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교양거점 관리운영 정상화와 사상사업심화 강조”

북한 대학생들이 어은혁명사적지로의 답사행군 모습.
북한 대학생들이 어은혁명사적지로의 답사행군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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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3월 18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사상교양사업의 선행공정"이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혁명사적 교양실과 연혁소개실을 비롯한 교양거점들을 잘 꾸리며 교양사업을 잘하여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수령과 당의 영도업적을 환히꿰뚫도록 하며, 당과 수령을 충직하게 받들어온 혁명선배들의 훌륭한 모범"을 따라배우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교양거점은 "수령에게 끝없이 충직한 혁명가"를 키우는 "사상교양 학교"라고 전했습니다. 교양거점의 정상관리와 정상운영을 통해 "전체인민이 수령의 위대성을 체득하고, 당에 대한 충실성과 혁명승리에 대한 신념 및 도덕의리심을 배양하며, 전 세대들이 발휘한 투쟁정신을 이어가도록 사상교양을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교양거점을 잘 꾸리는 사업은 "당원과 근로자들이 혁명업적을 옹호고수하고 대를 이어 빛내여 나가도록 교양하자" 는데 있다고 밝히고, 모든 당조직들은 "교양거점들을 통한 사상교양사업을 끊임없이 심화시켜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위한 오늘의 투쟁에서 '대중의 정신력을 최대로 분출'시켜나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대중의 정신력을 총폭발'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교양거점의 관리와 운영 정상화'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교양거점의 기능과 역할 '활성화'를 주문한 것인데요. 관련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논설은 "김일성-김정일주의 연구실과 혁명사적 교양실, 연혁소개실과 같은 교양거점을 잘 꾸리고 정상관리, 정상운영하는 것"을 선행공정으로 틀어쥐고, 사상교양사업을 강화해 나갈 때 "초소와 일터마다 끊임없는 기적과 위훈을 창조해 나갈 수 있다"며 '교양거점 정상화'를 일터의 성과창출로 연결지었습니다. 이러한 교양거점에는 "수령과 장군님, 총비서의 혁명사상과 영도, 고매한 덕성과 불멸의 업적이 집대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영도업적과 당정책을 심장깊이 새기게 되며, 당중앙의 영도에 끝까지 충성할 불타는 맹세를 간직하게 된다"고 선전해, 교양사업의 목적이 김씨 일가 3대에 대한 '충성열의' 제고에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리고 "혁명의 격변기를 열어나가는 오늘 교양거점을 잘 꾸리고 정상관리, 정상운영하는 사업은 모든 당조직들 앞에 나서는 가장 선차적인 과업"이라고 강조해, '교양거점 활성화'가 당차원에서 '난국타개' 수단의 하나로 제시되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김씨 일가 우상숭배 목적으로 만들어진 '교양거점'이 오늘날 북한이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하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오중 : 이번 논설은 '교양거점 관리와 운영의 정상화'는 전 세대들이 이룩한 "혁명정신과 전통"을 "우리 후대들이 영원히 계승"해 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데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북한의 '혁명 정신과 전통 계승' 절대화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통치집단이 교양거점을 이용하여 사상교육을 시키려고 하는 '혁명 정신과 혁명전통'은 김일성 빨치산파의 항일투쟁과 김씨 일가 3대의 독재정치 및 세습권력을 미화찬양하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혁명 정신과 전통의 교양은 실질적으로 김씨 일가에 대한 우상숭배를 세뇌시키는 것입니다. 북한이 정상적인 발전궤도에 들어서지 못하고 세월이 갈수록 지체되고 있는 이유는 일제시대 소수 빨치산파들의 투쟁경험만을 체제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세상의 수많은 역사적 경험들에 대해서는 모두 부정하고 금기시하기 때문입니다. 일제시대 다양한 분파를 이루었던 조선공산주의자들의 혁명 정신과 전통은 김일성 빨치산파의 그것을 능가할뿐 아니라 더 우월한 분야도 있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소련파는 사회주의에 대해 해박하고 국가운영능력이 탁월했습니다. 연안파는 정규전과 군사력건설에서 우수했으며 국내파의 투쟁정신도 있습니다. 김씨 일가 우상숭배를 위해 날조된 '혁명 정신과 전통계승'만으로는 21세기 글로벌시대에 북한을 이끌어 갈 수 없을 것입니다.

중석: 북한 통치집단이 각급 당조직들을 총동원하여 전체 인민을 수령의 혁명사상과 혁명업적, 혁명전통으로 무장시키는 '사상교양사업 심화'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논설은 '혁명사적 사업'의 핵심은 "당과 수령에 대한흠모심이 인민들의 사상정신적 풍모로 공고화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혁명정신과 전통에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과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정신, 백절불굴의 투쟁정신, 필승의 신념과 혁명적 낙관주의, 혁명적 동지애와 의리심, 애국주의" 등이 담겨있으며 이들 '사회주의 덕목'은, 혁명가들이 지녀야 할 '사상정신적 풍모'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들 교양내용은 "수령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으로 모아집니다. 교양거점 정상화와 관련하여 지금까지는 특정계기에만 참관사업을 진행했지만 앞으로는 꾸준히 진행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해 볼 때, 김일성 출생 110주년을 1개월 정도 앞둔 시점에서 김일성의 '후광'을 사상교양을 통해 최대로 이끌어 내어, 세습권력의 정통성을 공고히하고 태양절 행사와 경제난 극복을 위해 인민노력동원을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논설은 "교양거점들을 당의 유일사상교양 거점답게" 꾸리고 정상관리사업을 잘하여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슴깊이 간직하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정권의 최우선적인 과제는 '인민경제'를 회복하여 주민생활안정과 경제적 삶을 향상시키는 일입니다. 부족한 자원은 수입하고 경쟁력 있는제품을 만들어 수출함으로써 외화난을 해결해야합니다. 무역을 통해 정상적인 성장궤도에 올라서야 할 것입니다. 이런 선차적인 과제를 저버리고 '당의 유일사상교양 거점'을 새롭게 꾸미고 혁명전통교양을 항시적으로 전개하는 정책을 당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라는 것은 반(反)인민적인 처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전혀 나아진 것이 없는 주민입장에서는 '인민들의 삶'을 등한시하는 교양정책에 반감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