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한국내 종북좌익세력들에게 신년 투쟁방향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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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월 1일자 3면에 수록된 “주체의 태양이시며 민족의 최고영수인 경애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님께 삼가 드립니다”라는 ‘반제민전’(반제민족민주전선 중앙위원회)의 김정은에 대한 ‘새해인사 서신’입니다. ‘반제민전’은 이 서신에서 “남녘의 전위투사들과 각계 애국민중의 다함없는 흠모와 축원의 마음을 담아 새해의 첫 인사를 삼가 드린다”면서, 김정은의 당창건 75돌 연설은 “자애로운 어버이를 우러러 온, 남녘과 행성을 매혹의 도가니로 끓게 한 감동의 절정이었다”고 극찬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매년, ‘반제민전’이 새해 첫날 ‘최고지도자’에게 보내는 ‘새해 인사’ 서신형식을 빌어, 한국내에 있는 고정간첩과 종북좌익세력들에게 그해 ‘한국사회 혁명투쟁방향’을 지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는 어떤 투쟁방향을 제시하고 있는지, 관련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올해 서신에서는 세 가지 투쟁방향을 공개 지령했습니다. 첫째, “백두산 천출위인들인 김일성과 김정일을 영원한 주체의 태양으로, 김정은을 민족의 최고영수로 우러러 모시고 김정은의 영도를 일심전력으로 충직하게 받들겠다”고 하여 김씨 일가 3대에 대한 ‘충성활동’에 매진할 것을 지령했습니다. 둘째, “반제민전을, 영생불멸의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유일무이한 향도이념으로 삼고, 경애하는 국무위원장님께서 가리키는 자주의 항로를 따라서 전진하며, 이 땅(한국)의 변혁운동을 견인해나가는 주체의 전위대오로 더욱 억척같이 다져나가겠습니다”라고 적어, 한국사회내에 ‘친북혁명 전위조직’을 더욱 튼튼하게 꾸려나갈 것을 지령했습니다. 셋째,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에서 주체조선의 부강조국건설노선과 함께 펼쳐질 자주통일의 방략을 높이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한 투쟁에로 각계 민중을 과감히 불러일으킴으로써 올해에 자주, 민주, 통일운동에서 새로운 획기적 전환을 가져오겠습니다”라고 밝혀, 반미, 민주화, 통일투쟁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낼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 세가지는 한국내에 있는 종북좌익세력들이 2021년도 전기간에 걸쳐 투쟁의 중심을 이루는 ‘핵심투쟁방향’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지난해 6월, 한국내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살포 문제를 빌미로 남북관계를 파탄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관영매체인 노동신문까지 동원하여 ‘혁명투쟁방향’을 지령하고 나섰습니다. 대남(對南) 혁명투쟁 전담 인터넷홈페이지 ‘구국전선’을 개설(2003년)하여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운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런 ‘내로남불’식 선전선동행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조선노동당은 한국사회의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완수’를 ‘당면목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김씨 일가 3대는 조선노동당내 ‘통일전선부’라는 조직을 운영하며, 대남혁명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통일전선부의 핵심임무는 무력통일을 감행할수 있는 ‘결정적 시기’를 조성하는 일입니다. 한국사회에 혁명주체를 만들어내고 혁명의 정당성을 조작해 냅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이 원하는 ‘광범위한 통일전선조직’을 꾸려, 사회불만을 조장하고 반정부투쟁을 선동해 ‘전민항쟁’ 부추기는 공작활동을 수행합니다. 이런 일을 위해 한국내에 비합법 혁명전위조직인 ‘지하당’ 구축사업을 끊임없이 전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탈북민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것은 일류보편적 가치인 북한 주민들의 인권보장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반제민전’의 대남 공작활동은 한국의 체제전복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기 전에 ‘반제민전’과 ‘구국전선’ 폐지를 먼저 했어야 옳았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흑색’ 혁명전위조직 ‘반제민전’으로 하여금, 김정은에게 보내는 ‘새해 인사’ 서신을 작성케하고, 이를 새해 첫날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한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현웅: 무엇보다 먼저, 한국의 종북좌익세력들에게 안정감과 자신감을 부여하여 대열이탈 방지와 대동단결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반제민전이 ‘새해 인사’ 서신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년간 투쟁방향’과 관련된 것 인데요. 올해 한국사회 혁명투쟁 정세를 ①김씨 일가 3대에 대한 찬양과 충성활동을 과감하게 전개해도 무방하고, ②한국내에 혁명전위조직을 확대강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③반미, 민주화, 통일투쟁에서 남한혁명역량을 한 층 더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입니다. 이렇게 판단한 배경은 한국의 대공수사권이 국정원에서 경찰로 이관되는 ‘3년간의 과도기’가 시작됨으로써, 반국가 이적할동에 대한 수사기능이 정체되고,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조항에 대한 수사가 현저하게 약화되어 있는 상황을 노린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오중석: 노동신문은 ‘반제민전’이 서울에서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혁명전위조직’ 인양 속이기 위해, 서신 말미에 “반제민족민주전선 중앙위원회 2021년 1월 1일 서울”이라는 문구를 적시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반제민전’의 새해 인사 서신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주민들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기를 겪으면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질서가 북한의 우리 식 사회주의보다 우월한 체제라는 사실을 익히 알게되었습니다. 3만 5천여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의 한국내 입국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남북간 체제경쟁에서 한국이 앞서고 있다는 사실도 바르게 인식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반제민전’이라는 ‘흑색 전위조직’을 통해 한국을 적화시킬 수 있다고 보는 대남공작조직의 구태의연함과 노동신문의 거짓 선전행태에 모멸감과 깊은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