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자강력 제일주의’ 선전은 주민 속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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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3월 22일자 6면에 게재된 “자강력으로 백승을 떨쳐나가는 주체의 사회주의조선”이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영국, 러시아, 방글라데시 등 몇 몇 나라에 있는 친북단체와 언론들이 김정은의 핵무기고도화 책동을 김정은이 제7차 당대회 보고에서 ‘시대정신’으로 제시한 ‘자강력제일주의의 성과’로 언급한 내용들을 인용하여 작성한 김정은 체제 선전기사입니다. 마치 김정은 시대를 대표하는 ‘자강력제일주의가 해외 여러 나라에서 크게 인정받고 있는 양’ 주장하고 있으나 그에 걸 맞는 ‘성과와 결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북한의 경제사정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김일성 시대에는 ‘자립경제’를, 김정일 시대에는 ‘자력갱생’을 주장했습니다. 2015년 말부터 ‘자강력’을 강조하던 김정은은 2016년 신년사에서 ‘자강력제일주의’를 언급하였으며, 제7차 당대회 보고를 통해 ‘자강력제일주의’를 “사회주의 위업 완성”을 위한 “항구적인 전략노선”으로 정식화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시기 바랍니다.

이현웅: 네, ‘자강력제일주의’ 뿌리와 내용 및 성과 등을 밝히고 있는 데요,

첫째, 자강력제일주의의 근원은 김일성이 창시하고 김정일이 심화, 발전시킨 주체사상이며 사회주의강국건설을 위한 추동력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자강력제일주의는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며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주체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둘째, 자강력제일주의의 핵심 내용은 “자기의 힘, 자기의 기술, 자기의 자원으로 사회주의강국을 일떠세우는 것”을 말하는 것이며, 김정은이 자강력제일주의를 구현하는데 직접 나서서 “현대과학기술에 기초한 전민과학기술인재화, 과학기술강국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서는 “지식경제강국의 토대가 하나하나 구축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셋째, 김정은 주도로 자강력제일주의를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끊임없는 제재와 봉쇄 속에서도 세상을 놀랠만한 기적과 변혁을 이룩했는데, 그 결과, “세계적인 경제파동에도 끄덕 없는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였으며 “인공지구위성을 제작, 발사하였고, “함경북도 피해복구전투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이룩”하였으며, “여명거리와 미래과학자거리도 완공”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룩함”으로써 세계의 유일초강대국으로 자처하는 미국도 감히 범접 못하는 “불패의 강국”이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여명거리 완성과 폭우피해 복구,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등을 김정은 정권의 주요 치적으로 자랑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결과물들은 일반국가에서는 개별 건설회사가 한해동안 이룰 수 있는 성과에 불과합니다. 북한이 이런 초라한 성과를 두고 김정은의 ‘자강력제일주의’ 업적으로 선전하는 배경과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네, 북한이 ‘자강력제일주의’를 강조하는 가장 큰 이유는 김정은이 자기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제7차 당대회에서 ‘항구적인 전략노선’의 하나로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당 대회에서 결정 채택된 노선은 ‘민주집중제’라는 사회주의체제운영원리에 의해 반드시 실현되어야만 합니다. 더욱이 북한은 수령의 지위에 있는 ‘최고지도자’의 사상과 노선, 전략은 ‘불멸의 명령’이며 당과 정권, 군과 인민이 총력을 경주하여 달성해야만 하는 지상 최대과제로 됩니다. 여기에는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켜 정치사상적 권위를 높이려는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조치가 효력을 나타냄으로써 북한경제가 전반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을 현지 방문했던 많은 사람들은 석탄, 철광석, 수산물 등 북한의 주요 수출품들이 해외판로가 막혀 수출액이 현격하게 감소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저조한 수출은 내부경제에도 영향을 미쳐, 김정은 정권이 성공적이라며 자랑스럽게 내세우고 있는 ‘기업책임관리제’나 ‘독립채산제’ 등도 자원배분 왜곡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따라서 ‘자강력제일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인민들의 노동력 착취’에 의존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지금의 ‘경제적 난국을 극복해보려는 자구책’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강력제일주의가 주체사상에 근거 하고 있고 김일성의 자립경제노선과, 김정일의 자력갱생노선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자강력제일주의를 체제결속력 강화를 노린 ‘주민정치사회화’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과거 사회주의권 몰락의 결정적 원인을 ‘개혁과 개방’에 따른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유입’ 때문이라고 진단한바 있습니다. 제7차 당대회에서 자강력제일주의를 ‘항구적인 전략노선’으로 채택한 이후 날이 갈수록 이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자강력제일주의가 갖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네, 자강력제일주의는 기본적으로 ‘폐쇄적인 자립경제 노선’입니다. 경제는 ‘사회주의혁명이론’에서 주장하는 하고 있는 것처럼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과 그 모순의 해결’에 의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불거진 문제들을 합리적으로 신속하게 해결하는 ‘혁신’을 통해 발전합니다. 지금은 지구촌 경제시대로, 비록 경제선진국이라 할지라도 자기 나라보다 우위에 있는 기술과 자원, 생산물을 받아들이고 다른 나라보다 우위에 있는 자국의 기술과 자원, 생산물을 수출하는 상호 경제개방과 협력을 통하지 않고는 경제발전의 대열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과학기술강국임을 주장하며 자강력제일주의에 앞세워 자체의 기술과 자원, 힘만으로 경제강국을 이룩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정보와 나노 기술, 생명과학기술과 같은 첨단과학분야나 기계 금속 재료 등 공학부문,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과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학분야를 자력갱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의 노동력 착취에 의존하는 자강력제일주의는 자구상에서 가장 비참한 경제노선이라는 것입니다. 1974년 김정일이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시작된 ‘70일전투’는 북한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때 마다 그 고비를 넘기기 위한 수단으로 ‘100일전투’, ‘150일전투’로 확대되었으며, 김정은은 제7차 당대회 직후 ‘200일전투’를 강요하여 주민들의 고혈을 짜낸 바 있습니다.

또한, 어느 나라든 새로운 첨단과학기술을 받아들이지 않고는 존속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개방과 협력을 부정하는 자강력제일주의는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불법행위에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정상적인 교류협력의 거부는 북한의 과학인재들이 선진과학기술 해킹이나 절도행위 등 국제적인 불법활동에 내몰리게 되는 문제점도 있다 할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자강력제일주의라는 ‘폐쇄적인 경제노선’으로는 인민경제의 활성화와 지속적 발전을 이룩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사회주의 위업완성’이라는 전략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국제사회에 문호를 개방하고 상호 협력하는 ‘노선변화’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 위원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