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월 2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위대한 시대사상이 인류의 미래를 향도한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인류는 시대의 영원한 지도사상으로 빛을 뿌리는 위대한 주체사상이 있기에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주체사상을 믿고 따르는 세계인민들의 민심의 대하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면서 "주체사상에 대한 신봉열기가 세계적 판도에서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수많은 나라 인민들 속에서 주체사상을 따라 배우고 보급하기 위한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지난 세기 짓밟히고 억눌리던 수억만 인민대중을 세기적인 잠에서 깨어나게 하고 자주를 위한 투쟁에로 힘있게 불러일으켰던 주체사상은 오늘도 우리 시대의 역사적 운동을 힘있게 떠밀고 있을 뿐 아니라 시대의 첨단에 서서 앞길을 뚜렷하게 밝혀주며 인류의 미래를 향도하고 있다"고 찬양했습니다. 그리고 "격변하는 현실은 주체사상이 얼마나 큰 견인력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을 그대로 절감하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자주성의 원칙은 세계 자주화운동의 발전을 담보하며 국가들 사이의 관계를 규정하는 확고한 원칙으로서 큰 생활력을 나타내고 있고, 예속과 불평등을 강요하고 나라와 민족들 사이에 쐐기를 박고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책동을 짓부시는 힘있는 무기로 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인간 무시 사상과 자주성을 짓밟는 세력과의 투쟁을 벌리지 않고서는 인류는 결코 자주적인 삶을 지켜낼 수 없다"며 주체사상을 '인류의 자주사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주체사상은 철저한 인간중시의 사상이며 모든 것을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사람을 위하여 복무하게 할 것을 요구한다"고 썼습니다. 이어 "언제나 사람을 첫 자리에 놓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모든 문제를 보고 대하게 하며 자연과 사회의 모든 것이 사람의 자주적 지향과 요구를 실현하는데 이바지하도록 하고 있다"고 해설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런 것으로 하여 주체사상은 인류의 찬란한 미래와 진보를 위한 투쟁에서 언제나 휘황한 횃불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더 나아가 "세계의 수많은 정계, 학계, 언론계의 저명한 인사들과 평범한 사람들까지도 주체사상에 공감하고 그것을 현실에 구현하기 위하여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과는 달리 주체사상은 인민대중이 자주성을 가진 진정한 인민으로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당과 수령의 영도를 받아야만 한다고 주장합니다. 수령의 영도를 받지 않는 사람은 자주적으로 살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를 통해 인민대중을 한 순간에 수령의 노예로 전락시킵니다. 이런 거짓사상을 믿는 무리는 오직 조선노동당 당원밖에 없습니다. 인민들은 이런 거짓 선전에 속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주체사상은 인류의 존망과 관련되는 중요한 문제들에도 올바른 해답을 주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북한 통치집단의 '허황된 주체사상 선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통상 인류의 존망이 걸린 문제로 거론되는 이슈들은 지구적 차원의 가뭄과 홍수 같은 기후변화, 대기근, 지구 종말을 가져올 수 있는 핵전쟁과 제3차 세계대전, 우주폭발, 지구와 외부행성간 대충돌, 전 세계를 뒤덮는 전염병의 확산, 문명의 갑작스런 대붕괴 등입니다. 주체사상은 김일성과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의 세습독재정치를 철옹성처럼 떠받치고 그들에 대한 인민대중의 노예적 삶을 강제하는 전체주의 독재사상입니다. 주체사상 그 어디에도 인류존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나 해답이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김정은과 북한 통치집단은 제3차 세계대전과 핵전쟁을 위협하는 러시아에 인민군을 파병하였고 그중 수천 명의 인민군이 사망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을 향해 핵전쟁도발을 서슴없이 위협하고 있습니다. 주체사상은 고난의 행군기에 3백만 명이 굶어 죽도록 방치했으며, 지난해에는 폭우 피해로 수만 명이 사망하는 문제를 막지 못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주체사상은 언제나 시대의 첨단에 서서 앞길을 뚜렷하게 밝혀주며 인류의 미래를 향도하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새해 연초부터 주체사상 선전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모순으로 점철된 주체사상의 내용을 선전하기보다는 주체사상의 기능을 검증도 없이 날조, 왜곡하여 선전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예를 들어 "세계적인 민족해방 투쟁시기에도 그렇고 사회주의가 세계적인 체계로 전환된 시기에나 여러 나라에서 사회주의가 붕괴된 이후시기에도 언제나 자주성을 위한 인민대중의 투쟁의 앞길에는 주체사상이 빛을 뿌리었다"는 일방적 선전이 그렇습니다. 또 "주체사상은 자주성에 기초한 국제관계를 더욱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길을 밝혀주고 있다"는 내용 역시 그러합니다. 모두 아시는 바와 같이 주체사상은 봉건적인 혈통 세습과 자본주의체제 전환으로 이미 사망선고를 받은 죽은 사상입니다. 그럼에도 주체사상선전에 나선 것은 이념적 속임수를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 참여, 핵무기 개발 독주, 4대세습 기도에 따른 인민대중들의 불만을 잠재워 보려는 선전술책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주체사상은 자주성을 국가 관계의 근본원칙으로 내세움으로써 국제관계 발전에서 새로운 전환을 가져올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주체사상은 국가와 민족의 자주성을 강조합니다. 인민 개개인의 자주성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직 당중앙의 사상과 뜻, 명령에 따라야 하며 자신의 양심이나 신념조차 스스로 선택할 수 없습니다. 개인의 자율성과 결정권이 완전히 배제돼있는 주체사상은 상호교류와 협력을 기본으로 하는 국제관계와 완전 배치되는 사상입니다. 오늘날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유리되어 배척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민들은 주체사상이 국제관계발전에서 새로운 전환을 가져올 수 있게 한다는 황당한 주장을 접하면서 암울한 북한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