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4월 26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조선인민혁명군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에서 하신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연설"이라는 기사입니다. 김정은은 이 연설에서 북한 혁명무력의 사상과 신념, 전통은 "반제대결전과 계급투쟁의 전초선"에서 "혁명적, 계급적 성격과 사명을 명심하고 당과 혁명을 보위하며 영토와 인민을 사수함에 불멸의 영웅성과 희생성을 발휘하게 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백전백승의 담보"로 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혁명무력건설의 총노선은 인민군대를 백전백승하는 군대로 만드는 것"이며, 총노선의 핵심목표는 '정치사상강군화'와 '군사기술강군화'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치사상강군화는 "군건설의 기본이며 전략적인 제1대 과업"이고, 군사기술강군화는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핵전투능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핵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을 억제함"에 있지만, 어떤 세력이든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핵무력의 선제사용을 위협했습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조선인민혁명군의 전통'에서 '혁명무력의 성격'을 찾으면서, "혁명성과 계급성"을 강조했습니다. 혁명무력을 '조선혁명과 계급투쟁'에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인데요. 관련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은 "민족해방, 자력독립의 기치 높이, 반제결사항전을 선포한 거족적 장거인 동시에 강력한 혁명무장력에 의거하는 주체혁명의 새시대를 열어놓은 역사적 사변"이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혁명무력은 창건초기부터 "변천되는 역사적 환경속에서 자기 본연의 혁명적, 계급적 성격과 사명을 명심하고 당과 혁명을 보위하며 영토와 인민을 사수"해 왔다고 피력했습니다. 6.25 당시 "미제를 괴수로 하는 제국주의연합세력의 침공을 물리"친 일을 "영예와 자랑"으로 밝혔습니다. 이러한 김정은의 연설내용은 북한의 핵무력에 기반한 혁명무력이 조선노동당의 최소강령인 한반도 전체에서의 '민족해방혁명'과 사회주의계급혁명'을 위한 혁명무력이라는 사실을 환기시킨 것입니다. 하지만 극소수 통치집단의 비정상적인 정치행태와 경제구조 및 질서의 파탄로 인해 어떠한 혁명도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오중 석: 김정은은 핵무력의 기본 사명이 '전쟁억제'나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 없으며, 북한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는 세력에게도 사용할 것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북한의 '핵무력 공격성 강화' 협박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은 줄곧 핵무기 개발 이유를 미제국주의의 압살정책으로부터 체제를 보위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즉 북한의 핵전략이 '최소억제'전략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2017년 국가핵무력완성을 선언한 이후 핵폭탄과 투발수단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핵무력 고도화가 진척됨에 따라 핵무력사용의 본색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이라는 '조건'을 내세우기는 했지만, '근본이익'에 대한 내용과 범위가 불명확하다는 점에서 핵무력 사용에 제한이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핵무력 사용시점에 대해서도 근본이익이 '침탈당하거나 침탈당한 후'가 아니라 "침탈하려 든다면"이라고 밝혀, 침탈 징후가 있으면 핵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것은 북한의 핵전략이 최소억제와 제한억제, 확증파괴 전략을 넘어 가장 공격성이 강한 '선제타격'전략에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핵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는 국제제재와 상대국가의 군사력을 과소평가한데서 나오는 자기기만이자 만용입니다. 북한 인민을 담보로 인류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놀음은 당장 멈춰야 할 것입니다.
오 중석: 김정은은 이번 연설에서 북한 혁명무력의 총노선을 "백전백승하는 인민군대를 만드는 것"으로 정하고, 총노선의 선차적 목표로 "정치사상강군화"를 내세웠습니다. 정치사상강군화를 먼저 강조한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인민군대가 "혁명군대, 계급군대"로서 사명을 수행하며, 어떤 형태의 전쟁과 위기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군인대중을 정치사상적으로 준비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모든 당조직들과 정치기관들은 "사상혁명에 계속 불을 걸고 군인대중의 혁명사상과 정신력 배양에 총력을 집중"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모든 장병들을 "당중앙의 혁명사상과 의지대"로 싸우는 "사상적 근위병"으로 만들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에 기초해 볼 때, 정치사상강군화는 사상교양을 통해 핵무력과 인민군에 대한 김정은의 장악력과 통제력을 높이고, 30년이 넘는 핵무기개발 폭주에 대한 인민군대내의 불만과 저항요인을 제거하며, 인민군을 '핵전투체질'로 전환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하여 임의의 전쟁상황에서 각이한 작전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각이한 수단으로 핵전투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주민들은 '핵전투능력 현실화'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은 이와 같은 명령과 함께 "핵무력을 최대의 급속한 속도로 더욱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그 이유는 "세계군사력의 발전추세와 현시기 급속하게 변화되는 전쟁양상"이 "우리 군대를 군사기술적으로 더 빠르게 현대화 할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10년 동안 '핵무력 정치'에 몰두함으로써 북한이 '전쟁국가, 유격대국가, 정규군국가, 병영국가'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완전히 저버렸습니다. 이번 핵전투능력 현실화 지시는 북한의 '전체주의적 병영국가' 특성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은 핵전투력 확보를 명분으로 자신들의 자유와 인권을 희생시키려는 대(對) 주민 압살책동에 대해 인내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 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