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2019년 1월 17일자 1면에 게재된 “사회주의 우리 국가의 정치사상적 힘을 백방으로 다져나가자“라는 사설입니다. 이 사설은 당이 ‘인민대중제일주의’ 정신에 입각해 주민들에 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철저하게 교육시키는 방식으로 정치사상적 위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 노동신문은 주민들에 대한 정치사상교육의 중요성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올해 전 주민 신년사학습열풍을 몰아 가고 있습니다. 이번 사설 역시 이런 선전선동행태를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제국주의자들이 북한 발전을 가로 막으려는 방해책동을 짓 부시기 위해서는 북한의 정치사상적 위력강화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당 조직들은 “김일성-김정일주의의 근본 핵인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앞세우고 수령결사옹위를 내용으로 하는 정치사상교육을 강화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북한의 정치사상적 위력은 “김정은 시대를 맞아 최상의 경지에서 과시되고 있다”고 선전하면서도, 북한 땅 어디에서든 주민들의 입에서 “노동당 만세 소리와 사회주의 만세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여, 정치사상적 위력을 더욱 끌어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행위 근절” 역시 부한 사회주의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라고 지시했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이 강조하고 있는 ‘정치사상적 위력 강화’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좀더 상세하게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네. 이번 사설이 말하고 있는 ‘정치사상적 위력’이란 “영도자의 두리에 뭉친 일심단결의 위력이자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원동력”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사상적 위력의 역사적 의미’도 강조하고 있는데요. “사회주의위업 실현을 위한 영웅적 투쟁의 밑바탕을 이루고, 혁명대오의 사상의지적, 도덕의리적 단합의 역사를 수놓은 힘”이라고 적었습니다. 북한 특유의 ‘뜬 구름잡기’식 어의 규정입니다. 역대 북한 세습독재정권이 ‘김씨 가문’ 우상화와 대외 군사적 위협을 시위하기 위해 강압적으로 추진한 주민동원행사를 연상케 할 뿐입니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이며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이런 동원행사의 본질은 세습독재정권에 대한 주민들의 저항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고도의 통제수단입니다. 북한 주민들 역시 당이 동원한 행사에서 “수령결사옹위, 당 정책 결사관철”의 구호를 목놓아 부르짖지만, 강압에 따른 타율적 ‘신음’으로 바뀐지 오래되었습니다.
오중석: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북한 주민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네. 이번 사설은 ‘정치사상적 위력강화’을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먼저 북한사회가 “김일성-김정일주의로 일색화되어 사상적 순결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당의 유일적 영도 밑에 당과 온 나라가 하나같이 움직이는 강철 같은 규율이 확립된 나라, 당과 사상도 숨결도 발걸음 조차도 같이 하는 나라가 되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수령결사옹위를 제일생명으로 간직하고 당의 사상과 영도를 한 마음 한 뜻으로 받들어 나가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을 위한 사상일색화는 종교적 교리에서나 가능한 일입니다. 북한의 사상일색화 주장은 봉건왕조시대에서 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사상적 폭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은 ‘정치사상적 위력’이 실질적으로 강화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방법까지 제시했다는 것인데요. 이에 대해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네. 북한 주민들의 ‘정치사상적 위력’이 제대로 강화되면, 북한 땅 여기 저기 전 지역에서 “조선노동당 만세, 사회주의만세” 소리가 울려 퍼지게 되며, 북한 주민들의 당에 대한 사랑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상이 확인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만세소리를 듣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조선노동당과 사회주의가 북한 주민에게 식량난과 에너지난, 고난의 행군을 가져다 준 적은 있지만 ‘참된 인민의 행복’을 진정으로 선사한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오중석: 북한 정권이 당 조직과 일꾼들에게 ‘정치사상적 위력 강화’를 위한 사상교육을 지시한 배경과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북한 정권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비타협적 핵 보유전략’을 구사하면서 핵무기만 완성하면 북한주민들이 그 동안 허리띠를 졸라맸던 고생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며 선전했습니다. 또한 미북정상회담 개최결과로 북한 경제회생은 물론 경제강국 건설의 날개를 달게 될 것이라며 ‘환상’을 심어주기에 바빴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이와 정반대로 나타났고 북한 주민들의 ‘수령결사옹위 및 사회주의수호 정신’에도 ‘빨간 불’이 켜진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정치사상적 위력 강화 조치는 북한 사회저변에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는 애국주의 붕괴현상을 차단해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오중석: 이번 사설의 ‘정치사상적 위력 강화’ 지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북한 주민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네. 이번 사설은 정치사상 위력 강화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의 핵심은 ‘인민대중제일주의’라고 선전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러나 사설의 핵심 주장은 “주민들의 수령결사옹위와 김씨 일가 우상숭배 강화하라”는 것입니다. 누가 봐도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지시입니다. 인민대중이 ‘제일’이라면 수령과 당이 주민들을 ‘제일’로 섬기고 받들며, 주민의 윤택한 삶을 위해 모든 정책자원을 최우선적으로 동원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북한정권 70여 년 역사에서 수령과 당이 ‘제일’의 대접을 받았을 뿐 ‘인민대중제일주의’를 단 한번이라도 실천한 사례가 없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지도자와 당의 수없이 반복된 ‘말의 상찬’아니라 ‘인민 결사옹위, 인민복지 결사관철’과 같은 구호가 현실화될 날을 간절하게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오중석: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