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다시보기] 북, 일꾼들에게 ‘당성 무장’ 강조

0:00 / 0:00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20여 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노동신문을 읽은 북한 전문가, 이현웅 ‘통일전략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양성원입니다.

양성원: 이현웅 위원님 안녕하세요.

이현웅: 안녕하세요.

양성원: 오늘은 어떤 기사를 살펴볼까요?

이현웅: 네. 10월 23일자 노동신문에 게재된 '당성은 당중앙을 절대적으로 옹위하고 당정책을 관철하기 위하여 자기의 모든 것을 깡그리 바치는 혁명정신이다'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일군들이 높은 당성을 지니고 당의 사상과 영도를 받드는 데서 핵심으로서의 책임과 본분을 다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수령의 사상과 영도에 절대 충성한 첫 세대 혁명가들이 발휘한 당성을 드팀 없이 계승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당성과 혁명정신은 당의 존엄과 권위를 백방으로 옹위하는 데서 높이 발현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일군들이 당의 통일과 단결을 지키는 전초선에 서있다는 자각을 가지고 사상적으로 탈색되고 계급적으로 변색된 자들과 원칙적이고 무자비한 투쟁을 벌려야 혁명대오의 정치사상적 순결성을 튼튼히 고수할 수 있다"며 강력한 사상통제를 주문했습니다. 이에 더해 "모든 일군들은 창당세대가 발휘한 당성을 따라 배워 당의 존위를 굳건히 옹위하고 당정책관철과 일심단결강화를 위한 투쟁에서 자기사명과 본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북한 사회주의의 발전과정은 "당의 존엄과 권위를 무조건적으로 사수하고 혁명을 보위하여 온 전 세대들의 숭고한 정신의 계승이라고 할 수 있다"며, 1세대 전통계승을 강조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짚어 주실까요?

이현웅: 이번 기사는 ①첫 세대 혁명가들의 정신과 기질을 이어나가지 못하면 당의 성격이 변질되고 사회주의가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고 적었습니다. 그리고 ②혁명 1세대들의 정신을 꿋꿋이 이어나가는 것이 곧 혁명적 당의 불패성의 담보이며 집권 법칙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③당 개척세대들에게는 수령의 권위를 보위하는 것은 최상 최대의 의무이고 첫째가는 혁명과업이었으며 ④반당 반혁명 종파분자들을 무자비하게 짓뭉개 버리고 수령의 기본노선을 옹호 보위한 세대도 1세대 혁명가들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해방 후 북한지역에서 사회주의 당사업에 대해 가장 무지하고 반민주적이었던 세력은 바로 김일성 빨찌산파였습니다. 토지개혁의 폭력성과 반인민성, 김일성 독재아성구축, 동족상잔의 전쟁도발과 반대파 일소, 김일성 개인우상화와 사당화 앞잡이 노릇 등 지난 80여 년 동안 조선노동당이 민족과 역사 앞에 저지른 만행은 하늘에 닿고도 남습니다. 북한의 정상적 발전은 혁명 1세대들이 기형적으로 만들어 놓은 전통과 유산을 철저히 청산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수령의 위대성을 널리 전파하고 대중과 한가마밥을 먹으며 민심을 주도한 주인공들이 창당세대였다"며, 일꾼들의 민심관리 부실을 우회적으로 지적했습니다. 김정은 정권과 조선노동당의 민심관리행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김정은 정권의 민심관리는 당근없이 철저한 사상교육과 가혹한 처벌 위주로 된 '채찍형 관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대 인민사과도 하고 눈물도 흘린 적이 있었지만 철저하게 계산된 악어의 눈물이었습니다. 인민들의 숙원인 정치적 권위와 경제적 이익의 합리적 배분은 단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해방 직후 인민들은 나라건설의 시급성 때문에 김일성의 권력장악과 장기독재를 인내할 수밖에 없었지만, 김정일과 김정은의 권력세습과 이들의 독재를 겪으면서 권력정당성에 의혹을 갖게 되었고, 최근 4대세습 시도를 목격하면서 깊은 정치적 상실감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북한 통치집단은 80여 년간 지속된 세습독재체제를 청산하고 민주적으로 권력을 창출하는 정치개혁을 단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수령에 대한 절대충성과 극한희생만을 강조하고, 수천 명의 귀한 인민의 아들들을 죽음의 전쟁터로 강제 파견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제아무리 일꾼들을 다그친다 해도 김정은식 민심관리는 실패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일군들의 당성은 당의 노선과 정책, 당결정을 무조건 철저히 관철하는 데서 집중적으로 표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일꾼들의 당성무장과 당결정 철저관철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와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이번 기사는 그 이유와 배경을 추론해 볼 수 있는 몇 가지 내용들을 적시하고 있는데요. 그 첫 번째 내용은 "주관주의적으로, 취미본위적으로 일하고 당정책을 관철한다고 하면서도 도리어 비속화하고, 심지어 정책적 선에서 탈선하여 왜곡 집행하는 것은 당성이 결여된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의 1세대 혁명가들은 공장과 농촌에 달려나가 광범위한 대중을 위대한 수령님과 두리에 힘있게 결속시킨 첫 파견원들이었다"는 선전내용입니다. 세 번째는 "민심을 관리하고 단결을 유지하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며 항상 긴장, 각성하고 많은 품을 들여야 한다"는 대목입니다. 이런 내용들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일꾼들의 당성무장과 당결정관철 강조는 전국 현장일꾼들의 정치사상적 일탈과 탈선을 방지하고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제고하는 한편 확대일로에 있는 민심이반 현상을 다잡아 보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양성원: 이번 기사는 "수령의 권위는 조국과 인민의 운명이고 미래"라는 말을 동원해 대(對) 주민 선동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이런 선동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이현웅: 인간은 전지전능한 신처럼 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매년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을 우상화, 신격화하는데 천문학적인 재원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전국 도처에 세워진 수만 개의 동상을 성물로 관리하고, 이들이 싸웠거나 현지 지도한 산과 들, 전선과 후방, 농장과 공장, 기업소에는 혁명전적지와 사적지, 방문기념비, 교양관을 건립하여 주민들의 세뇌수단으로 활용합니다. 하지만 3대에 걸친 수령독재를 겪으면서 그 어떤 수령도 조국발전과 인민의 행복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주민들로서는 역사발전을 거꾸로 돌리고 인민군의 생명을 산짐승만도 못하게 다루는 수령을 더 이상 믿지 않을 뿐 더러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입니다.

양성원: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이현웅: 네. 감사합니다.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