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2023년을 ‘무력강화, 전쟁동원준비, 실전능력제고의 해’로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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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오중석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1월 1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위대한 우리 국가의 부강발전과 우리 인민의 복리를 위하여 더욱 힘차게 싸워나가자"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지난해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전원회의 확대회의의 주요 내용을 요약정리해 놓았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 보고에서 2022년도 대내외정책에 대해 '진전과 성과'가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가운데, 핵무력정책 공식법화는 "전략적 지위를 세계에 명백히 각인시키는 역사적 과제를 해결한 것"이라며 '핵무력 강화'를 가장 큰 성과로 앞세웠습니다. 한편 2023년을 "공화국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준비와 실전능력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선포하고, 대내과업으로 '패배주의와 기술신비주의 청산, 경제지표와 중요고지 및 점령방도, 살림집과 농촌건설, 인민생활 변화, 대중운동 조직, 각급 당조직의 전투력 강화, 5대당건설노선' 등을 제시하였습니다. 대미, 대남과제로는 '강대강 정면승부'의 대적투쟁 원칙을 재확인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체계 개발, 전술핵무기 다량생산 및 핵탄보유량의 기하급수적 확대, 군사위성발사 등을 강조했습니다. 폐회사에서 김정은은 "우리의 구상과 결심대로 우리가 정한 시간표대로" 진군을 가속화해나갈 것임을 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오중석 : 이번 기사는 6일간에 걸쳐 진행된 제8기 제6차전원회의 확대회의 내용중에서 대내과제보다는 핵무력 강화를 중심으로 한 대미, 대남 대적투쟁 원칙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전원회의 보고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세계유일무이의 핵법령발포로 심대한 타격"을 받고 "공포와 불안속에 전전긍긍하면서도 그 악착성과 발악상에 있어서 세계인류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극도의 대조선고립압살책동에 매달리고 있다"며, 미국과 한국, 국제사회의 제재조치를 극렬하게 비난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각종 핵타격수단들을 남조선에 상시적인 배치수준"을 유지하고 "군사적 압박수위를 최대로 끌어 올리는 한편 일본, 남조선과의 3각공조 실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아시아판 나토와 같은 새로운 군사블럭을 형성하는데 골몰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 한국의 대응활동은 그 귀책사유가 북한에 있습니다. 지난해 북한은 70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북한이 핵무력 강화 원인과 책임을 미국과 한국에 전가하는 것은 적반하장의 극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 이번 전원회의 보고는 2023년을 "공화국무력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강화하는 해, 전쟁동원준비와 실전능력 제고에서 전환을 일으키는 해"로 만들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거듭되는 '핵무력강화 정책'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북한 세습권력은 세습의 정당성과 사회주의 정체성 문제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받게될 것입니다. 최근 이를 의식한 북한 통치집단은 '조선노동당의 8,000년설'을 퍼뜨리고, '백두혈통 만년'을 선전하고 있습니다. 올해 김정은 정권은 새로운 10년독재를 위한 명분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어느 나라든 독재권력이 10년을 넘길 경우 인민들의 권력에 대한 피로와 엘리트들의 이탈움직임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핵무력강화 정책을 변함없이 강행하려는 이유는 '핵무력강화 정책'만이 인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엘리트들을 통제할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인식한데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장기독재자들이 권력유지의 고비를 넘기기 위해 동원하는 전형적인 수단은군사력 강화와 빈번한 도발 그리고 전쟁입니다. 나라의 주객관적인 조건과 정치경제적 형편상 전혀 합리적이지 않고, 인민들도 원하지 않는 핵무력강화정책은 장기세습독재의 연장술책에 불과한 것입니다.

오중석 : 이번 기사는 제8기 제6차전원회의 확대회의 '결정내용' 중에서 대내과제 보다는 대미, 대남과제를 비중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이 북한의 2023년도 대미, 대남과제 선전에 집중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김정은 보고는 '대미, 대남 과제 제시'와 관련하여, 우리의 핵무력은 "억제실패시 제2의 사명도 결행하게 될 것"이며 "제2의 사명은 분명 방어가 아닌 다른 것"이라고 핵 선제공격을 협박했습니다. 또한 "신속한 핵반격능력을 기본 사명으로 하는 또 다른 대륙간탄도미사일체계를 개발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그리고 "남조선괴뢰들이 의심할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며 대적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고려할 때 이번 기사의 대미, 대남과제 집중선전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의 강도높은 군사적 도발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방어훈련과 강경대응으로 일관하자 이에 대한 반발과 대내 응집력 강화를 노린 선전책동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북한의 어떠한 핵무력 도발도 미국과 한국, 동맹들의 방어능력을 무력화시킬 수 없으며 오히려 북한체제 몰락의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 이번 기사는 이번 전원회의 5개 의정중 네 개의 의정에 대해서는 내용을 소개하였지만 네번째 의정인 '혁명학원에 대한 당적 지도'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북한은 정권친위대 양성을 위해 만경대혁명학원과 강반석혁명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혁명학원에는 항일빨치산과 6.25전쟁전사자 유자녀, 남조선혁명가유자녀, 당과 국가 고위순직자유자녀 및 공로자 자녀들만 입학할 수 있습니다. 혁명학원 학생들은 사상, 충성, 군사 교육을 집중적으로 받으며 대학졸업 후 당과 국가 핵심 요직에 배치됩니다. 주민들은 이들에 대한 특혜교육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북한이 평등을 지향하는 사회가 아니라 특정 가문과 특정 계급을 따로 인정하는 불평등 사회라는 의혹과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