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2월 18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당 사상사업은 당 중앙의 뜻으로 인민을 키우는 최중대사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당 사상사업은 전체 인민을 수령의 사상으로 숨쉬고 움직이게 하는 사업"이라고 적고, "당 사상사업을 떠나서는 인민대중이 수령과 호흡을 함께 할 수 없고 무궁무진한 힘과 지혜를 남김없이 발휘할 수 없으며 그들이 자기 운명을 자주적으로, 창조적으로 개척하기 위한 투쟁에서 주인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없다"고 강변했습니다. 이어 "당 사상사업이야말로 수령과 대중을 하나의 정치적 생명체로 굳건히 이어주며 전체 인민을 가장 힘있는 존재로 키우는 위대한 혁명사업"이라고 밝히고 아무리 강력한 군사적 힘을 보유하고 물질적 번영을 이룩하였다 하여도 사상을 놓치면 졸지에 망하게 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또한 "사상사업이 오늘의 현실에 부응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 겉치레 식으로 진행되고 구태의연한 도식과 경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혁명진지와 계급진지를 지켜낼 수 없다"면서, "사상사업의 목적은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를 실현하고 사회주의강국건설의 목표들을 달성하는데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당 사상사업은 당 중앙의 뜻으로 인민을 키우는 최대 중대사"라고 말해, 자기 운명은 자기가 결정하고 개척한다는 주체사상의 기본명제를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당 중앙의 뜻으로 인민을 키운다는 것은 전체 인민을 당 중앙의 혁명사상을 신념화, 체질화하고 당 중앙의 영도를 철저한 행동실천으로 받드는 참된 충신, 열렬한 애국자로 튼튼히 준비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설했습니다. 이어 "당 사상사업은 전체 인민을 수령의 사상으로 숨쉬고 움직이게 하는 사업으로, 당 사상사업을 떠나서 인민대중이 수령과 호흡을 함께 할 수 없고 무궁무진한 힘과 지혜를 남김없이 발휘할 수 없으며 그들이 자기 운명을 다할 수 없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당 중앙이 가리키는 길을 따라 당 중앙이 정해준 시간표대로 사소한 침체나 답보도 없이 줄기차게 전진해 나가는 혁명만이 내세운 투쟁목표들을 하나하나 완벽하게 달성하며 공산주의 미래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고 호도했습니다. 이처럼 인민 전체를 수령 한 사람의 사상과 뜻, 호흡 안에 가두어 질식시키는 사상사업은 자유의지를 갖고 태어난 인간에게 어떤 경우라도 해서는 안 되는 반인민적이고 반인권적인 행태입니다. 북한 정권은 대 인민 사상정신적 폭압을 당장 멈추어야 마땅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당 사상사업은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를 실현하고 대중의 무궁무진한 힘으로 사회주의 강국건설을 달성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대를 이은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는 김씨 일가 3대에 대한 인민대중의 절대충성과 노예적 복종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목적 달성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 1974년 김정일이 만든 '당의 유일사상체계확립 10대 원칙'입니다. 이 '10대 원칙'은 온 사회를 김일성의 주체사상으로 일색화하는 것이었습니다. 김정은은 2012년 김일성-김정일주의를 당의 지도사상으로 규정하고 전당과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 일색화 실현을 강요했습니다. 2013년에는 새롭게 발표한 '당의 유일영도체계확립 10대 원칙'에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명문화했으며,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는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는 우리 당의 최고강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2022년 3월 당 1차 선전부문 일꾼 강습회에서 '사회 모든 성원의 당 중앙 혁명사상 신념화, 체질화'가 제기되면서 '김정은 혁명사상 일색화'가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온 사회의 사상적 일색화는 전체주의 세습독재체제 공고화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를 강행할 경우 북한사회의 다양성과 생명력이 고갈되어 체제파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우리 인민의 사상정신상태는 대단히 높다"면서도 "사상사업에서는 자만이나 만족, 방심이 추호도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사상사업을 촉구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우리 앞에는 아직 달성해야 할 높은 목표가 있다"고 전제한 다음 "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5개년계획의 방대한 과업을 수행하자면 더 큰 분발력과 투신력이 요구되고 있고 전체 인민의 가슴에 간직된 충성심과 애국열의를 더욱 승화시킬 때 이 땅에 위대한 변혁적 실체들이 끊임없이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시대를 앞서나가고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할 사상사업이 현실에 부응하지 못하고, 구태의연한 도식과 경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당정책 관철과 혁명진지 또한 계급진지를 지켜 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내용을 고려해 볼 때 이번 당에 대한 사상사업 채찍질은 2024년, 5개년계획 4년차 진입을 목전에 두고 비효율적이고 구시대적인 사상사업 방식과 내용에 대한 혁신을 통해 인민들의 경제목표 달성 의지와 의욕을 고취시켜 보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당 조직들은 "인민을 당 중앙의 뜻으로 키우는 중대한 임무를 맡고 있다는 사명감을 자각하고 '혁명사상 일색화 위업수행'에서 책임과 본분을 다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조선노동당은 원래 인민대중의 정당이었습니다. 수령이나 통치자 개인의 당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인민대중들은 조선노동당이 세습독재정권의 통치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허용한 적이 없습니다. 조선노동당을 인민대중의 당으로부터 수령과 독재자의 당으로 둔갑시킨 것은 김씨 일가 3대와 이들을 추종하는 주구들이었습니다. 조선노동당의 진정한 사명은 인민대중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고 대변하는데 있습니다. 조선노동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인민대중의 의지와 요구에 맞게 통치가 실현되도록 하는 자기사명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주민들은 주객이 전도된 요구를 접하면서 조선노동당의 잘못된 사명의식에 통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