놓은 미사일 기지들은 다 파악돼서 유사시 살아남기 힘드니 호수에 숨겨놓겠다는 뜻이죠.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한국은 지하 180m까지 뚫고 들어가 산을 아예 붕괴시키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미 북한 미사일 기지들은 갱도 입구까지 손금 보듯 파악된 상태라, 한국에서 최고로 정확한 미사일들이 일제히 발사되면 지상에 있는 북한 미사일 기지는 순간에 없어집니다. 그러니 호수에 숨긴 것인데, 그렇다고 안전한 것도 아닙니다.

호수는 겨울에 얼고, 여름엔 홍수로 물살이 거세 유지하기 너무 어렵고, 갈수기엔 또 물이 줄어들어 숨길 구역이 매우 줄어들게 됩니다. 또 호수는 위성으로 감시하기도 너무 쉬워서 이제부터 호수들 내려다보면 어데 숨겼는지 다 드러납니다.

공군 훈련도 북한의 취약성만 증명했습니다. 한국 조기경보기로는 북한 상공에 비행기가 몇 대 떴는지 다 파악합니다. 조기경보기 한 대가 전투기를 무려 3,000기나 동시에 파악해 한꺼번에 100대 이상 조준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 수준이니 북한에서 비행기 몇 대를 띄웠는지 다 아는데, 이번엔 100기가 떴습니다. 그걸 150기 띄웠다고 뻥을 치는데, 어쨌든 100기도 대단한 것이긴 합니다.

북한 전투기 주력은 1950~60년대 생산된 미그21, 23인데, 이미 환갑이 지난 것들이죠. 저는 북한에 날 수 있는 비행기가 100기나 된다는 게 놀랍기만 합니다. 비행장마다 비상이 걸렸겠네요. 몇 년 동안 훈련도 못 하다가 갑자기 날 수 있는 건 다 띄우라고 하니 말입니다.

비행기는 정비가 생명입니다. 정비를 조금만 부주의하게 하면 추락입니다. 이번 훈련 때에도 이쪽에서 보니 날아올랐다가 추락한 것도 있고, 가까운 비행장에 비상 착륙한 비행기도 여러 대였다고 합니다. 김정은이 이런 훈련 대여섯 번만 더 하면 북한 공군기의 20%는 추락할 거 같은데, 그러니 이쪽 입장에서야 북한의 고물 전투기가 계속 훈련하는 것이 나쁘진 않습니다. 북한도 훈련 생중계하면 망신당할까봐 이번에 사진 조작도 많이 했는데 그래서 더 망신을 당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번에 공개된 사진 중에 섬이 포격을 받고 화염에 휩싸이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 있었는데, 이는 올해 1월 28일 북한이 공개한 ‘지대지 전술 유도탄’ 시험 발사 사진을 다시 쓴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러분들도 1월 사진 구해서 비교해 보십시오. 약 46도인 미사일 비행 각도, 화염의 형상과 크기, 섬을 상공에서 바라보는 사진의 구도와 배경. 심지어 섬에 부딪히는 파도의 물결 모양과 크기까지도 똑같아, 같은 사진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렇게 가짜 사진 써서 계속 망신당하면서도 그 조작 버릇은 고치지 못하네요. 이렇게 북한이 고물 전투기를 띄우고 조잡한 사진 조작을 하면서 없는 살림에 있는 척 애를 써봐야 정말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아십니까. 이번 주에 세계적 화제는 미국에서 띄운 우주선이 지구에서 1,120만㎞ 떨어져 있는 소행성과 충돌한 사건입니다.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소행성 크기가 직경 160m에 불과합니다. 즉 지구에서 무려 1,120만㎞ 떨어진 곳에 있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직경 160m짜리 소행성에 시속 2만 2,530㎞, 초속 6.25㎞로 부딪치는 실험이 성공한 것입니다. 이건 100m앞에 있는 모래알을 같은 모래알로 쏘아 맞히는 것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기술입니다.

그럼 미국은 왜 이런 실험을 했을까요. 약 6,600만 년 전 공룡시대를 멸망시킨 것이 운석 충돌이라고 과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직경 160m짜리 운석이라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북한에 떨어지면 평양 정도는 순간에 사라지고, 직경이 1,000m 정도 운석이 떨어지면 수십억 인류가 죽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런 운석이 충돌하면 방법이 없습니다. 미국이 그걸 해결하려고 나선 겁니다. 앞으로 지구에 접근하는 운석이 발견되면 미국이 이런 미사일 역할을 하는 위성을 쏴서 충돌시킬 수 있습니다. 그럼 운석의 궤도가 달라져서 지구를 비껴가게 되는 겁니다.

미국은 지구를 살리는 이번 실험을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모든 우주 기술과 함께 무려 3억 2,500만 달러를 썼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1,120만㎞ 밖 운석을 맞추며 인류를 구원하는 실험을 하는 바로 그 시간에 북한은 자기 영토에 있는 섬을 고물포와 전투기, 미사일로 때려 부수고 심지어 사진 조작까지 하면서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시대착오적인 짓이고, 또 얼마나 웃깁니까. 하긴 그걸 안다면 하지도 않겠죠. 자기가 웃음거리이고 조롱거리인 줄 모르는 김정은이 참 불쌍합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