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2019년 1월 14일자 1면에 게재된 “당의 혁명적 무장력인 노농적위군의 앞길에는 승리와 영광만이 있을 것이다“라는 사설입니다.
오중석: 노동신문이 노농적위군 창설 60돌을 기념해 작성한 것인데요. 사설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네. 먼저 노농적위군의 성격과 기능 및 역할, 과거 김일성과 김정일의 노농적위군 창설 및 조직운영 성과를 찬양하고 노농적위군의 과거 활동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어서 김정은 시대 노농적위군 사명을 “수령결사 옹위”로 부여하고 당면 과업으로 “①노농적위군의 전투력 강화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키며, ②향토방위와 조국번영투쟁에서 책임과 역할을 적극 수행하고, ③수령들의 민간무력건설사상과 업적 및 유훈을 결사 관철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과업 실현방법으로는 ㉠노농적위군 강화에서 수령과 장군의 민간무력사상과 이론을 절대기준으로 삼고 ㉡노농적위군 내에 당 중앙 결사옹위와 혁명적 영군체계 및 군풍(軍風)을 철저히 세우며 ㉢당 조직들은 노농적위군에 대한 정치사상교육을 강화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오중석: 그렇군요. 노농적위군이 어떤 조직인지 소개해 주실까요?
이현웅: 북한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중공군이 철수(1958년)함에 따라 군사력 부족을 메운다는 명분으로 1959년 1월에 노동자, 농민, 제대군인 학생 등을 모아 ‘노농적위대’를 창설했습니다. 창설 당시 50만명 규모였던 노농적위대는 현재 500백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김정은의 후계체제 구축과정에서 명칭을 ‘노농적위군’으로 변경하여 군사적 성격을 더욱 강화했습니다. 조선노동당 군사부 소속이며, 편제는 노농적위군 총사령부 밑에 각 도 및 직할시에 군단 급, 시(구역)∙ 군에 연대 급, 리∙ 동에 대대 급, 부락과 직장에 중대 및 소대 급 부대가 편성돼 있습니다. 연간 군사훈련은 1개월로, 15일간은 동원훈련을, 나머지 15일은 자체훈련을 받고 있으며 무기는 소총, 기관총, 박격포가 지급돼 있고, 유사시에는 정규군과 함께 게릴라전까지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중석: 노농적위군의 주요 기능과 역할에 대해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사설에 따르면 노농적위군의 군사적 성격이 점점 강화되었는데요. 김일성 때의 “혁명전통을 계승한 불패의 대오, 주체적인 민방위 무력”에서, 김정일 시기에는 “전민항전 준비를 갖춘 자위의 성새(城塞), 정규군과 협동작전 또는 독자적으로 적을 격멸 소탕할 수 있는 무적의 대오”로 군사적 성격이 보완됐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시대에는 “당의 혁명적 무장력, 수령옹위의 강철대오, 최고존엄을 위해 죽음도 불사하는 민간무력“이라며 정권 핵심을 수호하는 군사력으로 강화됐습니다. 기능과 역할은 “전 인민 무장화와 군사적 역량 조직화, 전 인민적 전 국가적 방위체계 확립”으로 되어있습니다. 북한은 노농적위군의 존재를 ‘전민무장화와 전국요새화’를 완성해 천하무적의 군사강국이 됐다는 선전 근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외부 세계로부터 ‘병영국가’로 평가되는 근거로도 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노농적위군에 대한 당의 정치사상교양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는데요. 어떤 사상교양을 주문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먼저 당 조직들은 노농적위군 대원들에게 5대교양(위대성∙김정일애국주의∙반제반미∙계급∙공산주의신념)을 강화하여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을 결사 보위하는 충정의 인간, 투철한 반제계급을 뼈에 새긴 견결한 투사들로 철저히 준비시키라는 것입니다. 다음은 노농적위군의 군사훈련과 전투동원준비사업에서 제기되는 문제들을 수시로 확인하고 제때에 대책을 세우며, 전투력을 파괴하는 사상독소들이 침습하지 못하도록 사상공세의 도수를 더욱 높이라고 주문했습니다. 이런 사상교양을 강조한 것은 북한사회가 전반적으로 이완 돼 있으며 조선노동당의 정책과 노선이 주민들로부터 배격 받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노농적위군의 김정은 결사옹위의 ‘사명의식’ 고취와 유사시에 대비한 전투력 강화, 노농적위군에 대한 고강도 사상교육 실시로 요약됩니다. 이런 조치에 나선 원인과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현웅: 이번 사설은 노농적위군 강화조치 이유를 “적대세력들의 굴함 없는 공격과 주체조선의 진군을 가로 막는 단말마적인 발악”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스스로의 고백을 고려해 볼 때 노농적위군에 대한 사상적, 군사적 체질강화 조치는 국제사회의 제재압박 여파로 인민대중들 사이에 확산되고 있는 당 정책과 노선에 대한 불만을 진화해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지난해 미국과 정상회담까지 열려, 경제제재 해제와 이로 인한 획기적인 경제적 향상을 기대했으나 협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대대로 자력갱생만 부르짖는 북한정권에 대한 원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북한 지도부는 이와 같은 주민들의 북한식 사회주의체제에 대한 자포자기와 애국주의 이탈 현상을 심각한 체제이완 징후로 판단했을 것입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북한 주민들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노농적위군 징집대상은 만 46세부터 60세에 해당되는 남자들과 17세에서 45세 해당되는 주민 중 교도대에 미 편성된 자, 17세에서 30세에 해당되는 미혼여성 중 교도대에 미 편성된 여성들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노농적위군은 북한이 자랑하는 전민무장화를 상징하는 군사력이라는 측면에서 그 편성 범위가 모든 직장과 말단 행정단위에 이르기 까지 매우 넓습니다. 이들에 대한 군사훈련과 사상교육강화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에도 벅찬 주민들에게 엄청난 압박과 고통을 안기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동계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노농적위군은 정규군과 함께 동계훈련 참여대상입니다. 동계훈련에 동원된 노농적위군들이 수령결사옹위라는 사명감 하나로 엄동설한에 진행되는 군사훈련을 견뎌내기는 참으로 어려울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