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김씨 일가 혁명역사’가 곧 ‘조선의 역사’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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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오중석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3월 24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혁명역사는 사회주의조선의 역사이며 강국건설의 영원한 초석이다"라는 논설입니다. 이 논설은 김일성과 김정일은 "시대와 혁명, 조국과 인민앞에 영구불멸할 거대한 업적을 쌓아올린 주체의 태양이며, 절세의 애국자,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이고, "지도사상을 마련하고 빛낸 탁월한 사상이론가"라고 칭송했습니다. 수령의 혁명사상인 주체사상이 있었기에 "세계지도에서 빛을 잃었던 조국과 민족의 앞길에 밝은 서광"이 비친 것이라며, 김일성의 '주체사상 창시'를 높이 평가했습니다. 김정일이 정립한 '김일성주의'와 '수령중심론'으로 인해 북한은 '세계최초의 사상강국'으로 우뚝 솟았고, 자기의 발전궤도를 따라 전진할 수 있었다며, 김정일의 '사상적 업적'을 찬양했습니다. 북한은 이들의 '존함과 불멸의 업적' 때문에 빛을 발하고 있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고도 적었습니다.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애국유산'을 이어받아 "사회주의건설을 위한 실천강령과 전략전술들을 제시하고 비상한 조직동원력과 완강한 실천력으로 눈부신 전성기를 펼쳐가는 분"이라며 그를 극찬했습니다.

오중석 : 이번 논설은, 김일성의 주체사상이 없었다면 '민족해방성취와 북한체제 수립및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김일성의 전유물인양 취급하고 있는 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 네. 이번 논설은 김일성이 "인류사상사에서 가장 높고 빛나는 자리를 차지하는 영생불멸의 주체사상을 창시"하였고 그의 "사회주의건설이론, 3대혁명노선 등 사상이론들은 이 땅위에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국가가 일떠서게되는 원천"이 되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즉 "주체사상이 있었기에 세계지도에서 빛을 잃었던 조국과 민족의 앞길에 밝은 서광이 비끼게 되었으며, 공화국은 첫걸음부터 자기가 선택한 길을 따라 확신성있게 전진할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김일성이 창시했다는 주체사상은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1950년대에 언급되기 시작해 1970년대에 가서야 북한의 사상이론가들에 의해 정립되었습니다. 따라서 주체사상에 의해 세계지도에서 없어졌던 조국과 민족이 다시 살아나게 된듯이 선전하는 것은 역사의 왜곡입니다. 북한을 김씨 일가 전유물로 만들려는 선전공작은 중단돼야 합니다. 또한 북한이 주체사상을 따라 한 길로 달려왔지만 오늘의 현실은 '세계 최악의 독재국가'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쓰고 있습니다. 북한 인민에게 주체사상은 '자랑스런 애국유산'이 결코 될 수 없습니다.

오중 : 네. 이번 논설은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성스러운 혁명역사의 집대성"이라고 강조하면서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북한의 '최고강령'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고집하는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이번 논설에 의하면,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는 것이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최고강령, 사회주의국가 건설의 총적 방향, 총적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그 이유는 김일성과 김정일이 "두 단계의 사회혁명과 여러 단계의 사회주의건설을 빛나는 승리에로 이끌어 북한에 가장 우월한 우리식 사회주의"를 일떠세웠고 1990년 전후 "세계적인 정치적 동란속에서도 주체의 사회주의를 굳건히 수호하고 더욱 강화발전"시켜왔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혁명영도 전 기간 단 한번의 노선착오도 없이 한 나라, 한 민족이 융성번영할 수 있는 초석을 다져놓았으며, 시대가 제기한 역사적 과제들을 완벽하게 해결"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일방적 '찬양선전'은 '김씨 일가 조선만들기'의 일환입니다. 선전내용도 사실과 다릅니다. 돌이켜 보면 김일성이 스탈린의 사주로 사회주의혁명을 억지감행한 것은 매우 잘못된 선택으로 '민족적 대참사'였습니다. 공산권 몰락당시 자유민주체제로의 전환을 거부한 것은 북한이 잘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박차버린 '역사적 불행'이었습니다.

중석 : 네. 이번 논설은 '북한역사'를 김일성과 김정일의 '정치사상적 업적'으로 포장함으로써 김씨 일가의 혁명역사와 동일시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북한역사'를 김씨 일가 역사에 종속시키려는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북한에서는 통치자 한 사람만이 '사상과 혁명, 건설'에 대한 이론창시와 해석, 전략전술적 방침을 수립하고 제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통치자 한 사람이 모든 정책결정과 정보를 독점하고 무단(武斷)으로 통치하는 가장 독재적인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이 인민들에게 적나라하게 폭로될 경우, '김씨 일가 조선' 정책은 커다란 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역사를 김씨 일가의 역사에 종속시키려는 것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신적 권위를 조작함으로써 감추고 싶은 그들의 '흑역사'를 은폐하고 세습권력의 정통성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실질적으로 소련군정에 의한 정권수립, 김일성의 권력 투쟁과 혈통세습 등 김씨 일가 '혁명역사'는 개인의 권력야욕, 6.25전쟁도발, 공포정치, 인민노력착취와 같은 비인간적이고 반인민적인 행태들로 점철되어 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은 역사왜곡과 정보차단이 더 큰 위기를 불러온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 네. 이번 논설은 김정은의 현명한 영도에 의하여 "새로운 주체 100년대가 기적적 승리와 특대사변들"로 수놓아지고, "우리 국가제일주의시대가 펼쳐지게 되었다"며 그를 칭송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시는지요?

이현웅 : 북한은 지난 3월 24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시험발사 직후 김정은은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 대결을 철저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며, 국방과학전사들은 "앞으로도 김정은 동지를 위하여 무적의 핵공격수단들을 더 많이 개발해 나갈 불타는 결의"를 바쳐,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핵무력강화가 아니라 '안전하고 부유하며 평화로운 삶'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세계 최고의 강대국인 미국과의 대결을 목표로 핵무력강화에 나선 통치집단의 무모한 행태에 마음의 근심과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중석 : 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