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또다른 베일속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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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벌써 10개월째 이설주가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어 남쪽에서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아졌습니다.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행사장에도 보이지 않고 어디에 간 것일까요.

김정은과 이설주 사이엔 2009년생 아들과 2013년생 딸 주애, 그리고 2016년에 자식 한 명 더 낳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애를 셋이나 낳았으니 숙청이야 됐겠냐 만은 병을 앓거나, 애를 또 낳았거나 혹은 어린 자녀들을 돌보는데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을 겁니다. 북한 사람들도 이설주가 오랫동안 보이지 않으면 누구보다 궁금할 수밖에 없겠죠.

여기 한국에는 함경북도에서 탈북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다가 저는 흥미로운 여인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함경북도 간부들 속에는 "딸을 낳으려면 려심이 같은 딸을 낳으라"는 말이 돈다고 합니다. 려심은 "김정은의 저택에 들어간 여자"로 소문이 났는데, 이는 곧 김정은의 여인으로 간택 받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가 여러 소식통을 통해 파악한 려심이란 여성의 정보에 대해 말씀드리면 1989년생인 이설주와 동갑이거나 또는 한 살 적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려심의 부모는 재일 귀국자 출신인데, 함북 청진 포항구역 김일성동상 옆 8층 아파트 2층에서 살았습니다. 청진 사람치고 포항 8층 아파트 모르는 사람 없을 건데 나중에 청진 포항경기장 앞 수원동에서 살기도 했답니다.

려심의 아버지는 외화벌이 관련 일을 했는데, 당뇨병에 걸려 치료비가 많이 들었기 때문에 집은 가난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건 아니고 일본에 친척을 둔 귀국자치고 가난했다는 것이지 밥술은 먹고 살았습니다.

고용희가 무용수였던 것처럼 귀국자 자식들은 예술계통이 많습니다. 북한에서 귀국자는 출신성분이 걸려 당 간부도 할 수 없고, 보위부, 안전부와 같은 권력기관에도 못 들어가니 그나마 인정받기 위해 선택하는 고육지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려심도 어려서부터 피아노를 배웠는데, 천부적 능력을 보여 청진예술학원 다니다가 어렸을 때 조선인민군 예술학원에 뽑혀 올라갔습니다. 그때까지 10대 소녀 시절의 려심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청진에 꽤 있습니다. 이구동성으로 정말 예쁘고, 밝고 예의바르고, 가정교육을 잘 배운 재간둥이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평양에 올라간 려심이 어느 순간 은하수관현악단 피아니스트가 돼 TV에 나왔습니다. 은하수관현악단 피아노 연주자 려심. 이제 어떤 여인인지 떠올리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신기한 일은 그 이후부터 일어났는데, 려심의 부모들이 평양에 올라가고 청진에 남아있는 친척들이 좋은 집에 이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청진에 외삼촌, 고모들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수남구역 수남1동에 있는 소위 '교시아파트'란 곳에 들어가 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청진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포항경기장에서 수남장마당 넘어가는 일명 '똥다리' 옆에 있는 특혜 받은 사람만 사는 아파트입니다.

그냥 유명 예술단 연주자란 이유로는 려심의 가족이 평양에 가고 친척들까지 좋은 아파트에 옮겨가 사는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지요. 당연히 그렇게 되니 려심이 김정은의 애인이란 소문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소문이 났습니다. "원래 김정은이 려심이를 너무 좋아했는데, 김정일이 귀국자 출신을 며느리로 들일 수 없다고 완강히 반대해 할 수 없이 이설주와 살게 됐다"고 말입니다. 재포 출신의 어머니의 영향을 받고 자랐으니 김정은도 재포 출신의 여성에게 묘한 친근감을 느끼며 끌렸을지 모릅니다.

문제는 혁명의 전통성을 그렇게 강조하면서, 재포 엄마에 재포 아내까지 두면 북한 사람들이 우리 장군님 가문은 째포만 좋아한다고 손가락질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김정은이 어쩔 수 없이 이설주를 선택했다는 것인데, 그럼 려심은 어떻게 됐을까요.

작년까지 여전히 려심의 외삼촌과 고모는 청진에서 잘 살고 있습니다. 그걸 보면 려심은 아직도 김정은의 옆에 있다 이렇게 추정할 수 있겠죠.

김정은이 려심에게 푹 빠졌다면 이설주가 가장 속을 앓을 겁니다.

김정일이 유명 여배우였던 성혜림에게서 김정남을 낳고, 청진에서 올라간 본부인 김영숙에게서 딸 둘을 낳고, 고용희에게서 자식 셋을 본 것처럼 려심이도 김정은의 애를 낳고 키울 수도 있는 겁니다.

려심이 이제 우리나이로 30살~31살이니 앞으로 이설주를 몰아내고 정실부인 자리를 꿰찰지도 모릅니다. 이미 세 번째로 자식을 낳은 고용희가 딸만 낳은 김영숙은 그렇다 쳐도, 첫 번째 여인이자 아들까지 낳은 성혜림을 몰아낸 일이 벌어졌으니까요.

그나저나 청진에는 미인이 많나 봅니다. 1970년대 초 함북 도안전부 전화교환수였던 김영숙이 평양에 뽑혀 올라 김정일의 정식 부인이 됐는데, 청진 여성 려심에게 또 김정은이 반했다면 청진에선 어쨌든 대를 이어 김 씨 가문을 사로잡는 여인이 나온 것입니다.

려심이 피아노 연주가인데, 저 집안은 또 피아노 치는 여자들에게 반하는 피가 흐르나 싶기도 합니다. 여러분들 김옥이라고 기억하시죠. 김정일 사망 전까지 제일 마지막으로 김정일 옆을 지켰던 여성. 그 김옥도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피아노 연주가로 있다가 1980년대 김정일의 눈에 발탁돼 그의 여인이 됐습니다. 오랫동안 버리지 않고 죽을 때까지 옆에 둔 것을 보면 엄청 신임을 받았을 듯한데, 지금은 죽었는지 살았는지 이름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그걸 보면 김 씨 가문의 여자가 된다는 것도 고위간부들처럼 목숨을 거는 일인 것 같습니다. 김성애, 성혜림, 김영숙, 김옥 등 무수한 여인들이 비극적으로 사라졌죠. 인민들은 대를 이어 채찍질하며 부려먹으면서 자기들은 무수한 여인들을 바꿔가며 살고 있는 것이 바로 김 씨 왕조의 음침한 역사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