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코로나비상방역조치 찬양일색 선전“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오중석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5월 22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우리당 방역정책의 과학성과 정당성을 깊이 새기고 오늘의 방역대전에서 드팀없이 구현해 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당중앙의 결정과 지시"로 인해 악성전염병의 전국적인 전파 상황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와 같은 성과를 이룩한 것은 "당의 현명한 영도와 우리식 사회주의제도의 정치사상적 우세, 조직력, 단결력이 안아온 빛나는 결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당(黨)은 악성비루스 발생초기부터 위생방역체계를 국가비상방역체계로 전환하고 방역대책들을 엄격히 세우도록 조치했으며, 총비서동지는 정치국회의에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채택하고 전국적인 봉쇄조치와 비상방역체계를 가동시킴으로써 전파상황을 안정적으로 억제, 관리할 수 있는 담보가 마련됐다고 선전했습니다. 북한이 "세계방역사에 단 한명의 감염자도 없는 최장기록"을 세운 것은 "당의 비상방역정책이 열백번 정당하다"는 것을 실증하는 것이며 중요당회의에서 내린 조치들은 "악성비루스감염증을 최단기간에 차단, 소멸할 수 있는 명안"이었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각급 당조직들은 현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공산주의 미덕과 미풍을 사회의 작풍으로 배양"시키고 "애국주의, 집단주의, 사회주의정신을 강화"하여 "악성비루스와의 전민항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던 전염병 전파상황이 안정적 관리상태에 들어가게 된 것은 당과 총비서의 엄격한 방역정책 때문이라고 선전했습니다. 모든 공을 통치집단에게 돌리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제8차 정치국회의(5.12)에서는 방역위기상황을 엄정히 분석하고 주동적으로 과단성있게 최대비상방역체계를 가동시킴으로써 "신형코로나비루스의 전파상황을 안정적으로 억제, 관리하고 감염자들을 빨리 치유시켜 전파근원을 최단기간내에 없앨 수 있는 담보가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당중앙의 결정과 지시에 따라 "악성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전인민적인 방역투쟁이 전개"됨으로써 "전국적인 전파상황이 점차 억제되어 완쾌자 수가 날로 늘어나고 사망자 수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지역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추진하는 방역대책은 전통적인 민간요법에 불과한 것이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는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번 돌발사태로 인해 북한의 감염병 대응방식이 매우 비과학적이며 조악하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입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세계적으로 "전국적 범위에서 완전한 봉쇄조치를 실현한 나라"는 오직 북한 밖에 없다며, 당의 방역정책을 "절대적 진리로 받아들이고 드팀없이 관철"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한의 '전면봉쇄위주 방역대책'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사설은 "세계적으로 악성비루스의 확산이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것"은 비루스의 강한 전염력 보다는 "전파되고 있는 나라들에서 그 전파공간을 차단하기 위한 국가적인 봉쇄가 미약한데 원인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전파력이 강한 비루스라고 하여도 지역간, 사람간 전파공간만 차단해 놓으면 얼마든지 전염병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다"고 단정했습니다. 또한 북한 경내에 "악성비루스가 유입되지 못하도록 선제적이며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하는 것은 비상방역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적인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이 국경봉쇄와 함께 지역별, 단위별, 부문별로 전면적인 봉쇄조치를 최고의 방역대책이며 가장 과학적인 조치라고 주장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북한의 열악한 보건의료수준이 폭로될까봐 우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보건안보지수'는 세계 195개 평가국중 193위로 소말리아(194위)와 적도기니(195위)의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번 사설이 '전면적 봉쇄조치'를 "가장 혁명적이며 정당한 투쟁방략"이라고 선전하는 것은 열악한 보건의료수준을 숨기지 위한 '거짓선전' 책동입니다.

중석 : 이번 사설은 코로나사태의 엄중함과 김정은의 조치를 상세하게 다루면서도 가장 중요한 원인규명과 치료조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김정은의 '감염병 지도력 선전'에만 집중하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북한은 이번 코로나비루스 확산세를 '건국이래 대동란'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이처럼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게될 경우에는 가장 시급한 것이 과학적인 원인규명입니다. 그 다음에는 사망자가 늘어나지 않도록 신속하게 치료하는 일이며, 이어 코로나비루스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고, 이미 확산된 지역에서는 코로나비루스를 신속하게 박멸하는 일입니다. 일의 순서가 이럴진대, 북한 통치집단은 모든 매체를 동원해 김정은의 '감염병 지도력 찬양'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번 감염병확산과 사망자발생은 김정은의 잦은 대규모 정치행사 때문이며, 국경봉쇄 외에 국제사회에서 권장하는 백신접종을 포기하고 각국에서 검증된 의학적 치료대책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의 감염병 지도력 찬양 선전은 이와 같은 김정은의 '감염병 정책실패'를 은폐함으로써 주민들의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과 동요를 차단하고 그의 권위보전을 앞세워 이번 위기국면을 해소하려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공산주의미덕, 미풍"을 배양시키고 "애국주의, 집단주의, 사회주의정신"을 강화해 "악성비루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비과학적인 정신승리'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지난 2년 동안 지구촌은 코로나비루스 팬데믹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상적인 나라들은 백신접종과 치료제를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봉쇄위주로 대응했던 중국은 뒤늦게 방역망이 뚫려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북한은 "중국 공산당을 따라 배우라"고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식 봉쇄와 공산주의, 집단주의 사회주의 강화로 코로나를 극복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코로나감염증 확산 앞에서 이와 무관한 '공산주의이념'을 강조하고 있는 북한 통치집단에 대해 그들의 무능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중석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