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5대당건설방향 중핵은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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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0월 21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새시대 5대당건설방향을 따라 전당강화발전의 최전성기를 열어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중앙간부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한 기념강의(10.17)에서 "주체혁명의 새시대 당건설이론'을 전면적으로 밝혀줌으로써 당을 강화발전시킬수 있는 "사상이론적 무기가 마련" 되었다고 선전했습니다. 당 5대건설방향은 "위대한 수령님과 장군님의 불멸의 당건설사상과 업적을 견결히 옹호고수하고 독창적으로 발전풍부화시킨 새시대 전당강화발전의 휘황한 진로"라고 주장해, 기념강의를 김정은의 '사상적 업적'으로 내세웠습니다. 또한 새시대 당건설방향의 중핵은 총비서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전당은 "당중앙과 하나의 머리, 하나의 몸을 이룬 일심일체"가 되어야 하며, 당조직들은 "대중이 수령의 위대성에 진정으로 감복하고 수령의 영도에 절대충성하도록"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김정은의 당중앙간부학교 '기념강의'를 "혁명적 당건설사에서 특기할 불멸의 대강"이라고 추켜세우면서 지난 10년간 그의 사상이론활동을 긍정일색으로 부각시키는데 집중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에 따르면, 김정은이 "주체혁명의 새시대 당건설이론을 전면적으로 밝혀줌으로써 'ㅌ.ㄷ'(타도제국주의동맹)가 결성된 역사적인 날을 새로운 출발선으로하여 존엄높은 우리 당을 전도양양한 당으로 끊임없이 강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위력한 사상이론적 무기가 마련되게 되었다"며 김정은의 기념강의를 김일성의 '당건설'에 버금가는 '업적'으로 선전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지난 10년간 "불면불휴의 사색과 탐구로 우리 당의 강화발전을 위한 백과전서적인 지침들을 마련해"주었으며, 주체 100년대의 첫 진군길에서 "당의 혁명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정식화"하고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당의 최고강령으로 선포"했다고 부연했습니다. 하지만 김일성이 14세 때인 1926년에 조선공산당의 모체인 '타도제국주의동맹'을 만들었다는 주장은 거짓말입니다. 김정은의 지난 10년에 걸친 사상이론활동 역시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포장한 것 말고는 새로운 것이 없습니다. 진정한 당강화발전은 일당독재에서 벗어나 복수정당을 허용하는데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이 모든 당원들에게 '철저한 구현'을 지시한 '5대건설방향'은 ①정치건설 ②조직건설 ③사상건설 ④규률건설 ⑤작풍건설을 말합니다. 기존의 당건설방향을 세분화하여 제시한 것인데요. '5대건설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이 새로 제시한 당건설방향은 기존의 '조직, 사상, 영도예술' 건설 3개를 5개로 나누어 세분화한 것입니다. 정치건설은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확립사업을 심화시키는 것으로 다른 건설분야를 선도하고 규제하는 것이며, 조직건설은 조직의 결속과 신진대사, 전투력 보장을 통해, 당을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로 나아가는 전일체, 통일체로 강화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사상건설은 '당의 변색과 변질을 막고 혁명적이며 진취적인 발전을 견인하는 것으로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 반혁명적인 사상경향들과 비타협적인 투쟁의 강도를 높인다는 것이며, 규률건설은 전당적으로 규률준수기풍과 규률감독체계, 규률적용체계를 엄격히 세운다는 것입니다. 작풍건설은 일군들속에서 혁명적 사업기풍과 인민적 사업작풍을 체득하고 실생활에 구현토록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주장과 해설에서 알 수 있듯이 5대건설방향은 당중앙의 '당내 1인 독재'를 더욱 철저하게 확립하라는 것으로 요약됩니다. 유사이래 가장 반인민적인 '당 교의'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당(黨)이 조직, 사상, 영도예술 건설투쟁을 꾸준히 벌려 준엄한 난국을 이겨내며 "위대한 승리를 이룩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처럼 '후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당 5대건설방향'을 새로 제시한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기념강의'에서 크고 작은 당관련 행사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온 여타의 '당건설방향'과는 달리 '정치건설방향'과 관련하여 상세한 설명을 제공했습니다. 먼저 "현실적으로 당의 영도적 권위를 높이고 당사업에서 정치성을 더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문제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정치건설은 "다른 당건설분야를 선도하고 규제"하는 것이라며 그 선차적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정치조직건설의 핵심인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일군들과 당원들의 충성심이 마음속에서 스스로 우러나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이번에 5대건설방향을 제시한 것은 당원들의 이완된 충성심을 다잡아 당내 분위기를 일신하고 '핵무력 강화'에 지친 인민들의 불만과 불신을 억제하며, 김씨 일가 영구독재를 위한 당적 기반을 새롭게 구축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당중앙의 절대적 권위를 백방으로 옹호보위"하고 "당중앙의 영도"아래 "칼날같은 기강과 강철같은 규률을 세우는 사업"을 심도있게 벌리라고 주문했습니다. 당원과 주민들은 이런 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사회 저변에 만연해 있는 반사회주의적이고 비사회주의적인 현상이나 반혁명적인 사상경향들은 당원과 주민들 잘못에 있지 않습니다. 어느 사회든 사회적 일탈이라는 문제는 존재합니다. 북한 사회문제의 근본 원인은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 수령유일독재, 핵무력강화몰두, 부진한 개혁개방과 자력갱생경제를 고집하는 '우리식 사회주의체제'의 경직성과 폐쇄성에 있습니다. 북한 사회가 건전한 사회라면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들입니다. 선진 외부사조의 유입은 강력한 처벌과 통제로 막아낼 수 없습니다. 선진문물 향유를 칼날 같은 기강으로 다스리라는 지시는 주민들의 원성과 불만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