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체사상은 ‘공산주의사회와 인류미래 향도사상’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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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3월 25일자 2면에 수록된 “위대한 주체사상은 혁명과 건설의 영원한 승리의 기치”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김정일의 1982년 발표 ‘주체사상에 대하여’라는 논문이 “주체사상을 전면적으로 집대성하여 전일적으로 체계화한 불멸의 총서”라고 선전했습니다. 이어 “주체사상은 인민대중의 자주위업, 사회주의위업 수행의 전역사적 시대를 대표하는 백과전서적인 혁명사상이며 인류의 미래를 향도하는 위대한 사상”이라고 언급한 김정은의 말을 그대로 적시해 주체사상을 미화했습니다. 또한 주체사상은 “혁명투쟁에서 수령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에 관한 사상이며, 수령을 충성으로 높이 받들어 모실데 대한 사상”이라며 ‘수령옹위사상’임을 강조했습니다. 모든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 높이, 이 땅위에 주체의 사회주의국가, 공산주의사회를 일떠세우기 위하여 몸바쳐 투쟁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촉구해 주체사상이 ‘공산주의사회’건설을 지도하는 사상이라는 사실을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오중석: 김정일이 1982년 3월 31일에 발표한 “주체사상에 대하여”라는 논문은 주체사상을 ‘수령절대독재사상’으로 변질시키는 데, ‘기본골격’을 제공한 ‘곡학아세’의 ‘전형문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에 의하면, 주체사상은 “수령의 지위와 역할에 관한 사상”이고, “수령을 충성으로 높이 받들어 모실데 대한 사상”일 뿐만아니라, “전체 인민을 당과 수령의 두리에 굳게 묶어세워 정치적 역량을 튼튼히 꾸릴데 대한 사상”이라고 강변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김정일이 ‘주체사상에 대하여’ 논문에서 강조한 “사회주의, 공산주의위업은 수령에 의하여 개척되며, 당과 수령의 영도밑에 수행됩니다. 혁명운동은 오직 당과 수령의 영도를 받들어 나가야만 승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혁명관을 옳게 세우기 위하여서는 언제나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높이는 것을 기본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합니다”라는 내용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혁명과 건설을 개척할 수 있는 지위를 ‘수령’ 한 사람에게 부여해 놓고 있고, 그 수령의 ‘영도’ 없이는 ‘혁명과 건설이 있을 수 없다’는 해괴한 주장을 펼침으로써 ‘수령독재’의 길을 닦아 놓은 것입니다. 더 이해하기 힘든 주장은 모든 사람이 수령의 영도를 ‘받들어 나가야’만 ‘혁명이 승리할 수 있다’는 궤변입니다. 지난 39년 동안 이런 궤변을 주민들의 실제 삶속에 강압적으로 적용해 왔지만 북한의 혁명과 건설은 한 치도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봉건적 왕조시대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을 뿐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 역시, ‘수령절대화’의 논리적 기초를 제공한 ‘주체사상에 대하여’를 기념하는 논설인 만큼 ‘수령 3대’의 ‘사상업적’을 과대포장하고 있습니다. 대(代)를 이어 계속되는 ‘수령의 사상업적 만들기’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일은 ‘주체사상에 대하여’ 논문에서 김일성이 “혁명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투쟁과정에 주체사상의 진리를 발견하였으며, 1930년 6월 카륜에서 진행된 공청 및 반제청년동맹지도간부회의에서 주체사상의 원리를 천명하고, 조선혁명의 주체적인 노선을 밝혔던 것입니다.라고 주장해, 김일성의 ‘사상업적’을 날조했습니다. 당시 김일성은 만주지역을 떠돌던 18세의 청년이었고, 공산주의이론을제대로 익힐 정식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김일성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번 논설은 김정은이 정식화한 ‘김일성-김정일주의’가 “백년대계의 전략에 관한 사상, 자력갱생과 과학기술을 틀어쥐고 나갈데 대한 사상”이라고 선전하고 있는 데요. 김일성-김정일주의는 오늘날 개방된 국제사회와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전략적 사고’를 전혀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대정신과 동 떨어진 지도사상은 체제정상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뿐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모든 일군과 당원, 근로자들이 “주체의 사회주의국가, 공산주의사회를 일떠세우기 위하여 몸 바칠 것”을 촉구했습니다. 노동신문이 ‘공산주의사회’ 건설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통치집단은 1990년 전후 공산권붕괴을 목도하면서 체제목적으로 내세웠던 ‘공산주의건설’을 주민들에게 강요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리하여 김정일은 2009년 4월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헌법에서 ‘공산주의’단어를 삭제했고, 2010년 당대표자회의를 열어 당 규약에서도 ‘공산주의’단어를 빼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시기에 들어와 2016년 5월 제7차 당대회를 앞두고 그해 3월과 4월에, ‘공산주의’라는 말을 집중적으로 사용했습니다. 공산주의 강조는 자본주의 요소의 확산이나 ‘황색바람’의 유입을 철저하게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소산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혁명과 건설이 가로 막힌 상황에서 ‘공산주의’를 표방하는것이 사상적 결속과 세습정권 공고화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주체사상이 전역사시대를 대표하는 혁명사상이며 인류의 미래를 향도하는 위대한 사상”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주체사상은 김정일의 ‘주체사상에 대하여’라는 논문으로 인해 스탈린주의의 수령독재와 봉건적 세습정치를 정당화는 반인민적이고 반민주적인 정치사상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입니다. 더욱이 주체사상의 ‘사람중심철학’부분과 사회주의·공산주의건설 이론 및 수령영도 방법 부분이 논리적 모순구조를 이루고 있어, ‘전일적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선전은 웃음거리가 된지 오래됐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주체사상이 “사회주의 전시대를 대표하며 인류미래시대를 향도하는 위대한 사상”이라는 저급하고 조잡한 선전앞에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