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혁명전통교양 강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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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2월 12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혁명전통교양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 혁명의 전략적 과업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혁명이 혹독한 난국 속에서도 정통성을 고수하고 자기 위업의 필승불패성을 남김없이 과시하고 있는 근본비결은 전체 인민이 백두의 혁명전통을 영원한 생명선으로 틀어쥐고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살며 투쟁해 나가는데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5년 전에 "백두의 혁명전통, 백두의 혁명정신으로 전체 인민을 무장시키기 위한 교양사업을 혁명의 전략적 과업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한다고 가르쳐 주고, 전당적으로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를 통한 혁명전통교양의 된바람을 일으킨 데 대하여 강조했다"고 밝혔습니다.또 "오늘 더욱 고조되고 있는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 열기는 그대로 온 나라에 새 기적, 새 기록창조의 거세찬 불길과 원동력으로 되고 있다"며, "혁명전통교양을 더욱 강화하여 새 세대 모두를 당중앙과 사상도 숨결도 발걸음도 함께 해나가는 참되고 견실한 혁명가들로 철저히 준비시킬 때 우리 혁명은 더 큰 보무를 내 짚으며 힘차게 전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선동했습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위대한 전통은 사상공세의 불길 속에서 이어지며 혁명전통교양에서는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해, 앞으로도 혁명전통교양이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혁명전통교양을 다각, 입체, 공세적으로 벌려 "전체인민들이 수령에 대한 충실성의 전통과 백두의 혁명전통으로 더욱 튼튼히 무장할 때 우리 혁명의 정통성은 순결하게 지켜지게 된다"고 적고, 당의 영도에 의해 "전체 인민을 백두의 혁명정신의 체현자, 구현자로 키우는 불멸의 지침들이 마련되고, 백두산 아래 첫 동네인 삼지연시가 혁명전통교양의 중심지, 실체험지, 대전당으로 더욱 훌륭히 꾸려졌으며, 백두산에로의 답사행군대오가 끝없이 흐르고 있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항일빨찌산 참가자들의 회상기, 혁명전통주제의 영화와 소설 등 출판 보도물과 문학예술작품들을 통한 교양사업이 그 실효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진행되고, 혁명전통교양의 도수를 증폭시킬 수 있는 공세적이며 다각적인 방법들이 적극 창조되고 일반화되고 있는 것은 우리 당의 영도의 빛나는 결실"이라고 자찬했습니다. 그러나 전체 인민들의 수령에 대한 절대충성과 충성의 체득화를 위해 전당, 전국, 전면적으로 실시되는 혁명전통교양은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혁명전통교양 전적지와 사적지, 조형물, 자료들이 모두 거짓과 날조, 조작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혁명전통에는 주체사상 체계와 혁명의 정신, 업적, 경험, 방법과 당, 정권, 무력 건설은 물론 혁명적 군중노선을 구현할 데 대한 방침을 비롯해 없는 것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혁명 전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혁명전통은 김일성의 항일혁명투쟁을 혁명의 전통으로 삼고 공산주의를 실현하는 그날까지 그 전통에서 한치도 벗어나서는 안 되며, 대를 이어 반드시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이데올로기입니다. 이데올로기는 허위의식인 만큼 혁명전통은 세습독재정권의 입맛에 맞게 시대적 환경과 요구에 따라 수시로 날조, 조작돼 왔습니다. 혁명전통은 6.25이후 '확립기', 1960년대 후반 '이념정립과 제도화기', 1980년 이후 '계승기', 1994년 이후 김정일에 의한 '유지강화기'를 거쳐 2019년 김정은에 의한 '새로운 창출기' 과정에 놓여있습니다. 항일투쟁은 우리 민족 전체에 의해 주의와 종교, 정파와 부문,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형식과 방법으로 전개됐습니다. 김일성 항일투쟁만을 유일전통으로 삼고 이를 영원한 혁명전통으로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북한은 지금이라도 항일투쟁의 다원성을 인정하고 현재의 혁명전통교양을 폐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역사에서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현 시기 혁명전통교양을 강화하는 것은 우리 혁명의 명맥과 직결된 중핵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북한 통치집단이 혁명 전통교양 강화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혁명전통교양을 강화하는 것, 이것은 단순히 직면한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뿌리가 잘린 나무가 살 수 없고 피 줄기가 끊어진 유기체가 생존할 수 없듯이 계승이 철저해야 혁명위업이 끝까지 완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 당의 혁명전통은 수령의 영도 밑에 창조되고 발전풍부화 된 고귀한 전통이며 바로 여기에 주체의 혁명전통의 절대적 지위가 있고 무궁무진한 위력이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특히 "새 세대들은 사상정신적 풍모에 있어서나 투쟁기풍에 있어서 항일 혁명선열들의 높이에 이르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 우리당의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내용에 근거해 볼 때 이번 혁명전통교양은 겨울철 백두산혁명전적지 답사에 나선 새 세대 청년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중 전개될 것으로 보이며 이들의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제고하고 김씨 일가 4대세습에 대한 지지를 확보해 보려는 저의로 평가됩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백두의 혁명전통으로 전체 인민을 무장시키는 사업의 절대적 가치는 영원하며, 혁명 전통교양사업은 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한 나라가 잘 되려면 그 나라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바른 이해가 필요합니다. 특정한 개인의 역사와 전통이 국가의 역사와 전통으로 바뀔 수는 없습니다. 북한 땅의 반만년 유구한 역사를 1912년생 김일성 개인의 역사 안에 가두려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입니다. 혁명전통교양은 나라발전에 꼭 필요한 창의적이고 독립적이며 비판적인 사고와 보편적인 인권의식, 민주적 가치관의 형성을 억압하고 말살시키기 위한 사상통제수단입니다. 그 목적은 김일성 신격화와 세습독재정권 정당화에 있습니다. 주민들은 혁명전통무장 강요에 인내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