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의 선교역사’모략은 반미의식고취 책동”

0:00 / 0:00

'노동신문 다시 보기’.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오중석입니다.

오중석: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오중석: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노동신문 11월 9일자 5면에 실린 “자선의 탈을 쓴 침략의 선발대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제국주의’ 미국이 19세기말에 조선을 지배하기 위해 ‘종교적 침략’의 방법을 선택하고 “선교와 의료 및 교육” 등 자선을 ‘침략 수단’으로 활용하여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려 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의사와 교육자의 탈을 쓰고 조선에 입국하여 병원과 학교의 간판을 내걸고 진료와 교육에 나섰지만 이들의 실체는 ‘침략의 앞잡이’이라는 것입니다. 본 기사는 당시 조선에 파견된 선교사와 의사, 교육가들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조선침탈을 위한 위선적 활동’으로 매도하고 있어, 북한이 지금도 주민들에 대한 반미의식 고취에 얼마나 혈안이 되어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하는 주요 자료라고 생각됩니다.

오중석: 북한은 주민들의 반미대적의식이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역사적 사실’들을 왜곡하거나 조작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구한말 미국의 대 ‘조선정책’을 모략하는 데 주력해 왔는데요, 이번 기사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는 지 구체적으로 짚어 주시죠?

이현웅: 네, 이 번 기사는 19세기 말에 미국의 선교사들이 ‘조선’(한반도)에 들어와 기독교 전파와 의료 및 교육 활동을 전개했는데요, 북한은 당시 미국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의 순수성을 전면 부정하고 있습니다. 선교사들은 ‘제국주의 앞잡이’며 그들의 다양한 선교활동들은 모두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좀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당시 미국 종교계에서 ‘조선’에 파견한 선교사들은 ‘선교사의 탈’을 썼을 뿐 선교사가 아니며 실제는 조선침략을 위한 ‘선발대’라는 것입니다. 미국이 ‘제국주의 탐욕’을 만족시키는 일이라면 심지어 종교까지도 그 수단으로 악용해 왔다는 점을 날조함으로써 미국을 ‘비인도주의적이고 파렴치한 국가’인양 낙인 찍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둘째, 조선에 파견된 선교사들은 ‘조선’ 각지에 “구세병원, 제중병원, 아동병원” 등을 차려 놓고 심심풀이로 임산부를 죽이고 환자의 치료비 대신 피를 모두 뽑아내는 만행을 감행하였으며, 이들 병원은 “조선인을 노예로 만들고 미국의 침략야욕을 채우기 위한 소굴”이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셋째, 미국 선교사들 중에는 ‘교육자의 탈’을 쓰고 ‘조선’ 민족을 회유기만하며 ‘친미정권’을 세우기 위한 “정탐모략책동”을 감행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번 기사는 그 사례로 1885년 ‘조선’에 파견되어 대표적으로 활동한 언더우드 1세와 그 아들 및 손자의 대를 이은 선교활동을 각각 “친미정권을 세우기 위한 내탐자료를 작성하고, 각종 정보를 수집하여 ‘조선에 관한 긴요한 자료’라는 책자를 출판했으며, 인천상륙작전 고문과 6.25정전협정 당시 수석통역관의 직무 수행” 등으로 악명을 떨쳤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이 미국 선교사들의 순수한 선교활동과 의료 및 교육활동을 ‘제국주의 침략’수단이라고 왜곡 비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현웅: 네, 북한은 ‘반미대적의식’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사상사업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데요, 이번 기사는

첫째, 최근 미국하원의 ‘오토웜비어 법’ 통과(10.24)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이 군사적 시위와 함께 강력한 경제적 압박조치를 취한 데 대응해, 미국의 대조선 정책 역시 처음부터 ‘비인간적이고 비인도주의적인 것이었다’고 모략함으로써 오토웜비어의 사망 책임을 희석시켜 보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둘째, 트럼프대통령이 방한기간 대한민국 국회연설(11.8)을 통해 한국의 번영과 발전을 ‘영광’으로 표현하는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았으며, 한미동맹관계도 역대 어느 시기보다 ‘최상의 단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김정은 정권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탄압실태를 조목조목 비판한바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핵개발에 대응한 ‘북 핵 공조’역시 ‘빈틈없는 상태’에 있다는 점을 확인해주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이러한 한미동맹의 견고한 발전을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하게 차단해 나설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을 것이며 그 방법의 하나로 구한말 미국의 대 ‘조선 선교정책’에 대한 ‘역사적 비난’을 시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셋째, 대북 선교활동과 ‘황색바람’의 차단입니다. 북한은 사회주의멸망의 원인을 ‘외부사조의 침투’에서 찾고 있습니다. 북한에 가장 많은 지원을 하는 단체는 대부분 미국의 기독교단체들입니다. 이들 기독교 지원단체들은 인도적 지원이 북한 땅에서 원래 목적한 대로 이루어지는 지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북한을 자주 방문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들의 잦은 방문과 인도적 지원활동이 북한 주민들의 사상적 단결을 훼손하거나 체제결속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는데 절치부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세계 각국의 종교단체로부터 정권의 ‘필요성에 따른 잇속’은 챙기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종교의 자유’는 철저하게 억압하고 있습니다.

오중석: 19세기 말에 조선에 파견된 선교사들의 활동이 일제강점기 국권회복과 6.25전쟁이후 국가재건 및 인도주의적 발전에 크게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의 대 ‘조선’ 선교활동에 대해 비난으로 일관하고 있는 북한의 평가와는 다르게 순수한 ‘일반적인 평가’를 소개한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실까요?

이현웅: 네, 구한말 시기에 조선에 들어온 미국 선교사들의 활동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이들은 일제강점기에 정신적으로 피폐해 있고 가난과 질병에 시달려 허덕이던 망국의 ‘조선백성’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 ‘의료와 교육, 자선사업’활동을 폭넓게 펼쳤습니다.

선교사들 일부는 망국의 한으로 신음하고 있는 일제의 식민지치하에서 독립투쟁과 국권회복운동에 나선 ‘조선백성’들과 함께 국권회복활동에 나섰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순교하기도 했습니다. 3.1독립운동 당시 독립선언문에 명기된 33인의 민족대표 중 16명이 기독교계 인물이었다는 사실에서 당시 선교사들의 국권회복을 위한 ‘보이지 않는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선교사들이 파견 현지에서 의료와 교육, 사회사업에 힘쓰는 일은 시대를 초월해 선교자의 사명에 해당됩니다. 특히 일제식민시대 선교사들이 한국의 독립정신을 고취하고 독립운동을 지원한 것은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매우 높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또한 이들의 자선사업과 노력은 한국의 의술과 교육의 질을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되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오중석: 북한은 헌법에 ‘종교의 자유’를 명기하고 있으면서도 실질적으로는 종교를 ‘김일성 유일사상의 적’으로 규정하고 철저히 억압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주민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허용함으로써 인도주의적 삶의 가치를 회복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만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현웅 안보통일연구회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