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김정은 ‘탁월한 수령’ 만들기 선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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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8월 22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탁월한 수령께서 우리를 인도하신다"라는 '정론' 기사입니다. 이 정론은 "현대사는 물론 인류사의 전 행정에 한번 선택한 자기의 진로를 대를 이어 변함없이 가는 인민은 조선인민밖에 없다"면서 "남들이 저마다 사회주의를 포기할 때에도 조선은 그것을 철저히 지켜낸 나라"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총비서동지는 새시대 당건설사상과 이론 및 방법론적 문제들을 전면적으로 정립하고 모든 승리의 조직자, 향도자인 조선노동당의 영도력을 비상히 강화"했다며 김정은을 찬양했습니다. 특히 김정은은 "인류의 정의와 진리의 최고대표자이며 자주적인 인민의 투쟁진로를 가리켜주고 그 행로위에 백전백승의 역사만을 수놓아가는 혁명의 태양, 인민의 탁월한 수령"이라고 그를 숭배했습니다. 또한 인민대중제일주의는 김정은 "혁명사상의 핵"이고, 여기에 "수령의 정치이론과 정치철학이 집약"되어있다고 밝히면서 그의 인민대중제일주의 주창을 '사상적 업적'으로 소개했습니다. 김정은은 생사결단의 화선길에서 눈보라폭염강행군, 새벽심야강행군 뿐 아니라 피타는 사색저술강행군, 노선탐구강행군을 걸어왔다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인민을 위한 희생'으로 부각시키고,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성'을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정론은 김정은을 "탁월한 수령"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10년간의 통치활동을 '혁명의 진로제시' 차원에서 압축하여 소개했습니다. 이미 폐기했어야 할 '수령제'를 계승강화하겠다는 것인데요,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정론은 "역사의 진로는 탁월한 수령만이 밝혀줄 수 있다. 수령이 차지하는 절대적 지위와 결정적 역할이 무엇보다 여기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혁명의 최고뇌수인 수령만이 시대와 인민이 나아갈 길을 정확히 밝혀줄 수 있고 단결의 중심인 수령의 영도에 의해서만 인민은 시대의 전진을 떠미는 강력한 주체가 될수 있다"고 적어 주체사상의 '수령론' 내용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그리고 "국가통수나 정치지도자는 선거나 지지율에 따라 결정되지만 수령은 인민이 심장의 가리킴으로 스스로 우러르게 되는 것이며 전인민적인 총의와 민심의 분출로 높이 모시게 되는 것"이라며 수령제가 마치 인민들이 원해서 만들어진 친인민적 제도인양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수령제는 김씨 일가 세습독재를 가능케한 가장 비민주적이고 반인민적인 제도입니다. 통치자를 우상화하고 신격화하는 수령제는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정론은 김정은이 '초인적인 능력'과 '위대한 인품'을 소유하고 있으며 선대수령들 보다 더 뛰어난 '지위와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처럼 극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가식적이고 날조된 '김정은 수령자질' 선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민주주의국가에서는 국민들이 지도자를 선출할 때 후보들의 학력과 경력, 경선과정에서 들어난 자질과 능력, 품성을 객관적으로 비교하여 가장 출중한 인물을 선택합니다. 이러한 민주적 선출 절차가 없는 북한에서는 수령과 후계자의 지위 및 역할, 이들이 갖추어야할 자질과 품성을 미리 정해놓고 여기에 꿰맞추어 선전하는 방식으로 '수령의 위상'을 조작해냅니다. 이번 정론은 그 조작정도가 너무 지나쳐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김정은 동지의 천재성과 비범성은 탁월한 수령으로서 지니신 위대한 천품"이며, 그것은 "인류의 두뇌와 지성의 높이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는 주장이나, "만민이 우러러 경탄을 금치 못하는 탁월한 수령으로서의 천재적 예지와 특출한 정치실력,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위인세계는 과연 어디에 그 무한한 원천을 두고 있는가"와 같은 '우상화 선전' 내용들이 그렇습니다. 이러한 극찬일변도의 짜맞추기식 수령선전이 비난받는 이유는 그의 정치력과 지도력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불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오중석: 이번 정론은 오늘의 승리가 "김정은의 불면불휴사색과 심혈, 천재적이며 정력적인 사상이론활동, 비범한 정치실력과 영도예술의 힘"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의 '영도능력띄우기'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정론은 김정은 시대 10년이 "한치의 착각이나 탈선에 국가존망이 좌우될 수도 있는 그런 첨예한 순간들의 연속"이었으며, "연이어 닥쳐온 난관들은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사상최악의 것"이었고, 그 고난은 "세월을 거듭하면서 압축될대로 압축"된 것이었다며 '미증유의 최대국난'이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지금 건국이래 가장 간고한 시기를 경과"하고 있고 "이제, 보다 더한 고난을 각오 해야하며 아무리 어려운 길이라 해도 반드시 헤쳐나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볼 때 김정은의 '영도능력띄우기'는 제7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이 실패로 끝난데다 제8차 당대회에서 내세운 '새로운 경제발전 5개년계획'마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의 지도력이 입을 수 있는 타격을 최소화하고 내부불만에 대한 단속의 고삐를 다 잡으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정론은 '인민대중제일주의'에 의해 인민이 최상인 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주장하지만 "수령께 끝없이 충실하고 충실하고 또 충실하자"는 수령충성으로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선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정론은 인민의 뜻이 "최고의 진리"이고 인민의 지향이 "최고의 정로"라고 주장하면서도 곧이어 이를 뒤엎고 수령절대주의와 수령에 대한 '절대충성'을 강조하는 이율배반적인 논조를 거리낌없이 반복해 펼침으로써 주민들의 이성적인 의식세계를 의도적으로 마비, 파괴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인민의 존엄"과 "인민의 영광"을 위해 영도력을 발휘 한다고 해도 주민들이 그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해야할의무나 책임은 없습니다. 주민들은 피땀흘려 생산한 성과물을 수령과 당이 아무런 대가없이 '국가할당량' 몫으로 강탈하는 것도 모자라 정신세계까지 옭아매려는 수령우상화 선전과 충성강요에 반감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