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2월 17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애국업적을 전면적 국가부흥의 새 전기로 빚내어 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김정일 사망 13주기 사설로, 김정일은 "한 평생 주체의 붉은기를 높이 들고 조국의 부강발전과 인민의 행복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친 위대한 혁명가, 절세의 애국자,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이며, 그가 천재적인 예지로 밝혀준 사상과 노선은 사회주의강국건설에서 일관하게 틀어쥐고 나가야 할 불멸의 지침"이라고 썼습니다. 그리고 "그의 혁명실록은 혁명의 불변의 성격과 백승의 철리를 가르쳐주는 삶과 투쟁의 교본이며 강국건설의 무진한 원동력이고, 그의 천만로고 속에서 무적필승의 혁명강군이 자라나고 국방공업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척척 만들어 내는 강위력한 주체적 국방공업으로 강화 발전됐으며, 핵 보유의 민족사적 대업이 성취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인민들은 김정일을 당과 혁명의 영원한 수령으로 천세 만세 높이 받들어 모셔야 하며, 김정은의 영도 따라 "김일성, 김정일 조선의 무궁한 번영과 주체혁명의 줄기찬 전진을 위해 힘차게 싸워나가자"고 선동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수령의 영생은 사상과 업적의 영구 불멸함"이라고 전제한 후, 김정일의 사상과 업적을 나열해 놓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김정일이 "어버이 수령님의 혁명사상을 김일성주의로 정식화하고 심화 발전시킨 것은 인민대중의 자주위업, 사회주의 위업의 종국적 승리를 앞당기는 투쟁에서 확고히 틀어쥐고 나가야 할 지도사상, 백승의 기치를 마련한 정치적 사변이었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주체의 혁명적 당건설사상과 일심단결에 관한 사상, 사회주의강국 건설이론과 사상중시, 총대중시, 과학기술중시의 전략적 노선과 독창적인 사상이론들에는 우리 인민의 지향과 시대 발전의 요구가 가장 정확히 반영되어 있다"고 썼습니다. 또 김정일의 영도 밑에 "우리 당은 수령의 사상체계, 영도체계가 확고히 선 혁명적 당으로 강철 같은 규율과 전투력을 지닌 불패의 당으로 존엄 떨치게 됐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김일성주의와 당건설 및 일심단결 사상, 총대중시 노선 등은 인민대중의 자유와 인권, 경제적 풍요를 위한 사상과 전략이 전혀 아닙니다. 김일성을 영원히 죽지 않는 수령으로 신격화하고 자신의 권력세습을 정당화하여 김씨 일가 세습독재체제를 철옹성처럼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의 북한 3대 세습독재정치가 이를 잘 말해 주고 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김정일의 업적은 김정은의 현명한 영도 밑에 "국가의 줄기찬 전진발전과 후손만대의 행복을 확고히 담보해주는 만년재보로 빛을 뿌리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 같은 김씨 일가의 세습과 영도 찬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헌법서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구현한 주체의 사회주의조국"이라고 명문화 했습니다. 이어 김일성을 '사회주의조선의 시조'로, 김정일을 "공화국을 김일성 동지의 국가로 강화 발전시키고 민족의 존엄과 국력을 최상의 경지에 올려 세우신 절세의 애국자, 사회주의조선의 수호자"라고 명시해놓고 있으며, 북한의 헌법을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주체적인 국가건설사상과 국가건설업적을 법화한 김일성-김정일 헌법"이라고 규정해 놓았습니다. 북한이 '김일성과 김정일의 조선'이라는 것입니다. 노동신문이 김정은의 김정일 업적 계승과 영도 찬양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인민대중들의 뇌리에 북한이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 일가의 조선'이라는 점을 각인시키기 위한 세뇌 책동입니다. 북한의 진정한 주인은 인민대중입니다. 김씨 일가의 국가 사유화는 그 어떤 이유에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신념을 안고 수령영생위업 실현에 고결한 충성심을 다 바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김정일 영생위업 실현을 강요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수령영생위업은 김일성 사망 후 김정일이 제기한 것으로 "혁명의 길을 처음으로 개척한 수령의 사상과 업적을 계승 발전시켜 수령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해나가기 위한 중대하고 성스러운 사업"이라고 말합니다. 이번 사설은 수령영생위업과 관련하여 "김정일 애국주의를 소중히 간직하고 강국건설을 위하여 뿌려놓은 씨앗들을 현실로 꽃피워나가야 한다"고 적고, 이를 위해서는 "국방력강화와 경제건설, 농촌건설 혁명, 지방중흥을 위한 10년 혁명을 비롯한 방대한 사업들을 완강하게 추진하여 보다 확실하고 변혁적인 성과들로 우리 국가의 전면적 부흥장성을 이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것으로 볼 때 이번 수령영생위업 실현 강요는 핵무력 고도화와 농촌혁명, 지방공업공장건설 과업을 '수령영생위업'으로 특정함으로써 추진동력을 확보하는 한편 인민들의 김정일에 대한 숭모활동을 장려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백두의 칼 바람이 휘몰아치는 천고의 밀림 속에서 빨찌산의 아들로 탄생하신 위대한 장군님"라고 적어, 김정일이 백두산에서 태어난 것처럼 선전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일의 출생 연도와 지역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숙은 1940년 10월 소련과 만주 국경을 넘어 소련으로 도주했습니다. 김정일은 1941년 2월 16일 소련 하바롭스크 인근 라즈돌노예에서 태어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북한은 김정일이 1942년 2월 16일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합니다. 이런 거짓 선전의 목적은 김일성을 항일투쟁영웅으로, 김씨 일가를 백두혈통으로 조작하여 우상화 하려는데 있습니다. 주민들은 모두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끝까지 숨기며 거짓선전으로 일관하고 있는 노동신문 기사를 접하면서 인내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