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시대를 앞서가는 ‘새로운 사상사업’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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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3월 11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사상사업은 시대를 앞서 나가고 끊임없이 새로와져야 한다"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전인민적 대진군이 힘있게 벌어지고 있는 오늘 "사상사업을 끊임없이 개선강화하는 것이 "중차대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상사업은 "인민대중에게 '혁명적 양식'을 안겨주며 국가부흥과 발전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에로 힘있게 고무추동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상사업의 진행은 ①어머니당의 위대성과 불멸의 업적, ②국가의 높은 존엄과 지위, ③인민이 지녀야할 기품과 인격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④누구나 알고 싶고 듣고 싶어하는 문제들을 당정책에 입각하여 해설선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사상사업의 방식으로는 "주체의 사상론을 확고히 틀어쥐고, 혁명과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강도높게 진공적으로 벌려나갈 것"을 주문했습니다. 사상사업의 성과를 위해서는 "매 사람의 특성과 주어진 환경에 맞게 창조적으로 해야하며 사상사업의 위력을 높이는 데서 '한계점이란 있을 수 없다'"고 다그쳤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사상사업의 '혁명적 양식론'을 주장하면서 사상사업의 성격을 "성스러운 투쟁을 고무추동하는 것"으로 규정했습니다. 총체적 난국의 해결방안으로 사상사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이는 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은 전체 인민들에 대해 '의식화할 구체적인 내용'까지 제시하고 있는 데요. 먼저 당(黨)에 대해 "인민대중에게 세상에서 부럼없는 행복한 생활을 안겨주기 위해 투쟁"해왔다는 점을 내세워, 당의 '위대성과 불멸의 업적'을 부각시키는 사상교양을 주문했습니다. 다음은 국가차원에서 북한이 높은 존엄과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교양시키며, 인민대중들이 강국에 걸맞는 기품과 인격을 갖출 수 있도록 개조하는 교육도 요청했습니다. 다만 이런 교양은 당정책에 입각하여 해설, 선전해야 한다며 사상사업의 목적이 당정책주입과 관철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사상교양의 핵심수단으로 '주체의 사상론'을 제시하였으며 "혁명과 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사상전을 강도높게 벌릴 것"을 주문해 사상사업의 전국적인 추진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사상사업의 내용이나 방법은 지난 수십년 동안 반복된, 시대에 한참 뒤떨어진 방식입니다. 현재의 어두운 북한 실정을 놓고 당의 위대성과 불멸의 업적을 강조하는 것은 역효과만 날 것입니다. 3대 세습독재 국가인 북한에 '존엄과 지위'가 있을 수 없습니다. 통치집단의 '국가실패'로 인해 허덕이는 삶을 살고 있는 인민들에게 강국의 인민다운 '기품과 인격'을 갖출 수 있게 교양하라는 것은 참으로 낮뜨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 : 이번 논설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혁명영도 전 기간에 "사상사업선행 원칙"을 일관되게 견지해왔다면서, 지금도 사상사업을 개선강화하는 것이 "중차대한 문제"로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사상사업제일주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위대한 수령과 장군은 혁명영도의 전 기간에 사상중시, 사상사업선행의 원칙을 일관하게 견지해왔다"고 적어, 이들의 역대 '사상통제사업'을 당연시 했습니다. 그리고 "사상의 위력으로 만사(萬事)를 해결하여 오신 수령님과 장군님의 현명한 영도에 의하여 우리 혁명은 자기의 깃발에 승리만을 아로새길 수 있었다"며, 이들을 극찬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처럼 '주체사상' 하나만을 교양하는 사상사업은 인민들의 사상의 자유를 철저하게 파괴하는 반인민적인 행악입니다. 21세기에 북한의 인권상황이 '세계 최악'으로 평가받는 가장 큰 원인은 김씨 일가 독재정권이 확립된 이후 현재까지 '사상의 자유'에서 아무런 진전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논설은 앞으로도 '사상사업선행 원칙'에 입각하여 '사상의 자유 박탈'에 유감없이 나서라는 것인데요. 사상의 자유는 그 어떤 이유로도 침해 받을 수 없는 인류 보편적 가치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부정하는 처사입니다. 사상중시, 사상사업선행원칙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사상의 자유를 허용하는 조치를 신속하게 내려야 할 것입니다.

중석: 북한 통치집단이 '사상사업'을 가장 중요한 '핵심통치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은 만인주지의 사실입니다. 북한이 현 시점에서 사상사업의 '개선강화' 문제를 들고 나온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인민들을 둘러싼 '사상적 환경'에 대해 "제국주의자들은 지금 반동적인 사상문화 침투책동에 집요하게" 매달려 있고 "흑백을 전도하는 모략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특히, "자라나는 세대들을 부패타락시키기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사상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며 물질생활수준이 높아진다고 하여 저절로 개변되는 것"이 아니라며, "교양하지 않으면 시대정신에 뒤떨어지게 되고 나쁜사상에 물젖어 못쓰게 된다"고 경계했습니다. 이런 사정으로 볼 때, 이번 사상사업 개선강화주장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외부사조 동경과 개인의 자유와 기회실현을 갈망하는 사회적 풍조의 확산을 저지하고 전통적인 반제계급의식강화를 통해 내부단결을 도모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사상사업은 언제나 선차적인 힘을 넣어야 할 당사업의 핵심사항"이고 "그 위력을 높이는데서 한계점이란 있을 수 없다"며 강도높은 사상사업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사상일군들에게 "집중포화, 명중포화, 연속포화"를 늘 강조합니다. 이런 교양행동지침은, 사람은 교육을 통해 사상을 개조할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인간을 개조하며, 더 나아가 사회까지 개조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조'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사상교육만으로 공산주의사회를 만들 수 없습니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가 서로 보완적으로 함께 어우러져 가야합니다. 사상사업은 한계점이 없다며 하나의 사상을 주민들에게 집중적으로, 연속적으로 세뇌시키는 것은 자주성과 창조성을 말살시키는 것으로, 주체사상의 기본명제와도 정면배치됩니다. 깨어 있는 현명한 주민들은 이러한 '자가당착적인 선전'에 결코 속아넘어 가지 않을 것입니다.

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