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오중석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9월 1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전면적으로 구현해 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사회주의조국의 위대성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며 "전반적인 국력을 최고의 높이에 올려세우려는 강렬한 의지"이자 "시대의 주도적인 사상감정"으로 "조국과 인민을 하나의 운명공동체로 결합"시키고 "전체 인민을 국가부흥을 위한 투쟁에로 떠밀어 주는 사상정신적 원천"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이어 "인민의 마음속에 간직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분출시키고 전면적으로 구현해 나가는데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길"이 있다면서우리 국가제일주의의 전면적 구현은 "역사적 대업을 자체의 힘으로 이룩하며 질풍노도처럼 전진해온 자랑찬 성과를 긍지높이 자부"하고 "조국에 대한 열렬한 사랑, 아름다운 내일에 대한 신심에 넘쳐 백배로 분투하여 떨쳐 일어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국가제일주의 시대는 "총비서에 의해 펼쳐진 시대"이며, 인민에게는 "우리 수령제일주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므로 "총비서동지의 영도를 받는 크나 큰 긍지와 자부심을 깊이 간직"하고 그의 "구상과 의도를 철저히 관철"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당과 근로단체들은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높이 발양시키기 위한 사상교양사업"을 공세적으로 벌려 "온 사회에 애국열, 투쟁열, 창조열"이 차넘치게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김정은에 의해 '우리 국가제일주의'가 펼쳐졌다며 그의 '10년 행적'을 극찬했습니다. 이것은 김정은의 '행적'을 '통치이데올로기'로 정교화하는 작업에 나섰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와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사설은 총비서동지는 "국방력강화의 최전성기"를 펼쳐 "강력한 군사적 담보를 마련"하고 "대건설사업들을 줄기차게 내밀도록 하여 인민의 행복의 웃음소리가 차넘치게 한분"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이어 "총비서동지께서 계시기에 우리 나라는 굳건"하고 우리 앞길에 "양양한 전도가 기약되어 있다는 것"이 "지난 10년간 투쟁의 역사적 총화"이며, "인민의 심장속에 간직된 억척불변의 신념"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런 주장은 시련과 고난으로 점철된 '김정은 10년 통치'를 '우리 국가제일주의'라는 '이데올로기적 외피'를 씌워 김정은 정권의 총체적 실패를 은폐하려는 것입니다. 현재 김정은 정권은 '핵미사일정치'에 따른 국제제재와 코로나19 감염병 사태 장기화, 자력갱생과 국경봉쇄로 인한 대외무역체계 붕괴로 인민경제기반이 무너짐으로써 최악의 경제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런 객관적 사실에 대한 인민들의 인식과 신념 체계를 왜곡하는 이데올로기 조작행태는 중지되어야 마땅합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김정은의 '애국애민 사상'으로 우리 국가제일주의와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부각하여 선전하고 있지만, 수령제일주의를 벗어나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의 '수령제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사설은 '우리 국가제일주의' 구현방법으로 "국기와 국장, 국가를 비롯한 국가상징을 신성하게 대하고 국가의 모든 법을 절대존중하는 기풍이 전사회적인 기강으로 수립"되게 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저해하는 요소로 "남에 대한 의존심과 수입병, 본위주의와 단위 특수화"를 지목하고 이러한 "낙후한 사상을 단호히 뿌리 뽑고 국가적 이익의 견지에서 사업을 전개하는 기풍을 확고히 견지"해야한다고 선동했습니다. 또한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우리 국가의 정치풍토, 국풍으로 공고화하고 국가건설과 활동전반에 인민에 대한 멸사복무정신을 철저히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민에게 있어서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곧 우리 수령제일주의"라고 밝혀, 국가와 인민 위에 수령이 군림하는 수령제일주의가 '최상위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을 천명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절대성역'으로 여기는 '수령제일주의'는 김씨 일가의 권력세습과 1인독재를 정당화하고 인민들의 저항의식을 말살하기 위한 사상적 통제기제입니다. 이데올로기의 주체는 수령이 아니라 인민이어야 합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당과 근로단체조직들에게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높이 발양시키기 위한 사상교양사업을 공세적"으로 벌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우리 국가제일주의 구현'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사설은 오늘 우리앞에는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해야할 무겁고도 중대한 과업"이 나서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올해의 전투계획을 성과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자라나는 새세대들을 애국자로 양성하고, 특히 청년들이 당의 요구에 "적극 탄원진출하여 청춘의 슬기와 용맹을 떨치는 대풍모"가 발휘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요구사항들은 김정은이 각종 회의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쏟아낸 과업들이 차질을 빚고 있을 뿐 아니라 성과를 낼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따라서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전체 인민들에게 애국심을 호소하여 노동력 투입을 극대화하고 청소년들의 사회적 일탈을 차단하며 내부결속을 통해 경제난을 돌파해 보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북한 통치집단이 반인민적인 이데올로기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우리 국가제일주의'는 구두선(口頭禪)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우리 국가제일주의의 전면적 구현'이란 "총비서동지의 영도를 받는 크나 큰 긍지와 자부심을 간직"하고 그의 "구상과 의도를 철저히 관철"하는 것이라고 단정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정상적인 국가의 국민들은 자신의 신념과 소신에 따라 우국충정과 애국심을 발휘합니다. 또한 지도자는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구상과 의도를 정책으로 수립하고 성과로 보답합니다. 지도자는 국민의 '노복'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때는 자리보전도 기약할 수 없습니다. 현대국가에서 지도자가 국민을 '거느리고 지도한다'는 '영도'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주민들은 노동신문이 극단적인 폐쇄정치로 세상물정에 어둡다해도 '총비서 영도를 받들고 관철하는 것'을 '우리 국가제일주의의 전면적 구현'이라는 주장에 대해 실소를 금치 못할 것입니다.
오 중석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