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사회주의 승리, ‘역사발전의 법칙‘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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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오중석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2월 10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사회주의적인 생활과 발전은 우리 인민의 강렬한 지향이고 의지이다"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북한 인민이 "사회주의낙원을 일떠세우기 위해 지혜와 열정을 아낌없이 바치고" 있는 이유는, 인민적이고 대중적인 것이 "최우선, 절대시"되어, 모든 재부가 "인민의 복리증진에 돌려지고"있기 때문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이어 "자본주의가 멸망하고 사회주의가 승리하는 것은 진리"이며 "역사발전의 법칙"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악의 시련속에서도 인민들이 "공민적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나가는 것은 "우리식 사회주의가 가장 우월하고 사회주의적인 생활이 제일"이라는 확고한 신념"이 분출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오도(汚塗)했습니다. 우리식 사회주의의 진면모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지향으로 굳게 뭉쳐 끊임없는 발전을 이룩해 나가는 가장 정의롭고 생활력 있는 사회라는데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사회주의의 절대적 우월성과 생활력은 "전체 인민이 수령의 두리에 사상의지적으로, 도덕의리적으로 굳게 뭉쳐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전체 인민의 사상의식이 강렬"해질수록 "혁명의 전진은 가속화될 것"이고 "인민의 이상사회가 보란듯이 일떠설 것"이라며, '우리식 사회주의' 미화에 총력전을 펼쳤습니다.

오중 : 이번 논설은 인민들이 '사회주의낙원 건설'에 지혜와 열정을 쏟고있는 것은북한 정권이 모든 재부를 인민의 복리증진에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선전했습니다. 희대의 '기망선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논설에 의하면, 북한의 "우리식 사회주의는 인민대중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으로 되고 국가와 사회의 모든 것이 인민대중을 위하여 복무하는 참다운 인민의 사회"라는 것입니다. 북한 사회에서는 "인민적인 것, 대중적인 것이 최우선, 절대시 되고 모든 재부가 인민의 복리증진에 돌려지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주장들은 북한 주민들의 다양한 사고와 욕구 분출을 철저하게 차단하기 위한 '기만선전'입니다. 지금까지 북한이 인민들이 이룩한 재부를 가장 많이 쏟아 부은 대상은 김씨 일가 권력세습과 우상숭배 과업입니다. 이와 같은 사상물질적 재부투입의 김씨 일가 편중은 '우리식 사회주의의 존재 목적이 '수령결사옹위'와 '전체 인민이 수령의 두리에 뭉치는 일심단결'이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영원히 계속될 것입니다. 모든 재부를 인민에게 돌리고 있다는 말이 진실성을 얻기 위해서는 휴전선에서 백두산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산간도시 전역에 만들어 놓은 수만 개에 달하는 김일성-김정일 우상숭배 건축물부터 철거하고 관리비용을 인민복지에 돌려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 이번 논설은 "인간본성은 오직 사회주의사회에서만 참답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가 멸망하고 사회주의가 승리하는 것은 진리이고 역사발전의 법칙"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철지난 '사회주의승리 필연성' 선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논설은 "개인주의에 기초한 자본주의사회에는 혼자만 잘 먹고 편안히 살면 된다는 극단한 개인주의가 지배하고 있으며 이것은 사회의 불평등과 계급적 대립을 낳는 온상으로 된다"며 자본주의에서의 '계급투쟁 필연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인민대중은 "자기의 본성적 요구에 맞는 생활과 발전을 요구한다"며, 그것은 "사회주의와 운명공동체를 이루고 사회주의 승리의 필연성을 확신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며 사회주의승리 필연성과 연관지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그야말로 '기만적 선전'입니다. 자본주의사회에서 계급투쟁은 필연성보다는 '의식화'에 따른 투쟁입니다. 계급투쟁이 없는 영역이 훨씬 많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정치적 실체로서의 사회주의는 모두 인위적으로 계획된 음모와 살인, 폭동과 전쟁이라는 폭력에 의해 출현했으며 그 과정에는 수많은 우연이 내포되어 있었습니다. 사회주의승리가 역사적 법칙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밝혀진 사실입니다. 1990년을 전후로 한 사회주의 몰락은 '사회주의 멸망'이 오히려 '역사적 법칙'이 아닌 지를 묻고 있습니다.

중석 : 이번 논설은, 인민들이 "사회주의승리의 필연성을 확신"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사회주의승리는 '역사발전의 법칙'이라고 역설했습니다. 노동신문이 사실과 전혀 다른 '곡학아세(曲學阿世)'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자본주의 필망론과 사회주의 필연성은 맑스가 19세기 서유럽 자본주의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사회주의적 시각에서 해석하며 내놓은 주장입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자본주의의 다양성과 자기보완적인 자정능력을 과소평가한 잘못이 있습니다. 그의 해석은 레닌과 스탈린, 모택동과 같은 수많은 사회주의폭력혁명세력들에게 잘못된 영감을 불어넣고 독재권력장악수단을 개발하고 합리화하는데 기여했습니다. 북한은 공산권이 몰락함으로써 자본주의 필망론과 사회주의 필연성이 거짓으로 들어났음에도 지난 30년 넘게 북한을 '지구상의 마지막 사회주의 보루'이며 '이상 모델'이라고 선전해왔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이번 논설의 '곡학아세'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의 수령세습독재체제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도록 은폐하고, 현재의 상황에 자족하도록 만들려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 이번 논설은 "자본주의에 비한 사회주의의 절대적 우월성"은 "개인주의에 비한 집단주의의 우월성"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노동신문의 '사회주의와 집단주의 우월성'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북한 통치집단은 주민들의 북한체제에 대한 비교의식과 독재권력에 대한 저항의식을 차단하기 위해 '사회주의와 집단주의의 우월성'을 '당위적 차원'에서 일방적으로 선전하며 주민을 세뇌시켜 왔습니다. 객관적 기준을 적용한 비교와 그에 따른 결과 없이 특정이념의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은 하나의 '교의' 이자 '독단'에 불과합니다. 자본주의 기초는 개인의 '자유'입니다. 사회주의 기초는 개인의 사회에 대한 '예속'입니다. 개인의 '자유'와 '예속'의 대결은 구(舊)소련의 멸망으로 이미 판결이 났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이런 역사적 사실을 익히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밑도 끝도 없이' 주장하는 '사회주의와 집단주의 우월성' 선전에 더 이상 속지 않을 것입니다.

중석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