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당원 ‘혁명적 수령관’ 확립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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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4월 30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당조직관념은 곧 혁명적 수령관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당조직을 대하는 당원들의 관점, 당조직 규율을 준수하려는 당원들의 자각성이 어떠한가에 따라 당을 조직사상적으로 강화하고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세우는 사업의 성과여부가 결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당조직 관념은 "당원들이 당조직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인데, 이는 당원이 당조직을 어떻게 보고 대하며 당조직의 지도와 통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조직관을 말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당조직의 임무는 ①당원들을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중심인 수령과 조직사상적으로 결합시키고 ②그들이 수령이 안겨주는 정치적 생명을 빛내어 나갈 수 있게 해주며 ③사회정치적 집단의 모든 성원들을 수령의 사상과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도록 이끌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당조직에 수령이 제시한 노선과 정책은 하나의 영도체계에 따라 집행되어야 한다"며, 수령유일영도체계확립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당원들에게 "수령의 영도가 당조직을 통하여 실현된다는 인식을 바로 갖도록 하고, 당조직관념에 관한 문제가 당원들이 당조직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문제이지 당조직을 책임진 일꾼과의 관계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데 이어, 책임일꾼들의 자기특수화 현상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영도의 중심은 오직 하나이며 영도중심과 영도체계는 서로 분리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당원들에게 '수령유일영도체계'에 대한 명확한 인식확립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당조직을 떠나서는 그 누구도 수령과 혈연적으로 연결될 수도, 수령께 충실할 수도 없다"고 경고하면서 "아무리 풍부한 지식과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당조직 밖에서는 수령의 구상과 의도를 알 수 없으며, 따라서 그 지식과 재능은 조국의 부강발전에 이바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당조직으로부터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곧 수령이 안겨준 사회정치적 생명을 저버린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벌써 죽은 목숨이나 같다"고 말해, 당원의 조직이탈을 겁박했습니다. 이처럼 북한통치집단이 당원들에게 당조직의 혈연적 유기체를 강조하고 수령이 준 사회정치적 생명이 부모가 준 육체적 생명보다 더 중요할 뿐 아니라 영생하는 생명임을 주장하며, 수령은 어버이, 당은 어머니, 인민대중은 자식이라고 세뇌선전하는 것은 수령에 대한 절대 충성과 효성을 이끌어 내려는 사상개조사업입니다. 북한은 이외에도 '공산주의, 사회주의형 인간'과 '주체형 인간' 만들기, '공산주의적 혁명가' 만들기 등 다양한 인간개조사업도 실시해 왔습니다. 이러한 인위적인 사상개조, 인간개조사업은 반인격적이고 반인도주의적인 심각한 인권침탈행위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당원들에게, 김일성의 유일 절대권력 확립과 김정일의 권력세습 정당화를 목표로 만든 '혁명적 수령관'에 대해 '올바로 인식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의 혁명적 수령관 학습 요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모든 당원들에게 "당조직관념은 곧 혁명적 수령관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당조직을 존엄하게 대하고 당조직에 철저히 의거하여 사업하며 생활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혁명적 수령관은 김정일이 김일성의 유일지도체계확립을 위해 제시한 이론적 기초입니다. 그 핵심은 혁명의 주체와 역사의 창조자는 인민대중이지만 노동계급이 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수령의 영도가 필수적이고 결정적이라는 것입니다. 이 혁명적 수령관에 의해 조선노동당은 수령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게 되었고, 수령은 모든 권력을 틀어쥔 절대 권력자로 변모되었습니다. 그리고 혁명적 수령관은 김씨 일가의 독재권력과 세습권력을 보존, 강화하는 데 핵심기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당원들이 혁명적 수령관을 체득하고 이를 인민대중에게 철저하게 적용할 경우, 잃을 것은 인민대중의 권리와 자유이며, 얻을 것은 김정은의 철통 같은 강압통치입니다. 인민대중을 위해 혁명적 수령관은 폐기돼야 마땅합니다.

양성원: 혁명적 수령관은 2021년 1월 당 제8차대회 개정규약에 '김정은의 기본정치방식'으로 규정된 '인민대중제일주의'와 배치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사가 '혁명적 수령관'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혁명적 수령관을 당조직관으로 삼아야 할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적시했습니다. ①수령영도가 당조직을 통해 실현된다는 인식을 바로 갖고 ②당조직 관념에 관한 문제가 당조직을 대하는 관점과 태도문제이지, 책임일꾼과의 관계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인식해야 하며 ③당생활을 조직하고 지도하는 일꾼을 당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면, 그의 비위를 맞추고 눈치를 보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④당조직을 책임진 일꾼들 속에서 자기를 당조직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여기면, 세도를 쓰고 전횡을 부리는 것과 같은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⑤이에 더해 수령만이 전당을 대표하며, 당세포로부터 당중앙위원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당조직의 중심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같은 적시내용에 근거해 볼 때 이번 혁명적 수령관 강조는 당원들의 수령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고, 인민대중들의 수령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당조직관에 문제가 있는 일부 책임일꾼들에게 돌려 수령의 책임을 모면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당조직의 중심은 사회정치적 생명체의 최고 뇌수이며 단결과 영도의 중심인 수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1917년 볼세비키들은 혁명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의 '권력'을 주창했으나 혁명 후 노동자계급의 '독재'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노동자계급의 '자유'를 말살하는 혹독한 독재를 실시했습니다. 노동자들의 반란을 제압한 소련은 전체주의 독재국가로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북한은 전체주의 독재자 스탈린에 의해 주조됐습니다. 수령제가 김씨 일가의 전체주의 독재를 위한 핵심장치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는 주민들로서는 북한 통치집단의 암담한 현실인식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