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 8차대회, 핵무력고도화 폭주속 대미 대남 강경정책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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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월 9일자 1면에 수록된 “우리 식 사회주의건설을 새 승리에로 인도하는 위대한 투쟁강령,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에서 하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보고에 대하여“제하의 ‘김정은의 사업총화보고’ 기사입니다. 총화보고는 ①당 제7차대회 총결기간 성과 ②사회주의 건설의 획기적 전진을 위하여 ③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발전을 위하여 ④당사업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등 4개체계로 되어 있다고 밝히고, 총결기간 이룩한 가장 큰 성과로 “국가핵무력의 완성과 발전”을 내세웠습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김정은이 총화보고에서 국방공업부문의 ‘국가핵무력 완성’을 “가장 의의 있는 민족사적 공적”으로,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총화보고는 핵무력건설 이유를 “전쟁괴수인 미국에 맞서는 조선혁명의 특수성과 지정학적 특성은 핵무력건설을 중단 없이 강행추진할 것을 요구하였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핵무력건설대업을 완성하는 것은 사회주의국가건설 행정에서 반드시 점령해야 할 전략적이며 지배적 고지였다”고 언급했습니다. 2017년 11월 ‘국가핵무력완성’ 이후에도 전지구권타격로켓트와 11축자행 발사대차장착 새형로켓트개발로 “전쟁수행능력을 최상의 경지에 올려세웠다”는 것입니다. 이런 고백들은 ‘비핵화 의지’가 애초부터 없었으며 2018년 부터 파상적으로 전개한 ‘정상회담 접촉’(대남4회, 대미3회, 대중5회)이 핵무력고도화를 숨기기 위한 ‘위장평화공세’였다는 사실을 증언해 줍니다. 올해부터는 핵무력고도화 수준을 한단계 더 높이기 위해 “전술핵무기개발, 초대형핵탄두생산, 1만 5천 km 이내 핵선제 및 보복타격능력 고도화,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개발, 핵잠수함과 수중발사핵전략무기 보유, 군사정찰위성과 정밀정찰 무인기 개발”에 주력할 것임을 공식 선언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핵 불나방’이 되길 각오한 것입니다.

오중석: 미국의 대북정책은 기본적으로 동맹방어정책입니다. 그럼에도 김정은은 이번 총화보고에서 ‘핵무력고도화의 정당성’을 미국의 대(對) 북한 ‘적대시 정책’에서 찾았습니다. 북한의 대미(對美) 적대적 대결정책 채택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총화보고는 북한이 대미 적대적 대결정책을 채택한 배경을 세 가지로 밝혔습니다. 첫째, 갈수록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더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왜곡된 억지주장입니다. 미국과 한국은 1991년 9월 28일 한국에 있는 ‘전술핵’ 철수를 공식발표하고, 그 해 말 ‘핵부재’를 선언(노태우 12.18)했습니다. 이런 미국과 한국의 선조치와 국제사회 압력으로 북한은 ‘한반도비핵화협상’장에 나오지 않을 수 없었으며, 결국 ‘남북비핵화공동선언’에 서명(1992.1.20)하였고, 동(同) 선언은 1992년 2월 19일자로 발효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핵안전조치협정에 따른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영변핵사찰요구를 일방적으로 거절하며 1993년 3월 ‘핵비확산조약’(NPT)탈퇴를 선언하고, ‘비핵화공동선언’을 파기한데 이어, 핵무기 개발에 올인해왔습니다. 이것이 현재 북핵문제의 진실입니다. 둘째, 강력한 국가방위력은 결코 외교를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옳은 방향으로 추동하며 그 성과를 담보하는 위력한 수단으로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이 국제관계를 보는 기본시각이 ‘공격적 현실주의’에 경도돼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북한의 국력 및 실익과는 거리가 먼 패러다임에 매몰돼 있습니다. 약소국이자 최빈국이라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지구상에 제국주의가 남아 있고 적대세력들의 침략전쟁 위험이 계속되는 한 혁명무력의 ‘역사적 사명’은 절대로 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국주의이론은 100여 년 전의 국제정치를 설명하는 시각으로 타당성과 적실성을 상실한 지 오래됐습니다. 몽상적인 혁명무력의 ‘역사적 사명’도 다시 설정해야 할 것입니다. 실상에서 벗어나 거짓과 속임수에 뿌리를 둔 정책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이번 총화보고에서 남북관계가 ‘판문점선언 발표이전 시기’로 되돌아갔다면서, 한국에 일방적으로 선의를 보여줄 필요가 없으며, 대가지불과 노력한 만큼 응대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조건부’ 대남강경정책’을 들고 나온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이 판문점선언 이전의 대결국면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①한국이 방역협력, 인도주의적 협력, 개별관광과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들고 남북관계개선에 관심있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고 ②첨단군사장비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해야한다는 북한의 경고를 계속 외면하면서 조선반도평화와 군사적 안정을 보장할데 대한 남북합의이행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③한국은 북한의 상용무기개발을 ‘도발’이라고 걸고들며 무력현대화에 광분하고 있다는 이유를 덧붙였습니다. 이런 대남비난은 한국이 북한의 핵무력고도화책동에 눈감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며, 정치군사적으로 대미공조에서 탈피하여, 대북공조에 나설것을 협박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의 핵무력완성은 “전반적인 ‘조선혁명’을 상승시키기 위한 전략적 구상실현에서 거대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핵무력을 ‘조선혁명’의 전략적 수단으로 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방한 것입니다. 이는 향후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의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장악하는데,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북한의 당 제8차대회는 그동안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각 기관의기능을 정비하고 부문별 정책을 보완하는 정치적 행사로 개최됐습니다. 새로울 것이 별로 없는 데요. 북한 주민들은 이번 대회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당대회 기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길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사업계획과 내용들이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토의 결정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할 만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인민대중제일주의정치 재확인, 자력갱생노선 견지,국방공업강화, 핵무력고도화 폭주, 강경 대미 대남정책 회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이번 당대회가 새로운 비전과 목표, 전략노선과 정책방향을 전혀 제시하지 못했고 독재권력구조강화와 과거지향행태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북한체제의 ‘안보딜레마, 국방딜레마, 정책딜레마’는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당대회 총화보고 내용이 북한체제를 진퇴양난의 함정으로 내몰고 있다는 사실에 실망을 감추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