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8월 28일자 4면에 수록된 “청년동맹의 강화발전을 위한 불멸의 지침”이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지난 2016년 8월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제9차대회 때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운동의 최전성기를 펼쳐나가자”라는 김정은의 연설발표 4돌을 기념해 작성됐습니다. 당시 행한 김정은의 연설을 “새시대의 요구에 맞게 청년동맹을 불패의 전위대오로 강화발전시키는 데 나서는 이론실천적 문제들이 집대성 돼 있는 고전적노작”이라고 추겨세웠습니다. 당과 혁명, 조국과 민족의 운명이 청년들의 역할에 달려있고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 강령을 실현하는 데 청년동맹의 임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제8차 당대회를 향한 총진군길에서 모든 청년들은 최고영도자의 두리에 철통같이 뭉쳐 김일성-김정일청년운동의 최전성기를 펼쳐나가는 투쟁에서 조선청년의 기상과 본때를 남김없이 떨쳐나갈 것을 주문했습니다. 북한의 정치구조와 사회구조는 스탈린의 철권통치구조와 사회구조를 그 대로 모방하여 구축된 것입니다. 북한의 청년동맹은 당시 소련의 청년조직인 ‘콤소몰’을 본 떠 만들었습니다. 청년들을 당의 통제아래 두기 위해 조직으로 묶은 것입니다. 청년동맹은 자유분방한 청년들을 공산당의 통제아래 두기 위한 공산당의 청년 전위조직으로 태어난 것입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1996년 1월 19일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을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으로 개칭하면서 김씨 일가의 사조직으로 성격이 변화됐습니다. 그 후 김정은이 다시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으로 명칭을 바꾸면서 김씨 일가 사조직의 성격이 더욱 강화됐습니다. 청년동맹이 당의 청년전위조직이라는 정치적 성격을 탈각해 김씨 일가 사조직으로서의 활동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러운 일로 고무추동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만 14세부터 30세에 해당하는 500만 여명의 청년, 학생, 군인, 직장인들을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이라는 조직에 강제로 가입시키고 있으며, 청년동맹 중앙조직과 각급 조직을 통해 김씨 일가 권력구축과 건설현장에 무상동원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북한의 청년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 정권은 출범 당시 ‘청년중시’를 유난히 강조했습니다. 당(黨)과 인민군(人民軍) 다음으로 청년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에서 ‘사회주의’라는 용어를 빼고 그자리에 ‘김정일주의’를 넣었습니다. 그래서 ‘김일성-김정일주의청년동맹’이 되었습니다. 북한은 청년동맹을 당의 혁명과업을 계승하는 청년혁명조직이며 전투적 후비대로 규정하고 ①사상교양사업, ②당의 후비대로서의 사업, ③경제건설 동원 사업, ④당의 통일과 대남정책 지원 사업이라는 기능을 부여했습니다. 김정일 시대에는 건설현장 노력동원에 주력했으며, 김정은은 자신의 권력기반구축활동에 동원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김씨 일가 봉건세습왕조를 공고화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청년정책은 청년동맹이 “수령결사옹위와 유훈관철, 당정책 결사관철, 조국수호 결사대, 사회주의강국건설 돌격대 역할을 충실히 해야한다”는 주장에서 알수 있듯이, 청년들을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러나 이런 청년정책은 청년들의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성, 개혁성과 참신성 등 사회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잠재역량을 완전히 무산시킴으로써 북한체제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북한 청년운동의 유일한 지도적 지침은 “김일성-김정일주의”이며, 청년동맹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 실현을 특별히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청년들에 대한 김일성-김정일사상교육 강화를 주장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①김정은 정권은 현재 권력정당성의 현실적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그 원인은 집권 9년차 중반에 들어섰지만 주민들에게 내놓을 만한 성과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의 권력정당성 위기는 김씨 일가 권력 정통성과 수령 및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에 대한 불만과 도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반정권 도전세력으로 부상할수 있는 계층은 청년학생들입니다. 이런 ‘불상사’가 벌어지기 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②다음은 북한의 청년들이 당의 사상과 의도대로 따르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북한의 청년정책은 이 세상의 보편적 이치와는 정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모든 인간은 본성적으로 개인적 자유와 이로 인한 행복, 무한한 도전과 자아성취, 경제적 소유본능과 같은 개인주의와 자본주의적 요소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체제는 이를 철저하게 무시하고 집단주의와 전체주의, 수령독재라는 비인간적이고 반인권적인 사회주의 압제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습니다. 북한 청년들의 사회주의 일탈활동은 당연한 것입니다. 청년들의 사회주의 일탈을 김일성-김정일주의 사상교육을 통해 막을 수있다는 생각은 이제 접어야 합니다. ③그 다음으로 김정은 정권은 8차당대회를 앞두고 지금까지 추진해온 과업을 마무리해야 합니다. 마무리 작업에 청년동맹을 동원하지 않고는 성과를 낼 수 없다는 점도 깊이 고려했을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청년들에게 수령결사옹위전, 당의 사상관철전, 조국보위전의선봉에서 진격로를 열어나가는 미더운 청년들이 될것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청년들은 이와 같은 당의 요구를 어떻게 받아 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지난 75년 동안 북한청년들은 당국의 온갖 사상적 요구를 앞장서 해결하고, 가장 어렵고 힘든 건설현장에서 돌파구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습니다. 하지만 나아진 것은 전혀 없으며, 정권이 계승되어도 강도 높은 희생의 요구는 지속됐습니다. 북한 청년들은 응당한 대가도 없고 희망도 보이지 않는 김정은 정권의 ‘청년 노예화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오중석: 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