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7월 4일자 1면에 수록된 “최강의 국가방위력을 다진 그 정신으로 우리 식 사회주의의 전진발전을 가속화하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2017년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7.4 혁명”이라고 명명하고, 이 “7.4 혁명”은 “주체조선의 전략적 지위를 높이는 데서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왔으며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 후손만대의 행복을 영원히 담보한 역사적 장거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서 “7.4 혁명”은 “혁명발전에서 중대한 의의를 가지는 민족사적 대경사이자 반만년 역사에 특기할 대사변”이라고 적었습니다. 지금은 “7.4 혁명 정신과 그 기백”으로 “자력번영의 대업을 성취해 나가야할 책임적인 시기”라며 당의 사상과 노선을 충직하게 받들고, 모든 사회주의전선에서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의 기치를 더욱 높이 추켜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모든 인민들에게 “7.4 혁명”의 특대경사와 특대사변을 안아온 국방과학전사들처럼 살며 투쟁하여 사회주의강국 건설을 가속화 해나가자”고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2018년과 2019년에는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을 기념하지 않았습니다. 올해 3주기를 맞아 “7.4 혁명”으로 부르면서 역사발전의 한 획을 긋는 “특기할 대사변”이라고 선전해 나섰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에 사회주의건설에서 특정 전략적 단계를 뛰어 넘는다는 의미의 ‘혁명’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북한 사회주의혁명이 ‘역사적으로 한 단계 전진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영도에 따라,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 북한의 위력앞에 겁을 먹은 적대세력들은 사상최대의 정치군사적 압력과 경제적 압살책동에 발악했지만 국방과학전사들은 완강하게 강행돌파하여 전략무기를 개발완성하는 기적적인 성과를 이룩했다는 것입니다. 우주만리로 솟구쳐 오른 “대륙간 탄도로케트”는 “공화국의 강용한 기상과 막강한 잠재력을 힘있게 과시하고, 세계정치구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입니다. 또한 제국주의의 폭제와 전횡을 짓부실 자주강국의 막강한 힘을 마련하는 데 공헌한 국방과학전사들처럼 불굴의 정신력과 창조력을 총폭발시켜 나간다면 못해낼 일이 없다며 정면돌파전을 독려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은 실거리 시험발사가 아닌 고각발사결과입니다. 그리고 북한이 적대세력으로 부르고 있는 미국과 한국, 일본의 대북 미사일 방어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한 화성14형은 무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정치 구도 변화”를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오중석: 북한은 2017년 7월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 직후, “미제가 흰기를 들고 무릎을 완전히 꿇게 될 그 날까지 정의의 핵 보검을 더욱 억세게 벼려 나갈 것”이며, “반미대결전에서 최후의 승리를 이룩할 것”임을 세계 만방에 선언했습니다. 이번 기념사설에서는 이런 반미대적의식 고취내용이 생략돼 있는 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2017년에 화성12형, 화성14형, 화성15형 등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집중했습니다. 이어서 그 해 11월 29일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에 전쟁불사의지를 불태우며 극한 대결국면을 조성해나가던 북한은 미국의 공군과 해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로 집결하고 북한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가 속화 되자 체제붕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2018년에 들어서면서 ‘정상회담’을 미끼로 국면전환을 시도해 일정기간 시간을 번 상태에서 핵무력을 보다 더 고도화 구체화하였으며,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비핵화 협상을 거부한 채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비핵화 성과 없는 대화’를 거부하며 대북 제재망을 갈수록 조여가고 있고, 북한의 체제내구력은 한계상황에 점점 다가가고 있습니다. 더욱이 북한은 코로나비루스 사태 장기화와 국제사회의 제재강화로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없이 북한이 회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이런 위기상황에서 대북제재 완화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에 대해 2017년도에 호기롭게 펼쳤던 대적 태도를 다시 재현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이 화성 14형 시험발사 성공 3주기를 기념하는 사설과 관련기사들을 동신문에 게재한 이유와 그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화성14형 시험발사 성공의 의미를 김정은의 업적 쌓기와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을 감안할 때, 그 이유는 무엇보다 먼저 화성 14형의 시험발사 성공을 김정은의 군사적 업적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하여 김정은 정권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자력갱생과 정면돌파전에 주민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하여 경제적 성과를 이룩하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언급을 생략하고 있지만, 화성 14형 시험발사가 미국의 대 조선 적대시 정책에 대항하기 위해 이루어졌다고 공언해온 점을 고려 할 때, 미국의 대북제재에 대한 불만을 표명하고 핵무력 포기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포기하지 않는 한 대북 제재를 결코 해제하지 않을 것이므로, 북한의 앞날이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을 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북한 주민들에게 화성14형을 개발한 국방과학전사들처럼 ‘개발창조형’의 노력을 본 받아 사회주의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자력번영의 활로를 과감하게 열어 나갈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끊임없이 쏟아내는 노동신문의 ‘노력착취 선전몰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김씨 3대 정권은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북한의 모든 자원을 투입했습니다. 국방과학전사들이 지원 없이 핵무기를 개발한 것은 아닙니다. 국방과학전사들이 모든 것을 창조적으로 했다는 주장은 해외 기술 출처를 은폐하고 다른 부문 일군들을 옥죄기 위한 거짓선전입니다. 북한이 구소련으로부터 원전기술과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했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