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공격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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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2021년도 다 지나고 있습니다. 올 한해 역시 남북관계는 한 치도 전진되지 않았고, 북한 내부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있습니다. 남북관계만 좋아졌어도 여러분들이 힘들 때 이쪽에선 많은 지원물자들이 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2008년까지만 해도 매년 쌀 40만 톤과 비료 10만 톤씩 북한에 지원됐는데 2010년 이후에 올라간 지원은 없습니다. 그것만 지금까지 받아도 쌀은 500만 톤, 비료는 100만 톤 이상 북에 갔을 건데 1년 꼬박 먹고살 수 있는 양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못 갔을까요. 김정은이 자기 발로 차버렸기 때문입니다. 인민들 먹여 살릴 능력도 없으면서 밥상 엎어 버리는 데는 선수입니다.

해마다 11월이면 저는 2010년 11월 23일에 일어난 연평도 포격 도발이 떠오릅니다. 갑자기 평화로운 주민들이 살던 연평도에 북한이 방사포탄을 마구 퍼부어서 여러 명이 사망했습니다. 그 이전 3월 26일에는 북한 잠수정이 군사해상분계선 근처에서 근무 중이던 한국 군함에 어뢰를 발사하고 달아나 47명의 장병들이 사망했습니다. 이때 북한은 "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들이 북침전쟁도발의 구실을 마련하기 위하여 스스로 함선을 침몰시키고 공화국에 넘겨씌우는 비열한 도발행위를 감행하였다"고 떠들었죠. 북에서 이 소리 믿은 사람들이 있나요. 아니, 도발을 왜 자기 병사들을 죽이면서 합니까. 사람의 생명을 전혀 귀중히 여기지 않는 북한도 자기 병사들을 죽이면서까지 도발하지 않는데, 모든 것이 투명하게 공개돼 있는 여기 남조선에서 어느 정부가 자기 병사들을 그것도 47명이나 죽이며 도발합니까. 그렇게 도발해서 북침한다는 것도 웃깁니다. 무슨 구실이 없어 북에 안 올라가는 줄 아십니까. 그런 식으로 전쟁 구실을 찾지 못해 애를 쓴다면 연평도에 북한이 포사격 했을 때 당연히 평양을 박살냈겠죠.

북한은 이처럼 외부와의 정보 유통은 완전히 막아놓고 말도 안 되는 궤변으로 주민들에게 거짓말을 늘어놓는데 선수인데, 문제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니 이런 말을 믿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김정은 주석단에 오른 것을 보고 눈물 줄줄 흘리는 평양 시민들을 보면서 저는 참담함을 느꼈습니다. 뭐가 감동적입니까. 김정은이 얼마나 북한을 구렁텅이에 몰아가고, 그래서 그가 집권 10년 이래 북한이 잘 산 것이 있습니까.

특히 천안함 공격은 이후 10여 년의 남북관계를 결정지은 아주 중요한 사건이었죠. 저는 김정은이 왜 이런 미친 짓을 했는지, 그래서 도대체 무엇을 얻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천안함 공격 이후 11년이 지났으니 슬슬 북에서도 비밀을 아는 사람들이 탈북해옵니다. 제가 신분을 밝히긴 어렵지만, 이 사건에 대해 잘 아는 관계자도 한국에 왔습니다. 그는 천안함은 정찰총국 산하 서해 남포연락소 소형 잠수정이 격침시켰다고 했습니다. 남포연락소는 2009년 이전까지 노동당 작전부 산하에 소속돼 있었습니다. 북한은 육상 연락소 2곳과 해상 연락소 4곳을 운영했고 이들은 대남 침투 및 복귀 안내, 전투정찰 임무 등을 수행했습니다. 그러다가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 기간인 2009년 작전부가 정찰총국에 통합돼 정찰총국 1국, 즉 육·해상정찰국이 되면서 남포연락소도 정찰총국 소속이 됐습니다. 해상 침투가 목적인 남포연락소는 소형 잠수정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김영철이 직접 천안함 공격 임무를 지휘했습니다. 천안함은 잠수함 탐지와 방어에 약하다는 점 때문에 공격대상이 됐다고 합니다. 2009년 12월부터 북한은 천안함의 좌표와 움직임 등을 계속 파악해 왔고 날씨가 좋지 않은 시기를 노려 새벽에 공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천안함 공격조에는 6인 탑승 80톤급 소형 잠수정 3척이 망라됐습니다. 1조 개척조, 2조 공격조, 3조 엄호조로 구성됐고 1조는 겨울에 항이 얼어붙는 남포에서 언제든 출동할 수 있게 얼음을 깨는 등 앞장서 안전한 루트로 안내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2조는 천안함 공격조였고 3조는 2조의 습격 후 있을 수 있는 반격에 대처해 엄호 및 유인 임무를 수행하되 2조의 공격이 실패하면 재공격하는 임무도 맡고 있었습니다. 북한은 천안함에 쏠 어뢰에 뼁끼를 3번이나 덧칠했다고 합니다. 어뢰 파편이 발각돼도 뼁끼가 3번이나 덧칠된 것을 지목하며 조작된 어뢰라고 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이렇게 몇 달 동안의 치밀한 준비 끝에 3월 26일 마침내 빈틈을 노려 북한은 천안함을 공격하고 달아났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작전 과정에 앞장서 루트를 개척하던 1조 잠수정이 고장났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2조의 침투와 공격, 귀환은 무사히 이뤄졌습니다.

천안함 도발 이후 김정은이 이설주와 함께 남포연락소에 직접 나와서 천안함 공격조의 성과를 극찬하면서 자기 이름이 적힌 소위 '명함 금시계'를 선물로 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공격조 대원들을 당에서 직접 키워야 한다며 2조 잠수정 조원들을 원하는 대학에 보내주었고 전원 평양에 3칸 이상 집을 주었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이 국방위원회 간부, 김일성고급당학교, 김일성종합대학, 인민경제대학 학생 등으로 흩어졌는데 1조와 3조는 아무런 '배려나 특혜'가 없어 불만이 컸다고 합니다. 물론 나중에 달래주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것이 천안함의 진실에 근접한 탈북 간부의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북에서 김정일이나 김정은의 지시가 없으면 누가 목을 내대고 이런 엄청난 짓을 합니까. 그런데 이런 무모한 도발로 북한은 뭘 얻었습니까. 10년 동안 남북관계 단절이라는 계기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 받을 수 있는 지원조차 받지 못한 사람들이 바로 북한 인민들입니다. 세뇌된 진실에서 빨리 벗어나십시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오중석, 웹팀: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