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당문헌 열독,부강발전의 ‘방도와 묘술’ 발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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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 안녕하세요.

오중석 :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 네. 7월 22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새로운 혁신, 대담한 창조, 부단한 전진이 전인민적인 지향으로 되게 하자"이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모든 일군과 당원,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5개년계획수행의 확고한 담보를 마련하고 국가발전의 활기찬 국면"을 열기 위해서는 "새로운 혁신, 대담한 창조, 부단한 전진"이 "국풍"으로 되게 해야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직면한 도전들을 에돌거나 피한다고 하여 또 시간이 흐른다고 하여 저절로 해소"되지 않는다면서 "비혁명적이고 비전투적인 것을 모조리 불살라"버릴 것을 강조했습니다. 인민경제전반에서 "진보와 낙후가 병존하는 비전형적인 실태를 그대로 두고서는 언제 가도 강국의 꿈과 이상을 이룰 수 없고 우리가 바라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회주의우월성과 위력을 발양시키 위해서는 "총비서동지의 말씀과 그 구현인 당의 노선과 정책"을 섭취하여 "창조와 혁신의 안목"을 넓히고, 제8차 당대회와 제8기 제4차 및 제5차전원회의 문헌을 열독하여 "시대의 전열에 내세울 수 있는 방도와 묘술을 확고히 틀어 쥐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특히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공산주의적 구호"를 높이 들고, "새것을 지향하는 풍조가 차넘치게 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인민경제의 성과부재'의 원인이 마치 일군들의 '잘못된 일본새'에 있는 양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북한 통치집단이 경제실패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관련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 이번 사설은 일군들에게 일하는 방식에서 "도식과 경직, 침체"를 부시라고 주문했습니다. 이어 "그릇된 사상관점과 구태의연한 일본새"를 쓸어버려야 "국가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뚜렷한 개선과 실제적인 성과들이 이룩되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은 '인민생활향상'의 실패책임을 일군들에게 떠 넘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주의건설의 전 전선에서 비혁명적이고 비전투적인 것을 모조리 불살라"버리라고 주장하여, 경제현장 일군들의 '혁명성과 전투성'을 문제삼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가 깊은 수렁에서 빠져 성과를 내지 못있는 것은 일군들의 현장활동 잘못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생산수단의 국가소유와 중앙계획경제의 비효율성 때문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애초부터 북한이 사회주의 '부족경제 시스템'을 채택했기 때문입니다. 경제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과 혁신없이 일군들만 닦달해서는 북한 경제에 희망이 있을 수 없습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일군들에게 제8차 당대회와 제8기 제4차 및 제5차전원회의 문헌을 열독하여 사회주의 전면발전을 위한 '방도와 묘술'을 찾아내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의 '고질적인 정치우위 관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공산주의체제가 출현 70여 년만에 세계적으로 몰락하게 된 것은 모든 문제를 당(黨)이 주체가 되어 정치사상적으로 풀어간다는 '정치우선주의' 때문이었습니다. 경제뿐 아니라 각각의 분야는 그 분야의 전문가들과 인민들에게 맡겨야 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목표에 맞추어 경제를 운영하는 정치우위의 경제정책을 펼침으로써 인민경제는 파탄에 이르렀고 그 여파로 체제가 무너졌던 것입니다. 이번 사설이 일군들에게 열독을 지시한 제8차당대회문헌의 주요 내용은 공산주의 건설과 '자력갱생 정면돌파, 당중앙의 영도체계확립과 핵미사일강국 실현, 무력에 기반한 조국통일입니다. 제4차전원회의는 농촌의 3대혁명운동 전개, 당위주 규율과 사회통제강화, 국경봉쇄 지속을 강조했으며, 제5차전원회의는 비상방역능력건설과 비사회주의투쟁 강화를 주장했습니다. 사설이 추천한 당문헌들은 현재 북한이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타개책이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모든 것이 당중앙 결사옹위에 맞추어져 있을 뿐입니다. 정치사상선행이라는 '잘못된 원칙'을 바로잡지 않는 한 사회주의 전면발전은 실현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오중석 : 이번 사설은 "부강발전을 위한 성스러운 투쟁"을 촉구하면서 그 기준과 출발은 '총비서동지의 말씀'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경제강국건설과는 거리가 먼 '김정은 말씀'을 앞세운 이유와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북한과 같은 혈통세습체제는 세습권력을 유지보존하는 것이 최고의 과제입니다. 세습권력은 통치자 우상화를 통해 권력의 정통성과 대표성, 위대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김정은 정권은 출범 직후부터 김일성의 모습을 모방하고 김일성의 빨치산 혁명전통을 강조하면서 권력 정통성을 다졌습니다. 당규약과 헌법개정을 통해 당총비서, 국무위원회 위원장, 당중앙군사위원장 직책을 차지함으로써 대표성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위대성은 군사력 건설과 경제문제 해결을 통해 확보하려 했으나 국제사회제제와 코로나팬데믹, 연이은 자연재해로 인해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따라서 '김정은 말씀'을 앞세운 이유는 경제성과를 통한 위대성 확립이 불가능하게된 상황에서 선전선동방식으로나마 위대성을 확보해보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대성 날조' 선전만으로 세습권력의 한계를 극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 이번 기사는 "총비서동지의 혁명사상은 우리 모두를 숭고한 이상과 포부로 깨우치며 새시대로 인도하는 불멸의 기치"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노동신문의 잦은 '김정은 혁명사상' 선전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 김정은은 수령으로 10년을 통치했지만 아직까지 새로운 통치이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데올로기 차원에서 수령의 권위를 확고하게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집권이후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우리국가제일주의를 내세우고 있지만 항구적인 전략노선으로 자력갱생노선을 강조하며 핵〮경제병진노선에 진력하고 있어 무엇이 진정한 김정은의 '혁명사상'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10년이 지나도록 독자적인 '통치이데올로기'하나 제대로 정리해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통치집단에 대해 그들의 무능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중석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