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양성원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10월 3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조선노동당은 헌신적인 복무와 훌륭한 결과로 인민을 떠받드는 위대한 어머니당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김정은의 말을 인용 "우리 당이 인민을 위하여 복무하는 어머니당으로서의 책임과 본분을 다해나감으로써 우리 인민들은 당의 품을 진정한 어머니품으로 여기고 자기들의 운명과 미래를 전적으로 의탁하고 있으며 당의 믿음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하여 충정을 바쳐가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어 "조선노동당은 인민에 대한 멸사복무를 존재방식, 당풍으로 하는 위대한 당으로 인민의 소박한 목소리를 노선과 정책에 담고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시책을 실시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인민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를 획득한 우리 당의 영도사는 어머니당 건설의 시대적 귀감으로 된다"고 선전했습니다. 또 "이 세상 그 어느 당도 엄두조차 낼 수 없는 가장 적극적이고 희생적인 헌신으로 인민을 신성히, 더 높이 떠받드는 한없이 은혜로운 조선노동당이었기에 지난 10여 년간 우리 인민은 자신들의 행복을 위하여 투쟁하는 어머니당의 진 모습을 마음속에 더욱 뚜렷이 새기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일군과 당원, 근로자들은 이 세상 제일 위대한 어머니당의 품속에 안겨 사는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안고 우리당 투쟁강령의 성공적 실행을 위한 보람찬 투쟁에 있는 힘과 지혜와 열정을 다 바쳐야 할 것"이라며 당에 대한 충성을 강요했습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전체 인민이 국정의 천만사를 오직 인민의 권익과 숙망을 실현하는데 지향, 복종시키는 당에 대해 다함 없는 고마움의 정으로 설레고 있다"며 민심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기사는 먼저 "어머니당, 이 부름은 그 어느 사상가나 정치가가 정식화한 말이 아니라 우리 인민들 스스로가 불러준 조선노동당 특유의 명예칭호이고 명함"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이 땅에 태를 묻고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생의 더 없는 행복과 긍지가 무엇인가'라고 물어보면 누구나 '자신의 꿈과 이상을 빛나는 현실로 꽃피워주는 어머니 우리 당의 품에 안겨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우리 인민은 운명도 미래도 끝까지 책임지고 보살펴주는 조선노동당의 품에 안겨 살면서 위대한 어머니당의 인민에 대한 복무의 진가를 똑똑히 새기었으며 붉은 당기와 운명을 함께 할 열의에 넘쳐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왜곡선전과는 달리 북한 인민대중들이 조선노동당에 대한 인식과 태도는 매우 사납습니다. 그 이유는 조선노동당이 도대체 뭐길래 인민들의 노동력을 평생에 걸쳐 착취하고, 인민들의 피와 땀으로 건설된 성과들을 김씨 일가 3대와 조선노동당의 탁월한 영도 결과라며 거짓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조선노동당은 인민들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단 한번도 제대로 받쳐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조선노동당은 인민대중을 속이는 거짓선전전을 청산해야 합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모든 것을 인민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이것이 우리 당의 정책기조이고 본태이며 정치신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선노동당의 인민복리증진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모든 나라의 첫째가는 대 인민기본정책은 자기 나라 인민이 생명을 유지보존하고 근로활동에 필요한 식량을 절대적으로 공급하는 일입니다.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수령-당국가인 북한에서 김정은과 조선노동당의 제1사명 역시 인민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령과 조선노동당은 지난 80여 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제1의 사명을 완수하지 못했습니다. 먹는 문제는 물론이고 입고 자는 문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김일성은 6.25전쟁을 일으켜 한반도 전체를 초토화시켰고 민족전체가 굶주림과 폐허 속에서 허덕이는 참화를 초래했습니다. 김정일은 고난의 행군기 수백만 명의 아사자 발생을 방치했으며 김정은은 주민생활안정과 향상에 투자해야 할 자원을 핵무기 양산과 핵전쟁 준비에 쏟아 붓고 있습니다. 핵무기 포기 없이 인민복리증진은 실현될 수 없습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인민들은 행복한 내일을 마련해주기 위해 만짐 위에 만짐을 덧놓으며 분투하는 위대한 어머니당의 사랑이 사무쳐와 눈굽을 적시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이처럼 '어머니당 선전'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기사는 "당을 어머니당으로 건설하는 것은 사회주의집권당의 필수적 요구이며 혁명을 이끄는 당은 어떤 경우에도 인민의 운명을 책임지고 이익을 옹호하는 근본이념에서 절대로 탈선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혁명적 당이 자기의 성격과 사명을 잠시나마 망각하고 그 무슨 주의만 표방하면서 권위주의적으로 나간다면 자기의 본태를 잃고 인민의 버림을 받게 되며 나중에는 혁명을 망쳐먹게 된다는 것, 이것이 세계사회주의 운동사가 새겨주는 심각한 교훈"이라고 거론했습니다. 그리고 "혁명적 당이 자기의 역할을 다해나가는 데서 인민의 참된 복무자, 진정한 어머니가 되는 것이 중차대한 과제로 나서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내용에 근거해볼 때 이번 어머니당 선전은 김정은이 약속한 먹는 문제 해결약속을 저버리고 허리띠를 다시 죄는 제2의 고난의 강행군 지속 전개, 3대 악법 제정과 사회통제 강화, 1만 8천원대의 원(북한)-달러 환율 급등과 같은 당의 정책실패를 은폐하고 인민대중의 당에 대한 신뢰와 헌신을 이끌어 내어 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 이번 기사는 "전체 인민에게 세상에서 제일 좋은 것, 최상의 것을 마련해주려는 것은 우리 당의 숙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북한 주민들이 바라는 '가장 좋은 최상의 것'은 생명의 안전입니다. 그것은 핵전쟁으로부터의 안전입니다. 북한은 1993년 제1차 핵 위기와 2002년 제2차 핵 위기, 2017년 핵무력 완성, 2023년 핵무력정책 헌법화 등 핵전쟁 위기를 고조시켜 왔습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경제개혁과 개방을 기약없이 억누르고 있습니다. 반면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와 신격화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목도하고 있는 주민들은 이번 기사의 허황된 주장에 결코 설복되지 않을 것입니다.
양성원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