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당 결정의 결사관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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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4월 6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무조건적인 집행정신으로 당 결정을 완벽하게 관철하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먼저 전체 인민이 "당중앙전원회의 결정을 높이 받들고 국가부흥의 전환적 국면을 열기 위한 투쟁에 총매진"하고 있다고 선동했습니다. 12개 중요고지 점령을 향한 열기와 불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으며 당 결정관철을 위한 투쟁의 분분초초가 흐르고 있다고 적어, 당 과업관철의 절박함을 호소했습니다. 일군들과 당원들에게 제8차 당대회 결정관철의 세번째 해인 올해는 '5개년 계획완수' 여부가 달린 중요한 해라는 점과 당 결정과업 관철이 당중앙의 절대적 권위를 옹호보위하는 사업이라 점을 환기시키면서 "몸이 열쪼각, 백쪼각이 나도 무조건 집행하는 결사관철의 투쟁기풍을 확고히 견지" 해야한다고 압박했습니다. 이어, 천리마 대고조시기 전세대들의 투쟁을 거울삼아 과업관철투쟁에 충성을 다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특히 농업부문 당조직들에는 일군들과 근로자들이 쌀로써 당을 받들고 혁명을 보위한다는 비상한 각오를 가지고, 농사작전과 지휘, 농사일에 책임적이고 주동적으로 나서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지난해 12월 제6차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12개 중요고지' 점령을 호소하면서도 어려운 조건과 환경을 자주 언급했습니다. 인민경제발전 기본목표 달성이 벽에 부딪쳤다는 지적인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우리 앞에 나선 투쟁과업은 방대하고 애로와 난관도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막아서는 곤난이 혹독하고 한걸음 한걸음의 전진이 간고"하다는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창조성, 진취성을 마비시키고 변혁의 전진을 저애하는 온갖 장애물들을 단호히 제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처럼 인민경제발전을 둘러싼 여러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문제의 근원이 되는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립경제발전의 전성기를 펼쳐야 한다며 김일성이 정권 초창기에 제시한 자력갱생노선에서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점을 확고히 했습니다. 자력갱생으로 인민경제 회생이나 발전은 불가능합니다. 북한 통치집단은 인민경제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 비과학적이고 비효율적인 우리식 사회주의제도와 자력갱생노선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혁명적인 개혁개방 조치에 신속히 나서야 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인민경제 기본목표 '12개 중요고지' 중에서알곡생산과 살림집 건설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통치집단은 인민경제발전보다는 '핵무력 강화행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인민경제발전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 정권은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2016-2020)을 내놓으면서 '휘황한 설계도'를 자부했습니다. 하지만 핵개발에 따른 유엔 제재강화와 폐쇄적인 경제발전 노선의 한계로 실패를 자인했습니다. 2021년 제8차 당대회에서 '경제발전 5개년계획'(2021-2025)을 새롭게 내놓고 올해 3년차를 추진 중에 있지만, 2021년(-4.5)과 2022년(-0.5)은 마이너스로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제8기 6차전원회의에서 경제발전 기본목표로 결정된 '12개 중요고지'는 올해 1월에 알곡, 전력, 석탄, 압연강재, 유색금속, 질소비료, 시멘트, 통나무, 천, 수산물, 살림집, 철도화물수송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목표들은 1980년 제6차당대회에서 제시된 '10대 전망목표'와 유사하며 시대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과거 답습에 얽매인다면 실패를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제8차당대회(21.1), 당 제8기 제4차(21.12)와 제6차(22.12), 제7차전원회의(23.2)에서 결정한 과업들에 대해 완벽한 집행을 주문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당 결정사항의 결사관철에 집착하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에서 눈여겨 볼 점은 당 결정의 결사관철은 "당중앙의 절대적 권위를 백방으로 옹호보위"하는 중대한 사업이라고 선포한 것입니다. 당중앙 결사옹호보위를 제1 사명으로 하는 일군과 당원들의 신성한 의무는 당 결정의 착실한 집행에 있다는 것입니다. 경제목표관철이 인민경제생활향상보다는 '김정은 옹호보위'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12개 중요고지 중 알곡 생산과 살림집 건설을 강조한 것 또한 인민들의 '최저수준' 생활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이런 내용들을 고려할 때 당 결정 결사관철 주장은 당 8차대회 기간(2021-2025)에도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세습권력유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대미, 대남 '강 대 강 정면대결' 국면을 계속 이어가기 위한 내부 결속과 기강잡기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사설은 당 결정 관철이 단순한 '경제실무적 문제'가 아니라 당중앙의 권위보위를 위한 '중대한 정치투쟁'이라는 것을 대중에게 각인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의 사회주의 혁명은 완수된지 오래됐지만 아직 사회주의사회가 완전히 실현된 단계는 아니며, 지금은 '사회주의 완전실현' 이전인 '사회주의의 전면적 부흥발전' 단계로 보고 '계속 혁명'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혁명투쟁의 방법으로 경제투쟁과 정치투쟁, 합법과 반합법, 비합법 투쟁을 제시하고 있으며, 투쟁원칙으로 각 투쟁의 배합과 경제투쟁의 정치투쟁으로의 전환을 매우 중시합니다. 이번 사설에서 경제목표 관철이 경제 실무적 차원을 넘어 중대한 정치투쟁이라는 주장도 이런 투쟁원칙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공산주의를 실현할 때 까지 사회주의 혁명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모든 혁명투쟁은 결국 세습독재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치투쟁'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자기의 심장속에 인민경제발전을 위한 투쟁이 결국은 '김정은 권위보위를 위한 정치투쟁'이라는 사실을 새겨야 한다는 주장에 경악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