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희망이 보이지 않는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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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새해 2022년을 축하합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을 보면 새해를 축하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2020년보다 2021년이 더 지옥이고, 다시 2022년은 얼마나 더 깊은 절망에 빠져야 할까요. 생존을 위한 사투 속에 2022년은 살아있는 것이 축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정은은 할 줄 아는 게 회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답이 보이지 않는지 얼굴도 잘 내보이지 않지만, 뒤에서 지시를 내리는 것들을 보면 인민 생활을 높일 수 있는 지시는 거의 보이지 않고 계속 동원을 시키고 통제하고 처벌하는 지시만 잇따릅니다.

2022년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 세계적으로 오미크론이라는 신형 코로나 비루스가 퍼져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라 김정은이 문을 열 것 같지 않습니다.

오미크론의 전파력은 실로 무서운데 미국의 한 연구기관은 이런 속도라면 두 달 안에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습니다. 김정은이 이런 환경에서 문을 열리 만무합니다.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된다면 저도 어쩌면 몇 달 내에 감염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전파 속도가 빠른 전염병은 속도에 반비례해 사망률이 떨어집니다. 오미크론이 세계적으로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 넘었는데 감염자의 90%는 무증상이라고 합니다. 즉 코로나에 걸렸는지 모르고 증상이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증상이 있어도 감기와 비슷하게 기침, 발열, 두통 정도가 나타난다고 합니다.

오미크론의 치사율에 대해선 아직 종합적인 연구보고는 나오지 않았는데, 일부 나라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사율이 0.2%라고 합니다. 즉 1천명이 걸리면 2명이 죽는다는 뜻인데 이 수치는 현대의 독감 치사율과 비슷합니다.

한국은 코로나로 지난 2년 동안 5천백여 명, 1년 평균 2천6백여 명이 사망했는데 코로나가 퍼지기 전에 독감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매년 2천~3천명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은 코로나 사망자와 독감 사망자의 숫자가 비슷합니다. 미국도 코로나 이전에 독감으로 매년 2만5천여 명이 사망합니다.

한국이나 미국은 의료 선진국인데도 독감으로 사람이 죽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주로 고령층이거나 이미 심한 병을 앓고 있는 경우 독감에 걸리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 사람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도 살면서 독감 열 번 넘게 걸렸는데 독감으로 죽을 것이라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오미크론 비루스의 치사율을 보면서 “저건 독감 수준이구나. 예방 접종 두 번 맞은 나는 걸려도 무증상으로 지나가거나 또는 기침 콧물 정도에 그치겠구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설명하는 이유는 북한은 이 바이러스가 엄청 위험해 들어오면 무리죽음이 날 것처럼 선전하지 정확한 수치는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난방도 제대로 되지 않고 밖에서 일할 상황이 많으니 해마다 수많은 사람이 독감에 걸립니다. 독감에 걸려 죽는 비율도 한국이나 미국에 비해 몇 배로 많을 겁니다. 그래도 이런 수치는 절대 당국이 공개하지 않죠.

코로나 바이러스가 북에 퍼져도 그냥 독감 수준의 전염병입니다. 지금 김정은이 보이는 반응은 너무 과민 반응이죠. 마치 코로나에 걸리면 다 죽는 듯이 떠들면서 국경을 폐쇄하고 일체의 교류를 막고 있습니다.

저는 북에 있을 때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퍼지는 것을 다 봤습니다. 이런 병은 코로나보다 사망률이 거의 100배 더 높습니다. 거기에 결핵이나 독감처럼 끊이지 않고 퍼지는 병도 많습니다. 이런 병도 약이 제대로 없으면 사망률이 코로나에 비할 바가 아닙니다.

김정은은 이런 병이 퍼질 때는 모르는 척 있다가 코로나가 퍼지니 국경을 막고 주민들을 옥죄고 있습니다. 바닷물이나 강물 심지어 하늘에서 내리는 눈으로도 코로나 병균이 들어온다고 야단을 치며 통제하는 것을 보면 제정신인가 싶습니다. 봉쇄로 중국에서 약도 들어가지 못해 각종 병에 걸린 사람들은 꼼짝 못 하고 죽게 됩니다. 코로나가 북에 퍼져 죽을 사람보다 약이 없어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이 죽는 비율이 열 배는 더 될 것입니다.

과학적 판단이 결여돼 있고, 심지어 해외에서 예방주사를 준다는데도 받지 않고 무작정 봉쇄를 부르짖는 김정은을 보면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밉니다. 저렇게 꽁꽁 닫아 매고 도대체 언제까지 버티려고 저러는 걸까요. 코로나 퍼지는 것보다 몇십 배의 사람들이 더 죽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습니다. 비단 사람 죽는 것만 문제인 것이 아닙니다. 국경을 완전 막아 놓아서 먹고사는데 필요한 모든 물자의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민생이 도탄에 빠집니다. 김정은은 지금 자멸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김정은이 자멸하기 전까지 인질로 잡혀 있는 북한 인민은 또 얼마나 죽어 나가야 할까요. 지금 북한 인민의 처지에서 보면 코로나보다 김정은이 몇십 배 더 치명적인 위험인 것 같습니다.

내년 3월이면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5월 말에 출범하는 새 정부는 북한에 다시 한번 손을 내밀 겁니다. 코로나 예방주사와 치료 장비를 주겠다고 제안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이때쯤이면 오미크론도 전파력이 확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회가 얼마나 좋습니까. 설령 예방주사 주겠다는 말하지 않아도 먼저 좀 지원해 달라고 요구하면 큰일이 납니까. 이런 기회를 다 저버리고 핵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해서 긴장을 끌어올리면 한국도 유화정책을 할 수 없습니다. 김정은이 정말 북한 사람들 다 말려 죽일 작정인지 새해에 다시 한번 지켜봅시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오중석, 웹팀: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