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김정은의 ‘창조정신, 창조기풍 따라배우기’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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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8월 2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당중앙의 구상과 결심을 높은 창조적 능력과 완강한 실천으로 받들어 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제8기 제5차 전원회의가 제시한 전투적 과업의 관철여부는 "경제실무적 문제이기 전에 당의 권위와 직결된 정치적 사업"이라고 했습니다. 당중앙의 사상과 의도, 당정책은 "모든 사업을 창조적으로 하기 위한 가장 위력한 사상리론적 무기이며 유일한 기준"이라고 선전했습니다. 이어 "사회주의건설의 진퇴는 객관적 조건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내부적 힘, 발전동력의 준비정도에 의하여 좌우된다"며, "사상초유의 힘과 지혜를 총발동하여 봉착한 난관을 주체적 역량강화의 기회로 반전시키고 사회주의건설의 전면적 발전기"를 열어나가자고 강조했습니다. 모든 일군들과 당원, 근로자들은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고조기, 격변기를 힘차게 열어나가야 한다"면서 "김정은동지의 위대한 창조정신, 창조기풍을 따라배워야"하며, "발전하는 현실에 실력을 따라세우기 위해 적극 노력"하여야 한다고 하고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사업기풍을 확립"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일군들은 "자기 부문, 자기 단위사업을 당앞에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확고한 관점"을 가지고 "올해 전투목표들을 빛나게 완수"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모든 일군에게 김정은의 "창조정신과 창조기풍 따라 배우기를 촉구했습니다. 김정은의 리더십은 창조와는 거리가 먼 '김일성 따라하기'입니다. 창조의 진의를 왜곡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김정은은 "창조를 가장 열렬한 애국으로 간주"하며, "짧은 기간에 세인을 경탄시키는 미증유의 기적과 사변들을 다발적으로 련발적으로 이룩"해나가는 "창조의 거장"이라며, 전체 인민은 "총비서동지의 숭고한 창조의 세계에 자신들을 적극 따라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힘과 기술에 의거하여 최상의 것으로 창조"하는 것이 "총비서동지의 창조이상, 창조본때"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창조는 형식의 파괴와 실패로부터 나옵니다. 창조는 실패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정확한 진단과 교훈으로부터 나옵니다. 북한과 같이 공식적인 통치이데올로기가 존재하고 수령유일적 지도와 중앙계획경제체제에서는 창조력이 발휘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창조가 불가능한 체제에서 '김정은의 창조정신과 창조기풍을 따라 배우라'는 것은 김정은의 '아바타'가 되라는 말에 다름 아닙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모든 창조적 사업의 사상이론적 무기이자 기준은 "당중앙의 사상과 의도, 당정책"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사업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모든 사업이 한 사람의 '방식'에 따라야 한다는 북한식 '창조성 도그마'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전체 인민이 통치자 한 사람의 생각과 뜻, 발걸음까지 똑같이 해야한다는 독단적 주장은 보편적인 인간사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종교적 차원에서도 이루어지기 힘든 일입니다. 이런 북한 통치집단의 독단은 인민들이 '김정은에 대한 이성적 비판은 불가능하며 오직 믿고 따라야 한다'는 점을 세뇌시키는 반인권적 사상통제입니다. 사업추진에서 구체적인 조건과 환경, 깊은 사색과 연구, 이성적인 판단은 허용되지 않는 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북한 사회주의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이유는 생산성의 끝임없는 하락과 자원의 편중투입, 생산의 무정부성, 생산력발전의 한계, 과학기술 부문에서의 창의성 부족, 경제에 대한 정치사상적 접근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없이 통치자 한 사람의 '창조성 일반화'를 마치 '만능의 열쇠' 인양 주장하는 것은 사회주의건설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에서 발휘된 창조성이 세계인을 감동시키거나 일류발전에 기여로 나타난 것은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일군들에게 "창조의 거장"인 김정은을 본 받아 "창조적 능력과 완강한 실천력의 발휘"를 촉구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이 일군들의 '창조적 능력 발휘'에서 '김정은 본 받기'를 요구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누구나 총비서동지의 담대한 배짱과 불 같은 열정을 본 받아 남들이 걸어온 열걸음, 백걸음을 한걸음에 뛰어 넘으며 부단히 전진비약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일군들은 "앉으나 서나, 밥을 먹을 때에도 사업을 연구하며 끝임없이 새로운 것을 착상하고, 새로운 일감을 찾는 것을 습벽화"하라고 지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건타발과 우는 소리를 하고, 눈가림식으로 하는 패배주의와 형식주의, 현상유지를 하는 보신주의, 낡은 사상관점과 수동적이며 피동적인 사업기풍, 일본새와 단호히 결별"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고려할 때, 김정은을 '창조의 화신'으로 신격화하여 그의 권위를 높이고 일군들의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켜 침체국면을 타개해 보려는 궁여지책의 하나로 해석됩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김정은의 사업방식은 '항일유격대방식' 모방으로 창조와는 배치되는 일본새였습니다. 박제화된 일본새에서 창조성 발휘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최악의 시련을 뚫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고조기, 발전기를 열어나가는 우리에게 있어서 과학기술은 생명선"이라며 '실력가가 되기위한 학습'을 강조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사회주의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대표적인 원인중 하나는 '과학기술의 창의성 부족'입니다. 특히 소비품 생산에서 과학기술의 후진성은 사회주의정권 출현 이후 망할 때까지 해결된 적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인위적인 계획과 중공업 및 군수산업에 치우친 경제건설전략 때문이었습니다. 사회주의의 잘못된 제도와 사회주의 운영집단의 무능 및 무책임성이 사회주의실패의 핵심원인이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식 사회주의'의 단점과 통치집단의 무능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학습'을 문제삼고 있는 이번 사설의 주장은 주민들로부터 외면과 지탄을 받지 않을수 없을 것입니다.

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