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잠수함탄도미사일 ‘북극성-3형 시험발사 성공’ 대대적 선전”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0월 4일자 면에 수록된 ‘지구를 굽어 본 우리의 북극성’이라는 정론입니다. 이 정론은 북한이 지난 10월 2일 시험발사에서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과 관련해 대대적인 자축성 선전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북극성-3형의 개발은 고금동서 강국들의 힘에 대한 모든 전설과 신화를 초월하는 참으로 놀라운 사변이 아닐 수 없다”며 시험발사 성공의 의미를 자의적으로 확대, 과장해석하고 있습니다. 북극성-3형 개발성공은 김정은의 영웅적인 영도에 의한 것으로 개발성공의 핵심공적을 김정은에게 돌렸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지난 7월 22일 잠수함탄도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새 형의 잠수함’을 건조했다고 공개했습니다. 그 후 70여일이 지난 10월 2일 북극성-3형의 시험발사가 성공함으로써 잠수함탄도미사일발사가 가능해졌다는 것인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핵폭탄으로 멀리 있는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방법은 ㉠공중에서 전략폭격기에 핵폭탄을 싣고 가, 목표물에 떨어뜨리는 방법과 ㉡지상과 해상에서 핵폭탄을 탑재한 미사일을 목표물을 향해 발사하는 방법 그리고 ㉢잠수함에서 핵폭탄을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세가지 중에서 적에게 가장 위협적인 것은 세 번째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입니다. 북한은 군사전략으로 기습전과 섬멸전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잠수함의 은밀성을 바탕으로 기습전에 유용한 전략무기입니다. 이번 정론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갖는 대적(對敵) 위협의 함의를 유난히 강조하고 있는데요. ①적대세력들의 뒤 잔등에 매달아 놓은 시한(폭)탄이며, ②가장 무서운 멸적의 비수이고 ③제재와 압박의 쇠사슬을 끊는 무기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이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더없이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할 것이며 사악한 목적을 이루기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오중석: 일반적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 노동신문의 이번 정론이 ‘북극성-3형 시험발사 성공’의 의미를 군사적으로 과잉 포장하여 선전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뒤따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상투적인 과잉 선전선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정론은 북한이 마치 세계를 움직이는 주인공이라도 된 양 호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적들의 첨단무기를 파철 더미로 만들 수 있는 기적 중의 기적을 이루었다”는 선전은 코웃음을 치게 합니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처음 시작한 것은 2016년 8월 24일로 이후 3년 정도 지났습니다. 그 이듬해인 2017년에는 바다에서 시험발사를 하지 못하고 지상에서 발사했습니다. 북극성-2형이 그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2일 시험발사가 세 번째입니다. 중국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하는데 20년 넘는 세월이 걸렸다는 점에서 볼 때 이번 북한의 시험발사는 걸음마 단계에 있으며, 지난 7월 22일 건조한 3000톤급 신형 잠수함에 탑재할 수 있는 과학기술력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오중석: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이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행사 하나를 소재로, 주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는 대(對)주민 우민화 선전선동에 연일 나서고 있습니다. 북한 통치세력들의 이와 같은 선전선동 책동을 어떻게 보십니까?

이현웅: 북한 주민들은 1993년 3월 북한 정권이 ‘핵확산금지조약(NPT: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탈퇴를 선언한 이후 핵 무기 개발에 모든 자원을 쏟아 붓는 무모한 정책으로 인해 먹지도 입지도 쉬지도 못하며, 오랜 세월 허리띠를 졸라매왔습니다. 이제는 핵 소리만 들어도 질릴 지경이라고 합니다. 이번 정론은 이런 점을 의식해 “북극성-3형 시험발사 성공이 김정은의 영웅적 영도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며 “김정은만이 안을 수 있는 불멸의 대공적”이라고 입이 마르도록 김정은을 칭송했습니다. 하지만 북극성-3형의 시험발사가 북한의 선전대로 성공했다 해도 축배를 들기는 이릅니다. 더욱이 북극성-3호가 북한체제의 안전을 담보하기 보다는 오히려 안전을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올 공산이 더 큽니다. 북한의 핵 무력 고도화는 안보 딜레마에 직면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은 북한의 북극성-3형의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 핵 잠수함과 같은, 북한의 신형 잠수함을 제압할 수 있는 ‘잠수함 건조계획’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북한은 경제력이 빈약한 나라가 인접한 부국과 군사력경쟁에 나서서 승리한 적이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북한이 북극성-3형 시험발사 성공을 대내외에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이유와 그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① 먼저,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 개발 이외에 정치 경제적 업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제재국면으로 인해 악화일로에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일신해보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② 다음은 지난 2월 하노이 미북(美北) 정상회담 결렬 이후 인민군 내부에서 미국의 군사옵션 채택 가능성에 대한 깊은 우려와 대미(對美) 패배의식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보려는 저의도 엿보입니다. ③ 그리고 주민들에게, 미국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더라도 핵무기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심어 주는 것이 내부 결속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④ 또한 대외적으로는 핵 무력 고도화의 속도전을 통해 국제사회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충격을 가할 경우, 어쩔 수 없이 북한을 핵 보유 국가로 인정하게 될 것이라는 안이한 술책에 따라, 선전공작에 매달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정론은 북한이 북극성-3형 시험발사 성공으로 “넓고도 깊은 보이지 않는 바다 속 그 어디에나 우리(북한)의 북극성은 자기의 발사시점을 정할 수 있고, 그 사정반경은 상상하고도 남음이 있을 진대”라며 북한의 잠수함을 이용한 공격능력이 세계적인 군사강국의 반열에 오른 양 선전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위협능력 선전이 주변국과 독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이현웅: 이번 정론은 북한이 그 동안 수 없이 반복해왔던 비핵화 약속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확신시키는 또 하나의 중요한 근거자료로 될 것입니다. 그리고 지난 10월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미북(美北) 실무협상의 결렬’이 보여 주는 바와 같이, 북한과는 대화보다 압력이 낫다는 인식전환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미국과 유엔안보리, 서방세계는 현재와 같은 대북제재로는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하게 될 것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대북(對北) 군사적 압박이 재 가동될 수 있는 빌미로 작용할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