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7월 27일자 3면에 수록된 “위대한 년대의 승리자들이 발휘한 영웅적 투쟁정신은 주체조선의 고귀한 사상적 재부이다”이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예순일곱돌 ‘전승절’을 맞아 “전체인민들은 제국주의연합세력을 물리치는 혁명전쟁을 승리에로 이끈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전대미문의 사회주의수호전에서 연전연승을 이룩하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동지께 최대의 경의와 영광을 드리고 있다”며 김일성과 김정일 추모에 나섰습니다. 김일성이 ‘조국해방전쟁쟁’시기에 제시한 독창적인 군사사상과 주체전법, 영활한 전략전술은 적들에게 참패를 안긴 결정적 요인이었고, ‘7.27의 군사적 기적’은 김일성의 영도밑에 신생조선이 “반제대결에서 이룩한 대승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조국해방전쟁’이 제국주의자들이 일으킨 전쟁인양 기술함으로써 김일성이 일으킨 전쟁이라는 사실을 철저하게 은폐하고 있고, 패배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승리한 전쟁으로 왜곡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북한은 김일성이 저지른 6.25전쟁과 관련해 크게 두 가지 사실을 70여년이 넘게 꽁꽁 숨겨오고 있습니다. 먼저 북한은 6.25전쟁을 제국주의자들이 북한에 저지른 침략전쟁이라고 속이고 있습니다. 이번 사설도 6.25전쟁을 “조국보위성전”, 북한측 전쟁참여자들을 “1950년대 조국방위자들”로 기술하고, 제국주의자들이 북한 땅에 “방대한 침략무력을 투입했다”고 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주장은 김일성의 기습남침 사실을 숨기기 위한 고도의 술책입니다.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한반도에서 남침전쟁을 극구 반대한 스탈린을 찾아가 허락을 받은 뒤, 모택동의 군사적 지원에 힘입어 한국을 미제국주의로부터 해방시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일요일이었던 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에 기습적으로 남침한 것이 역사적 사실입니다. 조국 “보위나 방위”라는 ‘방어적 용어’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을 영원히 속이려는 불순한 언술입니다. 또 하나 북한정권이 6.25전쟁에서 승리했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전쟁도발자인 김일성은 유엔군의 참전으로 북한 땅을 거의다 빼앗기고 세계지도에서 북한이 없어지기 직전에 이르렀습니다. 모택동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38선을 유지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민족은 남북한 할 것 없이 김일성의 6.25전쟁도발로 인해 수백만명의 인명손실과 한반도 전지역이 폐허로 변하는 민족적 대재앙을 맞게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북한이 승리한 전쟁, 김일성의 전승업적, 1950년대 전승세대”를 운위하는 것은 역사적인 죄행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온 나라에 “김일성의 전승업적을 체득시키는 사상교양사업”을 진공적으로 벌리고,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어떤 피의 대가로 오늘의 행복이 마련되었는가를 뼈에 새기고 전승세대의 넋을 굳건히 계승해나가도록 부단히 교양하고 이끌어주어야 한다”며, 젊은 세대들에게 전쟁의지를 고취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일성이 6.25전쟁을 일으킨 숨은 목적은 한반도 전역을 공산화하여 김일성의 독재권력을 항구적으로 구축하려는 ‘권력욕 채우기’에 있었습니다. 6.25전쟁에서 패배한 김일성은 전쟁실패를 인정하고 전쟁실패의 책임을 박헌영에게 뒤집어 씌워 그를 처형했습니다. 이것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박헌영을 희생재물로 해 전쟁실패의 책임에서 벗어난 김일성은 뻔뻔스럽게도 전쟁역사 조작에 착수했습니다. 6.25전쟁 결과를 “김일성의 주체적 군사사상과 탁월한 군사전략으로 승리한 전쟁”이라며 전쟁승리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김정일과 김정은 정권은 김일성의 ‘전승업적’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거대한 전쟁역사 왜곡작업을 시도해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과 전국노병대회 등을 통해 후대들의 호전의지를 끌어올리는 사상사업을 해가 갈수록 강화했습니다. 북한은 ‘전쟁을 좋아하는 나라는 전쟁으로 망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잘 새겨 들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김일성이 도발한 6.25전쟁의 포성이 멈춘지도 어언 67년을 맞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북한은 매년 ‘조국해방기념일’ 사설을 통해 “김일성의 전승업적과 수령결사옹위정신”을 빼놓지 않고, 단골메뉴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비상식적인 전쟁역사 왜곡선전을 계속하고 있는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독재정권들은 김일성의 6.25전쟁 도발과 기습남침 과정, 김일성의 애원으로 정전협정에 이르게 된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철저히 숨겨왔습니다. 김일성을 전쟁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6.25전쟁 역사를 왜곡하고 조작는 일에 몰두해왔습니다.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역사를 조작한 것처럼 그의 6.25전쟁 전승업적을 조작하여 선전하는 일에 매진했습니다. 한국은 세계 제2차대전의 참상을 겪고난 전 세계 유엔 회원국들이 자유진영과 공산진영간 냉전으로 인해 한반도에서 예상되는 전쟁의 참상을 방지하기 위해 최초로 건국과정에 참여하고 국제적으로 승인한 국가였습니다. 유엔이 신속하게 김일성의 남침을 확인하고 유엔군을 파견하게된 배경에는 이와 같은 전세계 평화애호국가들의 인류평화를 염원하는 기원이 서려있었던 것입니다. 북한이 김일성의 전승업적을 끊임없이 조작하고 수령결사옹위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김일성의 전쟁도발책임과 패전책임을 은폐하고 도덕적, 윤리적 비난을 모면하며 민족사에 남긴 과오를 덮어보려는 술책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백두의 혁명정신과 1950년대 조국수호정신을 필승의 무기로 틀어쥐고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승리를 앞당기기 위해 억세게 싸워나가자”고 촉구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선전선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주민들은 우선 당장 본인과 가족이 굶지 않고 평온한 삶을 영위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조금더 향상된 삶을 원할 뿐입니다. 핵무력이나 전쟁을 외치고 군사강국을 주장하는 것은 김정은과 일부 한 줌도 안되는 조선노동당의 통치세력들 뿐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세월 변한 줄도 모르고, 일제시대 백두의 혁명정신과 6.25당시 조국수호정신을 강요하고 있는 통치세력들의 구시대적인 사상적 억압책동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