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6월 6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소년단원들은 사회주의조선의 희망이고 미래이다"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조선소년단(이하 소년단) 창립 76돌을 맞아 조직의 기본성격, 김씨 일가 3대와의 관계, 소년단원의 정치적 위치와 습득해야할 정치사상적 덕목, 청년동맹의 소년단에 대한 사업지도 방법과 교양방침등을 포괄적으로 제시했습니다. 소년단은 "소년혁명조직"이며 "조선소년들의 대중적 정치조직"이라고 밝히면서, 조선소년운동은 "태양을 따르는 해바라기"처럼 김일성과 김정일을 "자애로운 어버이"로 모셨기에 "당을 따라 곧바로 한길로 전진"해올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은 "주체의 해님"으로 소년단원들을 위해 "사랑과 은정을 베풀"고 있다며 그의 '후대사랑'을 부각해 선전했습니다. 소년단원들은 "주체혁명의 믿음직한 계승자, 사회주의강국을 떠메고 나갈 주인공"이 되도록 준비하고, "일편단심 원수님께 충성을 다하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소년단원들은 "항일아동단의 혁명전통, 조국해방전쟁시기 소년빨치산의 투쟁정신"을 이어 받아야 하며, "소년단원들의 꿈과 이상은 노동당기발아래에서만 꽃펴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당의 뜻대로만 생각하고 생활해야 한다"고 겁박했습니다. 청년동맹은 소년단원들이 '기본혁명과업'을 수행해 나갈수 있도록 5대교양사업을 실속있게 벌려나갈 것을 지시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만 7세부터 13세 소년들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소년단의 성격이 '혁명과 정치'조직임을 강조하고 어린 소년단원들에게 '혁명적인 정치생활'을 집중적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전체 소년단원들에게 "사회주의조국을 위하여 항상준비하자"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 "오직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만을 절대적으로 믿고 따르는 충성의 해바라기들로 자라나야"하고, "원수님께서 계시어 김일성, 김정일소년단의 밝고 창창한 미래가 있으며 아름다운 희망이 꽃펴난다는 것을 순간도 잊지 말고 일편단심 원수님께 충성을 다하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항일아동단의 혁명전통, 조국해방전쟁시기 소년빨찌산의 투쟁정신을 꿋꿋이 이어 당을 따라 곧바로,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소년단원들이 '김씨 일가'를 위한 '홍위병'처럼 자라날 것을 요구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혁명과 정치, 이념'과 같은 정치적 개념에 대해 인식능력이 결여된 미성숙한 어린 소년들을 대상으로 적대적이고 전투적인 투쟁의식을 일방적으로 주입시키고 김씨 일가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죄악중의 죄악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소년단의 '공산주의관제조직성격'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했습니다. 이는 소년단원들에 대한 '정신적 육체적 학대 또는 가혹행위'를 강요하는 것으로 '유엔아동권리협약' 위반입니다. 북한의 '소년단 조직운영'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①"후대사업에 선차적인 힘을 넣는 원수님 같은 영도자"는 없으며 ②"소년단원들은 원수님의 따사로운 품속에서 미래의 주인공들로 자라나고 있다"고 선전해 '김정은의 소년사랑'을 치켜세웠습니다. 하지만 소년단원들이 따라배워야할 '표상'으로 "불길속에서 서슴없이 뛰어들어 절세위인들의 초상화를 안전하게 보위하고 한목숨바쳐 조국의 산림과 동무들을 구원한 소년혁명가들"을 내세움으로써 김씨 일가와 세습독재체제에 대한 절대 충성을 요구했습니다. 어린 소년들에게 '독재자 우상화' 세뇌교육을 통해 가족에 대한 '순수한 애정과 효성'을 김씨 일가 3대와 당에 대한 애정 및 충성으로 바꾸는 비정한 소년단운영행태는 천부인권을 부정하고 인간본성은 파괴하는 반(反)인륜적 범죄로, 어떤 경우에도 용서받을 수 없다 할 것입니다.
오 중석: 김정은은 집권이후 소년단 제7차(2013년)와 제8차(2017년) 대회에 직접 참여하였으며, 집권 10년 동안 '김일성김〮정일 소년영예상'을 2천여 명에게 수여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소년단 띄우기'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 집권이후 소년단행사를 빈번하게 개최하는 변화를 가져왔지만, 변화의 본질은 김정은에 대한 '절대충성'강요와 '혁명적 병영집단화'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측면을 고려할때 소년단띄우기는 이들을 정권보위의 전위대로 앞세우고, 장기적으로는 독재권력안정과 차후 권력세습기반으로 활용해 보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또한 소년단을 '핵무력시대'를 이끌어갈 '후비대'로 양성함으로써 '핵병영국가'의 인적토대를 구축해 보려는 저의도 있어 보입니다. 소년단은 3백 50여만 명에 달하며 이들이 곧이어 가입하게 되는 청년동맹은 5백여만 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장마당이후 세대에 속하는 소년단원들의 폭넓은 정보접촉과 자유주의적인 성향, 친시장적인 생활의식을 항일전통과 충성일변도 사상교양만으로는 통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소년단원들이 소년단 기발 앞에서 다진 맹세는 조국 앞에 다진첫 맹세이고 소년단 조직생활은 그 맹세를 지켜나가는 정치생활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1989년 11월 20일 유엔에서 채택된 '유엔아동권리협약'에는 아동의 생존권으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고 기본적인 보건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호권에서는 "모든 형태의 학대와 방임, 차별, 폭력, 고문, 징집"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명기되어 있습니다. 발달권에서는 "여가를 즐기고 정보를 얻으며 생각과 양심과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적시되어 있습니다. 참여권에서는 "의견을 말하고 존중받을 권리,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등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이 협약을 1990년 9월 21일 비준함으로써 그 해 10월 21일부터 발효되어 국제인권규범 당사국 지위에 있습니다. 주민들은 국제인권규범과는 반대로 가고 있는 조선노동당의 소년단원들에 대한 정치생활 강요에 대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 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