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1월 19일자 1면에 수록된 "3대혁명의 불길을 세차게 지펴올려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을 이룩하자"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지난 18일 제5차 3대혁명선구자대회에 보낸 김정은의 서한을 그대로 전제한 것입니다.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이라는 말에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의 전 행정에서 불변의 지침으로 삼아야 할 사상과 정신, 원칙과 내용, 그 실현방도가 집약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3대혁명노선은 "사회주의, 공산주의건설강령이며, 당의 총노선"이라고도 밝혔습니다. 이번 3대혁명선구자대회의 기본정신은 "3대혁명을 동력으로 국가사회생활의 모든 분야, 나라의 모든 지역의 동시적이며 균형적인 발전을 강력히 추동하자는 것"이라며 "전당, 전국, 전민이 참가하는 3대혁명총진군"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나라의 모든 시, 군들에서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의 된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일군들의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에 대한 견해 및 관점의 혁신과 이 운동에 대한 당의 지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습니다. 그리고 '3대혁명소조원'들의 활동부진을 지적하며 개선대책강구와 활성화를 강도높게 촉구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기사는 '3대혁명'을 "사회주의, 공산주의건설의 전 행정에서 불변의 지침"이라고 주장하면서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과 '3대혁명소조운동'에 주력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을 좀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북한 건설의 전 역사는 "곧 3대혁명의 역사이며 3대혁명노선을 실현하는 길에서 사회주의 완전승리도 공산주의사회도 맞이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우리식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은 본질상 사상, 기술, 문화의 3대 영역에서의 새로운 혁명"이라고 밝히고, 사회주의강국으로의 전환도 "모든 사회성원들의 혁명화, 기술경제력의 고도화, 사회전반의 문명화 과정"이라는 적었습니다. 그리고 "100년이고 200년이고 3대혁명노선을 순결하게 계승하고 완벽하게 구현"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1970년대에 추진했던 '전 주민노력경쟁운동'을 다시 꺼낸 것은 크나 큰 실수입니다. 그 이유는 북한 사회주의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경제이기 때문입니다. 3대혁명의 목표는 경제발전에 있지 않습니다. 3대혁명은 그 초점이 경제건설보다는 인간과 사회개조에 맞추어진 것입니다. 공산주의형 인간개조를 위한 사상혁명과 생산양식개조를 위한 기술혁명, 사회개조를 위한 문화혁명은 경제문제를 풀기보다는 경제문제를 더 악화시켜 왔습니다. 3대혁명은 북한체제작동을 불능상태로 몰아가는 애물단지로 변해 버린지 오래되었습니다.
오중석: 과거에 공산권이 추친했던 사회주의노력경쟁운동은 모두 실패로 끝났습니다. 이와 같은 역사적 교훈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북한의 '노력경쟁위주'의 사회주의건설추진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과거 공산권을 대표했던 소련과 중국은 사회주의사회에 걸맞는 '생산력'을 조속히 갖추어야 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스타하노프운동'(1935년)과 '대약진운동'(1958년)을 전개한바 있습니다. 주민들의 노동력을 최대로 동원하기 위해 경쟁을 극한 상황까지 몰고갔습니다. 그 결과 양적으로 생산은 늘었지만 생산의 질적하락을 초래해 양질의 경제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사회주의노력경쟁운동은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은 커녕, 사회주의경제체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북한은 지난 18일 제5차 '3대혁명선구자대회'를 열고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과 3대혁명소조운동의 전면적 추진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노력경쟁운동은 주민들의 육체노동과 '자력갱생방식'이라는 한계로 인해, '사회주의의 전면적 발전'이나 '사회주의 완전승리'의 원동력으로 될 수 없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은 실패가 예정된 사회주의경쟁운동을 청산하고 주민들을 '노동으로부터 해방하는 진정한 길'이 무엇인지를 깊이 모색하여,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이번 서한에서 3대혁명붉은기운동에 대한 지도체계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며 개선대책강구를 지시했습니다. 이처럼 문제투성이인 노력경쟁운동을 다시 들고 나온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의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에 대한 지적내용을 들여다 보면, 김정은은 아직도 많은 단위들이 3대혁명붉은기를 수여받지 못하고 있고, 수여받은 단위도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질책했습니다. 이어 이 운동에 대한 지도에서 허점들이 있다면서 당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의 지도개선 임무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개선책으로 지도서와 판정규정 검토갱신, 상벌제도와 표창 및 우대조치 실시, 시군단위까지 범위확대를 주문했습니다. 시,군 당책임비서와 당책임일군들의 실수에 대한 책임문제도 언급했습니다. 이런 내용들을 감안해 볼 때 3대혁명붉은기쟁취운동을 다시 꺼내든 이유는 전국적으로 거미줄처럼 구축되어 있는 당조직을 동원하여 김정은의 통치권위를 새롭게 확보하는 한편, 사회전반에 대한 당의 정치적 통제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김정은은 '3대혁명소조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학과성적이 우수한 대학졸업생들을 엄선하여 파견역량을 강화하고, 생산단위뿐만 아니라 지역단위로도 파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주민들은 이런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소련의 스타하노프운동과 중국의 대약진운동이 실패한 것은 '스타하노프주의자'들과 '홍위병'들이 당의 지시와 지원을 무기로, 생산현장의 지휘와 명령체계를 무시하고 짓밟는 월권행위와 마찰을 일으켜 기존의 생산활동마저 그 효율성이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북한에서도 한 때 3대혁명소조원들의 월권행위로 많은 문제가 불거지자 이에 대한 검열에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선무당이 사람잡는다'는 말을 떠올리며, 다가올 '새로운 선무당시대'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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