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오중석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12월 24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위대한 김정은조선은 끝없이 승승장구할 것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번 기사는 올해에 김정은이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위해 사회주의건설의 전진방향과 새로운 당건설방향을 천명하였으며 당은 경제관리 개선과 새로운 계획화 방법들을 추진하여 어려운 조건에서도 "장성과 전진"을 가져왔다고 선전했습니다. 그리고 당과 국가의 자위적 국방건설방향은 "사회주의건설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환경을 믿음직하게 담보하는 유일무이한 길"이라고 주장하여, 핵무력정책의 정당성을 강변했습니다. 북한의 국력이 강한 이유는 "불패의 일심단결, 제도적 우월성, 무한대한 저력, 발전 잠재력"에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올해 이룩한 특기할 사변들은 "당중앙(김정은)이 이미 전부터 구상하고 주도세밀하게 기초를 다져온 결과로 이룩된 빛나는 결실"이며, 그의 정치가 "미구에 펼치게 될 변혁의 폭과 심도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적어, 올해 성과를 '김정은의 공'으로 돌렸습니다. 나아가 "성스러운 조선혁명은 사상과 넋, 피줄의 계승"이라고 주장면서 "백두의 혈통을 고수하고 빛내여 나가는 주체혁명의 역사적 진군은 천년이 가고 만년이 가도 백전백승으로 찬연히 빛날 것"이라며 김씨 일가의 '영원한 왕국'을 염원했습니다.
오중석 : 이번 기사는 올해 북한이 경제성과를 낸 것처럼 '날조선전'하는 것도 부족해,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로부터 지탄받고 있는 김정은의 '자력갱생 경제정책'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기사는 당은 경제관리에서 "사회주의 본태를 확고히 살리고, 비실리적인 요소들을 제거하는 방향에서 이 사업을 착실하게 진척"시켰다고 적었습니다. 올해 취해진 경제조치들은 "사회주의경제건설의 합법칙적 요구에 부합되는 것"이고 "경제사업에 대한 중앙집권적이며 통일적인 지도를 강화"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주장의 핵심은 고난의 행군이후 인민경제에 자연스럽게 뿌리내린 '자본주의시장경제 요소'들을 배척하고, 동구공산군 몰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사회주의중앙계획경제'를 복원하여 강화했다는 것입니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린 것입니다. 그래 놓고 "경제전반이 지속적인 상승추이"를 보이고 있으며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이는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입니다.
오중석 : 이번 기사는 김정은이 제시한 당건설방향은 당역사를 '800년, 8,000년으로 이어 놓고' 공산주의건설을 다그쳐 나갈 수 있게하는데서 '거대한 역사적 의의'를 갖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조선노동당의 영구집권화'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김정은은 지난 10월 17일 당중앙간부학교를 방문해 '새시대 우리 당건설방향과 조선노동당 중앙간부학교의 임무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기념강의를 했습니다. 그는 이 강의에서 김일성의 당학교 창립(46.6.1) 업적을 언급하면서 중앙간부학교의 간부 육성, 당의 사상과 노선 및 정책의 이론화와 종합체계화, 당일군과 인재배출을 격려하고, 사회주의집권당 투쟁을 안받침했다며 교육진과 이론진에 대해 자긍심을 부여했습니다. 한편 당의 후비육성체계, 간부양성사업에 새로운 혁신과 발전의 필요성을 지적한데 이어 자신이 집권한 이후 개최한 제4차 당대표자회(2012.4), 제7차(2016.5) 및 8차(2021.1) 당대회를 통해 당의 '계승성과 향도력, 영도력과 전투력이 백방으로 강화됐다고 자평했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당건설 5대방향으로 정치, 조직, 사상, 규율, 작풍건설을 제시했는데요. 이 5대 당건설방향의 초점은 '김정은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과 강화'로 모아졌습니다. 결국, 김정은이 제시한 5대당건설방향은 김씨 일가의 영원한 권력세습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당을 새롭게 건설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조선노동당의 영구집권화는 '김씨 일가의 영원한 사당화'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반역사적이고 반인민적이며 반사회주의적인 희대의 사술(詐術)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 이번 기사는 '백두의 혈통'을 위한 역사적 진군은 '천년이 가고 만년이 가도 백전백승으로 빛날 것'이라며 김씨 일가의 '영원한 왕국'을 염원하고 있는데요. 김씨 일가의 '권력세습'을 기원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기사는 '김정은조선'을 띄우기 위해 그의 집권 10년을 '성공일색'으로 포장하는 한편 조선혁명이 탈색, 변색되지 않고 역사의 도전과 시련앞에서 좌절되지 않기 위해서는 "사상과 넋, 피줄의 계승"이 중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특히, 혁명이 승승장구하려면 "사상의 피줄기가 꿋꿋이 이어지고 선열들의 고귀한 넋이 살아 높뛰는 계승자의 대부대가 필연코 준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주장을 고려해 볼 때 이 시점에서 김씨 일가의 '영원한 권력'을 주창하고 나선 것은 김정은의 '핵무력성과'를 권력세습의 정당성 확보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김씨 일가의 '절대 왕국건설'을 위한 주춧돌로 삼으려는 저의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인민들의 땀과 눈물과 배고픔을 팔아 골육상쟁의 핵전쟁준비에 골몰하고 있는 김정은의 '핵무기 정치'는 북한 인민들에게 '영원한 불행'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오중석 : 이번 기사는 우리 인민은 "백전백승 조선노동당의 영도에 절대충성할 것"이며, 인류가 부러워하는 "공산주의이상국을 남 먼저, 보란듯이 일떠 세울 것"이라고 선동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노동신문은 전체 인민들이 김씨 일가에 절대충성하며 일심단결하여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보려주려는 선전활동을 대놓고 펼치는 대표적인 선도매체입니다. 먼저 '인류가 부러워하는 공산주의 이상국'이라는 실현불가능한 목표를 조작해 놓고, 여기에 '인민들이 보란듯이 일떠 세울 것'이라는 반복선동을 통해 주민들에게 충성을 강요합니다. 독재권력유지를 위한 전형적인 수법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노동신문이 이런 선동수법을 지나치게 동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처럼 식상한 선동수법에 설복될 주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오중석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