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5월 9일자 1면에 수록된 “조선노동당 위원장동지의 사상과 영도를 높이 받들어 사회주의강국건설 위업을 빛나게 실현해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 4돌을 계기로 그동안의 성과평가와 새로운 임무를 제시하고 있는 이번 사설은 “지난 4년은 김정은의 영도에 따라 당의 존엄과 권위가 만방에 떨쳐지고 무궁무진한 저력과 발전잠재력이 남김없이 과시된 격동의 나날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정은이 김일성-김정일주의와 수령들의 교시를 당 강령으로 틀어쥐고 나가도록 이끌어 감에 따라 당의 전투력과 영도력이 강화됐고, 자력갱생 입장과 정신이 투철해졌으며, 우리 식 사회주의 우월성이 뚜렷이 부각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으로 사회주의강국건설을 위해서는 천재적인 예지와 비범한 영도력, 고매한 풍모를 지닌 김정은의 사상과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고, 정면돌파전에 총매진하며, 당의 사상관철전과 정책옹위전의 불길을 세차게 올려 당창건 75돌이 되는 올해를 위대한 승리로 빛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에서 ①사회주의강국건설, ②조국의 자주적 통일, ③세계 자주화를 위한 투쟁, ④당의 강화발전을 강령적 과업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번 사설은 4년이 지난 지금 이들 과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김정은의 지도아래 제1차 전당초급당 위원장대회, 제5차 세포위원장대회, 당중앙위전원회의와 정치국회의들은 당의 위력을 불패의 것으로 다지고 그 영도적 역할을 높여나가는 중요한 계기로 됐다는 것입니다. 기층당조직들이 당의 사상관철전, 당정책옹위전의 전초선을 굳건히 지키고 수백만 당원들의 심장이 혁명열, 투쟁열, 애국열로 끓어 번지게하여 당의 영도적 권위는 절대적이라는 것입니다. 자력갱생정신이 더욱 투철해져 순천인비료공장건설을 완공했으며, 최상급의 종합병원건설로 인민중시 인민사랑의 관점과 입장이 과시됨으로써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다시금 절감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평가와 선전은 사실과 크게 다릅니다. 당내 주요 엘리트들에 대한 빈번한 숙청, 혈연과 측근의 당내 요직 독점배치, 경제실패와 당경시풍조 만연, 당간부들의 부정부패 현상 등이 평가항목에서 배제돼 있습니다. 이 같은 ‘평가오류’는 김정은의 당영도에 대한 위대성만을 부각시키려는 불순한 목적에 입각해 지난 4년 평가를 사시적(斜視的)으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인민에대한 멸사복무(滅私服務)가 혁명적 당풍, 국풍으로 확립되고 당활동과 국가활동이 인민대중제일주의로 일관됨으로써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이 뚜렷이 부각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 우월성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어떤 체제가 우월한지 열등한지는 그 체제에 속한 구성원들의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삶이 얼마나 잘 보장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됩니다. 북한 주민들의 정치적 자유는 세계에서 가장 하위에 속해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삶의 질 역시 그렇습니다. 북한의 자력갱생 경제가 이미 파산직전으로 치닫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 주민들의 경제적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자원은 외화인 달러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2017년부터 강화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경제적 제재로 인해 달러를 획득할 수 있는 길이 거의 막혀 있습니다. 대외무역은 중국을 제외하고 거의 다 중단된 상태에 있고, 관광수입도 막혀있습니다. 해외파견근로자도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모두 철수하도록 돼 있으며, 식당 등 해외 현지법인의 외화획득 활동도 제지받고 있습니다. 합법적으로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길이 외부의 인도적 지원 말고는 거의다 없어진 것입니다. 외화를 획득할 수 있는 방법은 불법 무기거래, 마약 위조지폐 거래, 사이버해킹, 금 밀수 등 불법적인 외화취득 수단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행태를 두고 우리식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선전한다는 것은 북한 주민들을 완전히 속이는 기만행위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당 제7차 대회 4돌을 평가하면서 핵심사항인 ‘당의 과업수행결과’에 대한 평가는 제외하고, 김정은의 당 영도력을 평가하는데 그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런 비상식적인 평가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그 실질적인 이유는 조선노동당이 독자적인 당의 권위를 상실해 있기 때문입니다. 수령이 당위에 군림하는 수령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한 당은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수령의 하수인 역할에 머물 수 밖에 없습니다. 수령은 당이 잘한 업적은 수령의 업적으로 치환해야 합니다. 당은 당의 실정과 실패의 책임은 물론수령의 실정과 실패도 모두 자기 책임으로 떠 맡아야 합니다. 다음으로 지난 4년간 북한체제가 주민들에게 내세울만한 실질적인 성과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이번 사설이 언급한 삼지연시 2단계공사 완공과 지난 5월 1일 완공식을 진행한 순천인비료공장 건설을 제외하면 뚜렷한 실적이 없습니다. 거창하게 선전했던 관광시설은 아직 완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하나는 김정은의 20여일에 걸친 두문분출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이 기간동안 주변 관련국 언론들은 ‘김정은 유고설’을 심각하게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영향을 받은 주민들의 정치사상적 동요를 다잡고, 김정은 중심의 내부단결과 주민결속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북한의 지난 4년간의 총체적인 실패에 따른 주민불만을 김정은의 위대성 선전을 통해 잠재우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선전행태가 북한 주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주민들은 국제사회의 대북(對北) 경제제재효과가 점점 가시화 되고 있고,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 장기화에 따른 파급영향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김정은의 잠행원인이 시원스럽게 밝혀지지 않아 제2의 ‘고난의 행군기’를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선행문제의 해결없이 진행되고 있는 김정은 위대성 교양강화는 주민결속의 효과를 얻어내지 못할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