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방역전 승리는 ‘김정은의 인민사랑 결정체’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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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8월 13일자 노동신문에 수록된 "사상최악의 위기를 이겨낸 불굴의 정신력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가속화해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최대 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챙취하였음을 선포"한다는 김정은의 방역전 승리연설 내용을 전하면서, 방역전쟁의 승리는 "총비서동지의 탁월한 사상과 정력적인 영도, 희생적인 헌신이 떠올린 인민사랑의 결정체"라고 선전했습니다. 이어, 오늘 우리 앞에는 방역전쟁의 승리를 공고히 하며 "당대회결정관철을 위한 올해 전투목표를 성과적으로 달성하고 국가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보란듯이 열어나가야 할 책임적이고도 방대한 전투적 과업이 나서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악성전염병사태를 최단기간내에 평정한 승리를 새로운 투쟁력과 분발력으로 승화시켜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가속화해나가야 한다"고 다그쳤습니다. 특히 "총비서동지가 하라고 한 대로만 하면 천사만사가 다 잘된다는 것이 방역대전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다시금 심장깊이 쪼아박은 철리"라며, "총비서동지의 혁명사상을 신념화하고 당중앙의 유일적 영도밑에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혁명적 규률과 질서를 더욱 철저히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신형 코로나 방역전쟁의 승리는 '김정은의 탁월한 사상과 영도, 헌신'에 기인한 것이라며 그의 '코로나리더십 부각'에 집중했습니다. 현대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우상화선전'인데요.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은 "지금 온 나라 전체 인민은 탁월한 사상과 불면불휴의 위민헌신으로 오늘의 값비산 승리를 안아오시여 조국의 안전과 우리 모두의 생명을 지켜주신 경애하는 총비서동지께 가장 뜨거운 고마움의 인사를 삼가 드리고 있으며 당중앙의 사상과 영도를 일심전력으로 받들어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가속화 해나갈 불타는 결의에 넘쳐 있다"고 주장해, 김정은의 리더십을 미화분식하고 민심을 날조하여 선전했습니다. 이에 더해 "최대비상방역기간 우리 인민은 경애하는 총비서동지를 높이 모시고 살며 투쟁하는 무한한 행복감으로 가슴끓이며 혁명의 위대한 스승,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께서 계시여 우리의 앞날은 끝없이 밝고 창창하다는 믿음을 더욱 굳게 가지였다"며, 봉건왕조시대에도 없었던 '우상화 논리'를 펼쳤습니다. 사상초유의 전염병사태를 맞아 지도자가 자신의 해야할 일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를 두고 '스승, 어버이, 헌신'과 같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선전하는 것은 비이성적고 반인민적인 행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방역승리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도 인민들이 "당중앙의 구상을 결사의 행동실천으로 받드는 붉은 방역전사, 보건전사가"돼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의 갑작스런 '방역전 승리선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해왔던 북한은 지난 8월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열고 5월 12일부터 시작된 방역전쟁이 승리했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사설은 인민들이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명령과 지시를 당중앙의 요구로 무겁게 받아들이고 철저히 실행"해야 하며, "당의 국가방역능력건설사상을 높이 받들고 나라의 방역능력, 위기대응능력건설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지시했습니다. 이것은 '방역전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코로나비루스의 재확산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우려한 데서 나온 지시입니다. 보건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진단키트와 백신, 처방약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세계적인 보건전문가들은 인민전체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코로나비루스 극복방법이라고 주장합니다. 한국과 중국, 코백스의 백신지원을 적극 수용하여 보건안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사전 대비나 과학적인 분석 없이 일방적인 방역승리선언은 더 큰 위험을 불러올수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그동안 '제로코로나정책'을 강력하게 실시해왔으나, 이번 '방역전 승리 선언'과 함께 '위드코로나정책'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북한이 갑작스럽게 '정책변화'에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는 변화된 방역형세와 주객관적 조건에 맞게 경제건설과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작전과 지휘를 치밀하게 하여 당이 제시한 올해 전투목표를 기어이 점령"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최대비상방역전에서 발휘된 당원들과 근로자들의 정신력과 창조력을 더욱 발동하고 승화시켜 온 나라에 창조와 혁신의 불길, 집단적, 연대적 혁신의 불길이 거세차게 타오르게 하여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이와 같은 주장을 고려해 볼 때 이번 방역정책 변화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경제침체와 피폐해진 인민경제생활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2년 이상 지속된 '봉쇄정책'이 계속 이어진다면 인민경제는 물론 체제를 떠 받치고 있는 당경제와 군수경제까지 붕괴될 수 있다는 절박한 상황인식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방역초소 전투원들에게 "국경과 전연, 해안을 철통같이 봉쇄하고 방역사업에서 사소한 공간과 허점도 나타나지 않도록 최대로 각성 또 각성하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여정은 방역전승리를 선언하던 날 육성연설을 통해 "적들이 공화국에 비루스가 유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겠다고 위협했습니다. 한국의 탈북민단체들이 살포한 물건들이 코로나비루스를 북한에 전파했다는 해괴망측한 주장을 펼친 것입니다. 감염병확산책임을 한국에 떠넘긴 것인데요. 국제보건기구는 삐라와 같은 소품들은 비루스 전파수단이 될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김여정의 이번 위협발언은 북한이 '감염병 후진국'임을 실토한 것으로, 국제적 망신만 산 반애국주의적 행태였습니다. 주민들은 그녀의 '철부지성 발언'에 큰 자괴감을 느꼈을 것입니다.

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