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자본주의 쇠퇴·몰락 선전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2월 5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자본주의는 최후의 시각을 살고 있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지배와 예속이 없고 침략과 전쟁이 없는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계에서 다같이 행복하게 살려는 것은 인류의 이상이며 이러한 새 세계를 지향해 나가는 것은 역사발전의 기본방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자본주의가 쇠퇴 몰락하고 인류가 사회주의에로 나아가는 것은 시대변천과 더불어 더욱 명백히 확증되고 있으며 자본주의가 단말마적 발악을 하는 것 자체가 마지막 숨을 몰아 쉬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몰락하고 있다는 것은 미국의 지배적 지위가 붕괴국면에 처한 데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적고, "자본주의가 주도하는 낡은 국제관계구도와 질서도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다"고 썼습니다. 또 "미국이 세계의 유일한 지배자로 행세하던 시기는 과거가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사회주의야말로 인류의 가장 위대한 전취물, 약동하는 생명력과 희망을 안겨주는 사회, 사회발전을 추동하며 미래를 향하여 끊임없이 전진하는 이상사회"라고 주장했습니다. 사회주의가 무너진 것은 "탁월한 수령을 모시지 못하였고 사회주의의 본질을 역사의 주체인 인민대중을 중심으로 이해하지 못하였으며 사회주의를 생명처럼 여기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날조, 선전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자본주의가 거쳐온 역사적 과정을 구체적으로 보면 그러한 장성이 끝나는 시기가 눈앞에 닥쳐왔다는 것을 똑똑히 알 수 있다"며, 자본주의가 종말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처럼 선동했습니다. 관련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자본주의의 기본속성인 "이윤율이 낮아진다는 것은 곧 자본주의가 자기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서방의 종말이 도래하고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말이라며 "1970년대에 일어난 이윤율 저하현상이 바로 자본주의체제를 죽음에로 이어놓았으며 미구에 중세봉건체제가 근대자본주의체제로 전환되었던 것과 같은 커다란 체제전환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체제가 사회주의체제로 전환될 리는 전혀 없습니다. 자본주의는 노사간 갈등과 대립, 빈부격차와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자기혁신의 길을 걸어왔으며 자정기능을 통해 인간의 자유와 평등, 행복을 추구해왔습니다. 재산과 소유권의 개념이 시대발전과 함께 바뀌고 있고, 각종 조세제도와 서민·약자 우선정책을 통해 이윤과 부의 편중을 차단하고 사회경제적 약자 구제장치를 계속 보강하고 있습니다. 노동3권 확대와 복지사회건설로 계급갈등과 대립의 문제는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됩니다. 자본주의나라에서 사회주의혁명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의 우수성과 생명력을 말해줍니다. 사회주의종주국이 자본주의로 전환됐습니다. 자본주의가 쇠퇴 몰락하고 있다는 주장은 거짓 선전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조선은 인민이 주인된 존엄 높은 나라, 일심단결의 위력으로 전진하는 정치사상강국, 사회주의의 표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사회주의의 표본'이라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지도이념으로 하는 통상적인 사회주의가 아닙니다. 1970년대까지는 여타 사회주의나라들과 마찬가지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지도이념으로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980년 제6차 당대회에서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저버리고 주체사상을 단일 지도이념으로 채택했습니다. 주체사상은 수령론과 사회정치적생명체론이 핵심골간입니다. 사람중심, 인민대중중심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는 명분에 불과하며 모든 권력은 수령 1인에게 집중돼 있습니다. 주체사상은 봉건왕조시대에나 가능한, 반시대적이고 반인민적인 지도이념입니다. 수령세습독재를 이상으로 삼고 있는 주체사상은 진정한 사회주의 이념으로 될 수 없습니다. 사유재산제도를 부정하고 인민독재를 실시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김씨 일가가 모든 권력과 재산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사회주의의 표본'이라는 주장은 희대의 사술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역사는 사회주의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고 있으며, 사회주의는 인류가 염원하고 지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북한이 사회주의의 역사적 정당성을 선전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지금 제국주의자들이 지구상에서 사회주의를 없애보려고 발광하고 있지만 사회주의는 의연히 세계 진보적 인류의 마음속에 깊이 간직되어 있으며 자기의 궤도를 따라 전진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제국주의자들이 제아무리 사회주의를 말살하려고 책동하여도 역사의 흐름을 거꾸로 돌려세울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오늘날의 사회주의는 가장 우월하고 생명력 있는 강력한 실체로 급부상하여 자본주의를 압도하고 있으며 자본주의는 쇠퇴의 심연속에 깊숙이 빠져들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런 내용에 근거해 볼 때, 사회주의의 '역사적 정당성' 선전은 대러 밀착관계 형성 이후 자본주의 러시아와의 교류협력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사회저변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자본주의사회에 대한 동경과 모방 분위기를 차단하고 북한 '우리식 사회주의'를 방어해 보려는 선전술책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인간의 사회적 본성이 변할 수 없는 것처럼 인류의 이상도 변할 수 없으며 역사발전의 방향도 결코 달라질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마르크스는 인류역사가 원시 공동체 사회에서 고대 노예사회로, 다시 중세 봉건사회를 거쳐 근대 자본주의사회로 발전한 다음 최종적으로는 사회주의(공산주의)사회에 도달한다는 역사발전 5단계설을 주장했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검증도 안 되고 과학적 근거도 없는 마르크스의 주장을 철석같이 믿고 사회주의폭력혁명을 일으켜 수천만 명을 처단해가며 사회주의를 건설했지만, 그 사회는 풍요가 넘치는 이상사회가 아니라 폭압과 기근, 아사로 얼룩진 인간 이하의 사회였습니다. 마르크스의 주장도 사회주의의 역사적 실험도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주민들은 노동신문의 철 지난 역사발전단계설 주장을 접하면서 북한의 오늘과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