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매거진] 6년 만의 평양국제마라톤, 규모와 수준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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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년만에 평양국제마라톤 대회를 다시 열겠다며 다른 나라의 선수도 초청할 계획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대회 규모나 수준은 세계육상연맹(WA)의 공식 대회로 인정 받지 못하는 관광 행사 정도라는 평가입니다.

북한 , 평양국제마라톤 6년만에 재개할 듯

북한이 2019년 이후 중단했던 평양국제마라톤 대회를 다시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 홈페이지에는 오는 4월 6일 열리는 제31차 평양국제마라톤 경기대회 모집 요강이 올라와 있습니다. 대회는 엘리트 선수가 출전하는 전문가 부류와 동호인을 대상으로 한 애호가 부류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세부 종목은 남녀 풀코스(42.195km), 하프(21.097km), 10km, 5km입니다.

모집요강에는 '국제대회'답게 외국인 참가자를 적극적으로 모집하려는 노력이 엿보입니다. 전문가 부문의 경우 나라별 남녀 선수 1명씩을 원칙으로 오는 20일까지 공식 초청장을 보낼 것이라고 안내했습니다. 왕복 항공권과 숙식비는 북한 측에서 제공됩니다.

하지만 평양국제마라톤대회는 세계육상연맹이 대회 수준별로 부여하는 라벨을 받는 대회가 아니어서 북한 당국의 주장이나 선전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세계육상연맹은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 수준과 국제표준을 관리하기 위해 해마다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참가 선수 수준, TV 중계, 코스 적합성 등을 기준으로 플래티넘, 골드, 엘리트, 라벨 등 4가지 등급으로 나눕니다. 1월 8일 현재 세계육상연맹 웹사이트에 소개된 2025년 ‘승인 국제대회’는 모든 115개 대회로 북한이 자랑하는 ‘평양국제마라톤대회’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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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육상연맹의 2025년 4월 주요 마라톤 대회 일정, 4월 6일 예정인 평양대회는 없다. / WA 웹사이트 캡춰

WA에 등록된 최고 수준의 플래티넘 라벨 대회는 뉴욕, 도쿄, 보스턴 마라톤 등 14개입니다. 한국에서는 서울마라톤이 플래티넘 대회입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3개 중국이 2개, 한국 1개 등 모두 6개 플래티넘 대회가 열립니다.

한편 평양국제마라톤 대회는 김일성경기장을 출발해 개선거리와 우의탑, 평양대극장,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등 평양의 주요 지점을 순회하는 코스로 구성됐습니다.

북한은 1981년부터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태양절)을 기념해 국제 마라톤대회를 개최해왔습니다. 지난해 4월 대회를 개최하려다 최종 무산되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인 2020년부터 5년 연속 대회가 취소됐습니다.

북한 , 탁구 '금메달' 김금영 다큐 제작…스포츠로 체제 선전

북한이 지난해 북한 선수 최초로 아시아선수권대회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금영 선수의 성장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스포츠 선수를 체제 선전에 활용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모습입니다.

북한 관영언론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25일 제27차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 우승자인 김금영 선수가 과학자 가정에서 태어나 '아시아의 강자'로 성장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편집물 '도전'의 예고편을 공개하며 본편을 곧 방영할 것이라고 예고습니다.

김금영 선수는 지난해 7월 파리올림픽 혼합복식에서 리정식 선수와 함께 강력한 메달 후보였던 세계 2위 일본의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 조 등을 누르고 은메달을 차지하는 이변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선수들의 활약으로 북한은 49년 만에 평양에서 2026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와 2028년 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주요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자국에서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국제사회와의 교류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나타내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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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북한이 출전할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

2025년 을사년이 밝았습니다. 북한이 출전할 것으로 보이는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들을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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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U-20 아시안컵

2월 6일부터 2월 23일까지 중국에서 열리는 AFC U-20 아시안컵(AFC U-20 Asian Cup)이 북한이 출전하는 첫 주요 국제 스포츠 대회가 될 전망입니다.

북한은 이라크,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B조입니다. A조는 주최국 중국을 비롯해 호주, 키르기스스탄, 카타르, C조는 우즈베키스탄, 이란, 인도네시아, 예멘 그리고 D조는 대한민국, 일본, 시리아, 태국입니다.

2월 하얼빈 동계 아시안 게임

8년 만에 개최되는 동계 아시안게임에 북한이 출전할지 그리고 출전한다면 어떤 성적을 올릴지도 주목됩니다. 9회째를 맞는 동계 아시안게임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2025년 2월 7일부터 2월 14일까지 열립니다.

북한은 지난 대회였던 2017년 삿포로 대회에서 피겨 스케이팅에서 동메달 1개를 건지며 한중일과 카자흐스탄을 제외한 국가들 중 유일하게 메달을 획득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3월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한 아시아 3차 예선이 3월에 이어집니다.

2024년 9월 5일 시작된 아시아 3차 예선은 출전국 당 10경기씩 치르는데, 6경기를 치른 북한은 2무승부 4패로 A조 최하위입니다. 북한은 이란,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 키르기스스탄과 함께 A조에 속해 있습니다.

6월에 끝날 아시아 3차예선에서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 6개팀이 결정됩니다. 3개조의 조1위와 2위를 차지하는 6개 나라는 2026년 미국, 캐나다, 멕시코가 공동 주최하는 월드컵 초청장을 일찌감치 받게 됩니다.

북한은 아시아 3차 예선의 조 1위나 조 2위의 성적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최종 예선인 4차 예선 진출이 목표입니다. 3월과 6월에 열릴 북한의 3차 예선 남은 4경기 상대는 2025년 3월 20일 카타르 원정 경기와 3월 25일 제3국에서 열릴 아랍에미리트연합과의 3차 예선 8차전 그리고 6월의 키르기스스탄, 이란입니다.

북한이 4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면 4승2무4패로 승점 14점이 됩니다. A조의 3위와 4위가 유력한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는 북한에 패하고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면 승점 16점으로 4위권을 확정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아시아 4차예선에 가려면, 남은 4경기를 모두 승리하고 아랍에미리트나 카타르가 2승2패 또는 2승1무1패를 해야 합니다.

스포츠 매거진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

에디터 이진서 , 웹편집 김상일