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수령충성’과 당혁명승리에 맞춘 ‘도덕교양 강화’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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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7월 5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우리 당의 도덕중시론으로 철저히 무장하고 사회생활의 모든 분야에 구현해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혁명의 승리는 사상과 정신의 승리인 동시에 윤리도덕의 승리"라고 주장했습니다. 사람의 도덕의식과 정신도덕적 풍모는 "경제적 부흥을 이룩하고 유족한 물질문화생활을 누린다고 하여 저절로 높아지고 발휘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도덕교양을 소홀히 하면 "사람들이 도덕적 패륜아, 정신적 불구자"가 되고 "자기의 사상과 제도, 전통마저 지켜낼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도덕의리를 신념화, 체질화한 사람에게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에 자그마한 티라도 앉거나, 국가 앞에 지닌 도덕적 의무를 외면하며, 집단의 이익위에 개인의 이익을 올려놓는 일이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정은은 "혁명적 동지애와 숭고한 도덕의리의 최고화신"이고, 도덕의리의 최고표현은 "수령에 대한 충실성"이라면서, 매일 자기사업과 언행에 대해 "양심적으로 총화"하고 "비도덕적이며 비문화적인 현상들과의 투쟁"을 강하게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부모와 교원들은 청소년들에 대한 도덕교양에 큰 관심과 주의를 돌려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혁명승리는 사상과 정신의 승리인 동시에 윤리도덕의 승리"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혁명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사람의 내면적 규범인 도덕까지도 통제할수 있다는 것인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에 따르면, 조선노동당의 '도덕중시론'은 참된 혁명가인 공산주의자란 다름아닌 신념과 의지, 도덕 의리의 강자"이며 "도덕이 지배하는 나라가 진정한 강국"이고 "열과 정, 사랑과 믿음으로 충만된 혁명은 백전백승한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도덕중시론에 따라 당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혁명의 영원한 수령"으로 모시고 "수령님과 장군님의 사상과 업적을 견결히 옹호고수하고 빛내이는 사업을 양심과 의리, 도덕에 관한 문제"로 내세워, 전체 인민이 전사와 자식된 도리를 다할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덕은 법이나 윤리와는 달리, '개인이 자율적으로 선택하는 주관적인 규범'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이 개인의 내면적이고 자율적인 도덕의 영역까지 통제관리하는 것은 인간내면세계를 짓밟는 일입니다. 반인륜적이고 비인간적인 주민도덕통제는 중지되어야 마땅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도덕교양을 소홀히 하면, 수령의 은덕과 혁명선배도 몰라보는 '패륜아'로 된다며 '수령에 대한 충실성'제고에 초점을 맞춘 '도덕교양'을 강조했습니다. 김씨 일가 3대에 걸친 충성일변도의 '도덕교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우리 당의 도덕중시론은 전체 인민을 견실한 혁명가, 고상한 인격의 체현자들로 키우는 정신적 자양분"이라고 선전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총비서동지에 대한 절대불변의 충실성을 신념화, 양심화, 도덕화, 생활화"하고, 언제나 "참된 충신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총비서동지의 "숭고한 도덕관으로 튼튼히 무장하고 누구나 당과 혁명, 조국과 인민을 위하여 헌신하는 것을 마땅한 본분으로, 도덕적 의무로 간직"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이와 같은 도덕교양은 주민들의 내면세계까지 철저하게 지배하여 이들을 충성의 노예로 만들려는데 있습니다. 도덕의 내용과 외형적 틀까지 당에서 만들어 주민들에게 강압적으로 이식하는 일을 당연시 하고 있는 조선노동당의 '도덕중시론'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에 대한 원초적 말살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수단'입니다. 북한 통치집단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 표현의 자유가 말살된 사회는 더 이상 발전할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우리 나라(북한)를 법이 아니라 도덕이 지켜주고 도덕으로 발전하는 나라로 만들려는 것이 당의 구상이고 결심"이라고 선전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도덕중시론'을 강조하고 나온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 정권은 2020년 12월 외국문화의 유입차단을 목적으로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제정하였으며 2021년 1월에는 당 산하에 법무부를 신설했습니다. 이어 9월에는 수령에 대한 충실성 제고와 반제계급의식무장, 사회주의생활양식을 의무화하는 '청년교양보장법'까지 만들었습니다. 2022년 7월 2일부터 6일까지 도시군당위원회 조직부 '당생활지도일꾼특별강습회'를 개최했습니다. 이외에도 초급당비서대회, 당초급선전일꾼대회와 같은 대규모 정치행사를 통해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제고와 비사회주의적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해왔습니다. 하지만 법적, 제도적, 조직적 통제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사상이완과 일탈행위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도덕교양을 강조하고 나온 이유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외형적인 강압적 통제'보다 내면적인 '도덕적 통제'를 통해 주민들의 김씨 일가 3대에 대한 심리적 이탈과 불만을 차단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부모와 교원들에게 "청소년들에 대한 도덕교양에 특별히 큰 관심을 돌려야 한다"며 "새세대들의 품격형성과 정신도덕적 성장"에 품을 들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사회는 중앙배급체계가 무너진 '고난의 행군시기'를 경험하면서 자란 개인주의적이고 자유스러운 세대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들은 '권력세습'의 정당성을 용인할수 없을 뿐아니라 무엇 때문에 세습독재권력에 충성을 다해야 하는 지를 용납할수 없다고 합니다. 시대와 세대가 바뀌면, 이에 맞는 가치관과 정치경제적 체계, 사회문화적 생활양식의 개혁과 개선이 뒤따라야 정상입니다. 하지만 북한 통치세력들은 그와는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시대에 역행하는 도덕교양 주문에 대해 주민들은 실망을 넘어 절망에 빠지지 않을수 없을 것입니다.

중석: 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진행·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